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폭우, 메뚜기떼 그리고 코로나라는 삼중고로 인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탄자니아에 관한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지구 반대편, 멀고 먼 탄자니아 소식에 함께 눈물 흘리며 마음을 모아주신 고마운 분들의 도움 덕분에 7월 한 달 동안, 사역지 11곳에 흩어진185개 가구에 각각 옥수수 반 포대(30kg)와 현금 10,000실링(한화 5천원)씩을 나누어 드릴 수 있었습니다. 옥수수는 탄자니아의 주식인 우갈리(Ugali, 뜨거운 물에 옥수수 가루를 반죽하여 떡처럼 굳게 해서 먹는 음식)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귀한 식량입니다. 옥수수 반 포대면 다섯 식구가 한 두 달은 족히 먹을 수 있는 분량이지요. 게다가 현금 10,000 실링은 비록 큰 돈은 아니지만, 기름 한 병과 설탕 1kg, 우갈리와 곁들여 먹을 야채거리 정도는 살 수 있는 금액입니다. 애초에는 식량 패키지를 준비하여 가구당 전달하고 싶었지만, 한창 우기시즌인 탄자니아에서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구입하여 오지마을로 가져간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곡식을 제외한 나머지는 현금으로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위해 탄자니아 현지 사역을 돕는 호세아 필립포 목사님께서 로시밍고리, 기데루 등 오지의 사역자들에게 먼저 연락을 취하여 도움이 절실한 가정들을 선정하도록 격려했고, 결과 한 사역지당 열 다섯 가정씩을 추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선정된 165개 가구 외에 주변의 열악한 가정들 20곳을 추가하여 총 185가구의 가족들을 도울 수 있었지요. 자금 전달을 위해 6월 초부터 한국과 미국, 그리고 캐나다에서 모아 주신 자금 가운데 1차 헌금인 $5,000을 탄자니아 연합회에 송금하였구요. 연합회에서는 이 자금을 11곳의 사역지가 속한 지역 합회, 즉 리프트 밸리 필드(Rift Valley Filed)로 보냈습니다. 합회는 재무부장님을 필두로 호세아 필립포 목사님과 함께 옥수수를 구입하였고, 각 곳에 흩어져 있는 185개의 가정들을 일일이 방문하여 며칠 전, 구호식량 분배를 거의 마쳤다고 전해왔습니다. 

탄자니아에서 속속 도착하는 사진과 영상 속에는 고단한 삶에 지쳐 근심어린 얼굴로 식량을 받아드는 교우들과 주변의 구도자들이 있었습니다. 홍수로 삶의 터전을 잃고, 코로나로 삶의 안전마저 위협받는 시기에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된 먼 나라의 형제 자매들의 귀한 마음들이 그들의 손에 전달되는 아름다운 순간들이었습니다. 이 일에 동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정기 후원자님들과 김창준 집사님, 이호상 목사님, 이소연 집사님, 이정숙 집사님, 이은순 집사님, 박달금 집사님, 정형심 집사님, 소윤정 집사님, 이남숙 집사님, 류인복 장로님, 정영자 사모님, 이정화 집사님, 황연화 집사님, 최상조 장로님, 이광진 목사님, 최정연 성도님, 이숙희 집사님, 반기희님, 이미자님, 강명균 선생님, 김경옥 집사님, 권경신 집사님, 이경란 집사님(Mission for Tomorrow), 해외선교단, 무안읍교회, 오남교회, 그리고 로마린다 김치부에서 특별헌금을 보내주셨습니다. 탄자니아의 성도님들을 대신하여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혹여 성함이 누락된 분들이 계시다면 저희의 불찰입니다. 아울러 기술훈련센터 건립과 탄자니아 사역을 위하여 귀한 후원금을 주신 한상경 교수님과 이영자 사모님, 영산교회에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다음은 나중에 추가된 20가정을 제외한 165가정의 명단입니다. 

(1)로시밍고리(LOSIMINGORI)- Noongishu Meleji, Sinyati Toima, Naihorwa Lomayani, Neema Saningo, Neskari Letion, Kakui Lalaito, Neema Saipi, Naserian Kipoon, Naserian Kamakia, Kaka Nekundayo, Nairuko Saruni, Happyness Noi, Anna Israel, Narepu Mengoru, Sipora Ndaika

(2)기데루(GIDERU)- Alex Hasan, Abel Makungu, Magdalena Petro, Jovan Paulo, Hasan Turangi, Samuel Saitoti, Petro Erick, Petro Matayo, January Hasani, Kaunda Hasani, Udagwetu Gidadel, Gidabalis Dadida, Dagfrjoda Gidahuyda, Udamilad Dadida, Gidahuda Way

(3)엔가루카(ENGARUKA)- Lowasa Lonyonge, Ester Emanuel, Noongipa Saibulu, Paulo Emmanuel, Sumaloy Ngoibel, Naitu Samwel, Noseuri Kimay, Joiys Emanuel, Rebeka Mollel, Maria Ezekiel, Dorin Martin, Nasingoi Olonyokie, Namolio boivoi 

(4)관두메(GWANDUMEHH)- Baraka Kwaang, Rehema Yohani, Patris Tarmo, Josephat Daghar, Nuruana Gidesh, Ana Lulu, Nikola Patris, Kristina Hhyuma, Keya Lulu, Simon Ayta, Imanuela Bura, Veronica Lema 

(5)키코레(KIKORE)- Rehema Juma, Maria Magha, Penedo Emanuel, Emanuel Charles, Maria Israel, Ana Maqway, Japhet Ngura, Joshua Chepa, Yohana Sarea, Daudi Yona, Sarah Sarea, Richard Questo, Omari Safari, Daniel Tluway, Yohana Humri 

(6)마구라(MAGURA-TANGA)- Lea Shinini, Ana Joseph, Emma Ndoro, Maria Sosoika, Sara Keya, Rehema Nangolo, Magret Paulo, Agnes Nemndee, Rehema Paulo, Elizabeth Isaya, Naitu Olaisi, Yakobo Kisipan, Magret Mende, Rehema Abraham, Joseph Shinini 

(7)이바가(IBAGA)- Maria Saidi, Hadija Salum, Mage Yahana, Taabu Saidi, Asha Mpanda, Mwajuma Ibrahim, Faust's Nelson, Mariam Husen, Emanuel Ibrahim, Amina Issa, Wankembeta Kitundu, Ulumbi Timotheo, Welu Kilango, Mariam Mohamed, Monika Shakato, Sungi Kingu. 

(8)키루식스(KIRUSIX)- Naserian Sumaili, Zaituni Costantino, Lukas Gidasaida, Marta Nyota, Rebeka Remburis, Mikael Ngudai, Mama Mjajuk, Salome Jakobo, Simon Yohana, Jeremia Nyota, Elifitia Jakobo, Mama Degera, Ana Hasan, Ester Paulo, Katarina Daniel 

(9)무힌티리(MUHINTIRI)- Amina Hamidu, Rehema Abdul, Ester Sumbi, Mama Nyamhaghi, Eva Juma, Sophia John, Ayubu Joseph, Sita Imboma, Maria Ihombe, Mama Ngwajebu, Mama Sie 

(10)에쉬케쉬(ESHKESH)- Haqwe Salanga, Udada Gishoro, Irambida Guboisa, Ijoo Makerej, Ester Hhamay, Gitonge Gisaka, Manyau Gidaguja, Udagerabasta Gidawas, Ester memas, Hanguwa Giloya, Gidagwanguja Hakwe, Malomba Gidawe, Qwarachhawega Gidawe, Zakayo Gidaqwara, Magdalena Gidajur 

(11)가햐바(GAHABYA)- Ndoike Noongishu, Rugome Maito, Eliana William, Daudi Husen, Allen Paseko, Samson Ayatway, Wetungwe Nakuru, Veronica Gidadel, Neema Sulley, Monika Ongera, Charles Gideshu, Petro Maskini, Ombeni Tluway, Hayman Ramadhani, Dula Tobias

Eshkesh.jpg gideru.jpg Gwandume.jpg ibaga.jpg kikore.jpg kirusix.jpg magura.jpg


지난 4개월 간, 코로나로 인해 일시 귀국하여 한국에 머물면서 참으로 쉽지 않은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물론 사랑하는 부모님의 품 안에서, 안전한 고국의 울타리 안에서 감사한 날들도 많았습니다만, 선교지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끊임없이 저희의 마음을 괴롭혔습니다. 코로나 유증상으로 인하여 아직도 3개월 째 집에서 끙끙 앓고 있는 에쉬케쉬의 아유부(Arubu) 사역자나, 코로나로 인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카나나(Kanana) 목사님의 소식, 그리고 오지 사역지마다 각기 다른 어려움으로 살아가고 있는 교우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그야말로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현지인들과 끝까지 함께 있지 못하고 홀로 이곳에 와 있다는 것, 사람들이 죽어가는 전쟁터에서 왠지 혼자만 도망친 것 같은 자책이 마음을 삼킬 때가 많았습니다. 먹는 것도 미안하고, 편안한 마음을 갖는 것도 미안해서 생각하면 한없이 눈물만 흘리는 날도 많았습니다. 끄떡하면 울음을 터뜨리는 저를 보시며 어머니는 돌아갈 귀국편이 없어 기다리는 동안 ‘특별기를 보내달라고 기도하자. 차라리 지금 당장이라도 탄자니아로 돌아가 그 사람들과 함께 있다가 순교하는 편이 낫겠다.’ 하셨습니다. 어머니 앞에서는 못할 소리지만 차라리 정말 그 편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하늘길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내일 모레 8월 2일, 탄자니아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도 기다리고, 고대하던 선교지 복귀이건만 한편으로는 전에 없던 불안감이 쓰믈쓰믈 밀려오기도 합니다. 지금 탄자니아는 미국, 브라질과 함께 코로나를 하찮게 보는 ‘세계 3대 이상한 대통령 보유국’이 되었습니다. 탄자니아는 4월 29일 이후, 코로나 확진자 공식 집계를 전격 중단했고, 급기야 지난 6월에는 세계 최초로 코로나 종식선언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탄자니아 전역에 있던 코로나 집중치료센터를 모조리 폐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탄자니아 사람들이 있기에 돌아가려고 합니다. 지난 9년간 저희 가족을 보호하시고, 선대하셨던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생명싸개로 감싸 주실 것을 믿고 복귀하려고 합니다. 저희 부부는 서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 ‘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고,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다.’란 말을 기억하자.” 아이보리 코스트에 사는 빠울리족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은 ‘생각을 꽉 동여매시는 분’이라고 합니다. 근심에 싸인 마음의 생각은 사방에 흐트러지나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생각들을 꽉 동여매시어 자기 통제 아래 두신다는 것입니다. 어제 아침에는 이런 말씀도 주셨습니다. “담대하라. 그들은 용기와 힘과 인내를 가져야 한다. 분명히 불가능한 것 같이 보이는 것들이 저희 길을 막을지라도 그들은 예수님의 은혜를 힘입어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 그들은 어려움을 슬퍼하는 대신에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그들은 어떤 일에도 실망하지 말고, 범사에 소망을 가져야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비할데 없는 성품의 금사슬로 그들을 하나님의 보좌에 붙들어매셨다. 모든 능력의 근원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우주에서 가장 높은 감화가 그들의 것이 되게 하는 것이 그분의 목적하신 바였다(3DA, 124)”.

“주님, 함께 가십니까?” “저희를 보내시는 분이 주님 맞습니까?” 여기에 주님의 “그렇다” 하는 분명한 응답이 함께 하신다면 탄자니아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선교지가 될 것입니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독일을 피해있던 신학자 본회퍼는 말했습니다. “독일로 돌아가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와 함께 십자가의 고난을 겪는 일을 피하면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길은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이 마지막 시대에 ‘십자가의 고난’을 피해 안온한 삶을 살면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길을 꿈꾸는 것은 피해야 하겠지요. 우리가 약할 때 강함 되시고, 믿음으로 온전케 하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환경을 뛰어넘어, 마지막 주자로서의 사명을 완수하는 저희 가족이 되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