지난 주 금요일, 열흘 만에 친정 어머니와 통화가 되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엄마, 키세리안을 위해 봉사하는 냐팡가에게 중고 오토바이를 사주고 싶어요.’ 라는 말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지난 3월부터, 10년은 족히 탔을 법한 낡은 자전거로 울퉁불퉁 붉은 흙먼지가 날리는 키세리안과 엔구토토 지역을 도는 냐팡가의 모습이 눈에 밟혀 속으로 계속 기도를 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통화 후, 손님 맞을 준비에 한창이었는데 다시 친정 어머니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얘야. 놀라지 마라. 잠깐 박 모 집사님과 통화를 했는데 냐팡가 사역자의 사정을 들으시고는 선뜻 오토바이 값을 보내주신다고 하시지 뭐니. 중고 오토바이 가격이 얼마니?” 저는 아,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고는 ‘90만원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냐팡가와 시내를 나갈 때마다 연비도 좋고 엔진도 강한 어떤 특정 오토바이를 지목하며 자신의 소원을 이야기하곤 했던 터라, 그 가격을 90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은 지 5분 정도 지났을까요? 집사님께서 바로 해당 금액을 후원계좌에 넣어 주셨습니다.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하나님의 방법은 참으로 예상치 못한 때에 신선하고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와 선물처럼 안겨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지요.

 

금요일 저녁 예배를 마치고, 마침 교회에서 냐팡가 사역자를 만나게 되어 저희 집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늘 아침 받은 전화의 내용을 이야기하니 너무도 기뻐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250km 반경의 교회 30군데를 돌보는 목사님도 자전거 없이 사역하시는 탄자니아 현지의 상황, 자전거 없이도 혹은 교회로부터 아무런 생활비를 받지 못할 지라도 여전히 사역자의 길을 걸으며 묵묵히 일하고 있는 타지역의 사역자들을 떠올리며 냐팡가는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는 말했습니다. 오토바이를 살 돈의 일부로 Same지역의 동료 평신도 사역자(현재 어느 곳에서도 후원받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 짧은 우기 동안에는 씨를 뿌리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집방문하며 사역하고 있는 사역자)를 재파송하는 데 쓰고 싶다구요. 이 친구를 위해 새 자전거를 사주고, 한 달치 생활비를 후원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을 위해 마련된 오토바이 비용을 자신을 위하여 다 갖지 아니하고, 어려운 동료의 사역을 위해 기꺼이 나누겠다는 냐팡가의 모습 속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축복이 곱절이 되어 마치 민들레 씨앗처럼 퍼져 나가는 것을 보는 듯 하였습니다.

 

냐팡가의 선한 나눔 안에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준비되어 있을까요! 생활비의 일부를 뚝 떼어 건네 주신 박 모 집사님, 오토바이 비용을 쪼개어 다른 사역자를 후원하는 냐팡가 사역자, 곧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 생활고에 시달리며 참으로 힘들고 외로운 사역자의 길을 걸었을 동료 사역자, 그러나 이제는 든든한 나눔을 통하여 힘찬 여정을 걷게 될 사역자. 사랑의 고리로 연결된 이 나눔의 행렬 속에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귀한 열매로 저희 앞에 나타나게 될지요! 참으로 가슴 설레이는 내일을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