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한살 때인 2004년 3월 일본에 와서 둘째는 2006년에 막내는 2009년에 일본에서 태어났습니다. 



막내가 태어나서 3개월 정도 지났을 때 한국으로 돌아갔으니 2021년 8월 일본에 입국 할때는 일본의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일본은 그저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밥과 우동의 나라라는게 전부입니다.  


아빠인 저는 2023년이 되면서 목회생활 22년째가 되었는데 해외생활만 18년째가 되었습니다.
그 동안에 아이들이 태어났고, 한국, 일본, 중국, 필리핀 그리고 다시 일본 등으로 아이들과 함께 다니면서 주의 왕국의 확장을 위해서 일했습니다.
 



아빠와 엄마는 이렇게 새로운 문화 속에서 배우고, 이야기하고,  전하는 것이 재미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아이들입니다. 


큰 아이는 초등학교 6년동안 나라가 3번 바뀌었고, 학교가 5번 바뀌었습니다. 

둘째, 셋째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조금 적응하고, 그나라 언어로 말할 정도가 되면 다른 나라고 옮기고, 또 친구가 생겨서 재미있어지려고 하면 다시 나라가 바뀌는 생활을 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나라 말은 할 수 있는데 모국어로서 편하게 할 수 있는 언어가 없습니다. 


큰 아이가 21년 대학교 1학년이 되었는데 입학을 위해 작성한 자기 소개서를 몰래 본 적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모교라고 부를 학교가 없습니다. 17년 반을 살면서 한국 6년 반, 일본 6년, 중국2년, 필리핀 3년을 살았으니 모국이라고 부를 나라도 없습니다. 제가 지원하는 00대학교가 저에게 첫 모교가 되면 좋겠습니다.”



큰 아이가 한번은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아빠! 학교에서 우리 집 주소를 적으라고 하는데 나는 하늘나라 라고 적었다. 왜냐면 아빠가 그랬잖아, 우리는 지금 지구별을 여행하고 있고 우리 집이 있는 하늘나라에 금방 갈거라고. 그래서 하늘나라 라고 적었어”



아이들은 저의 선택으로 여러 나라를 다니고 있습니다. 아빠가 가야 한다고 하니 짐을 싸고, 친구들과 작별하고, 키우던 강아지들과 인사하고 떠나는 겁니다.



그렇게 2021년 8월 19일, 이번에는 다시 일본으로 돌아왔습니다.



저희 부부는 예전에 일본에서 6년을 생활했으니 특별한 문제가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역시… 모든게 새롭습니다. 쉬울 줄 알았던 일본어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고, 운전도 10여년만에 다시 왼쪽 길을 달려야하고 그에 맞게 모든 생각을 지금과는 다르게 반대로 해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저희 부부도 이런데 아이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요? 



큰 아이는 대학 공부를 위해 한국에 두고 왔고 둘째, 셋째가 같이 왔는데 히라가나부터 일본어를 공부해야 합니다. 본인들의 선택이 아닌 아빠 따라서 온 것이니 특별한 대비책도 없습니다. 그저 아빠가 가자고 하니 같이 온 것 뿐입니다.



둘째, 셋째는 삼육학교의 기숙사가 일본의 전부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2주간의 격리가 끝나자마자 아빠는 둘째를 삼육중학교 기숙사로 보내버렸기 때문입니다. 막내도 일본 삼육초등학교에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재미있게 지내렴”


말도 안됩니다!!!



히라가나도 못하는데, 일본어로 본인 이름도 못 쓰는데 부모는 아이들을 집에서 떨어지도록 한겁니다. 둘째는 괜찮다고 하면서 기숙사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많이 서운했을겁니다. 


그날 밤 아빠는 둘째에게 미안해서 홀로 많이 울었습니다. 


막내는 약 일년 전, 일본 삼육중학교 입학을 준비하던 6학년일 때에 이렇게 말을 합니다. 


“아빠! 나 고등학교는 캐나다에 있는 삼육학교에 보내주면 안돼?”


학교 홈페이지와 유투브에서 학비, 교육과정 등 다 조사를 해보고는 그 학교에 보내달라는 겁니다. 일본 삼육 학교와 학비 차이도 많이 안나니 괜찮을거라는 이유도 붙였습니다. 


중학교부터 보내주면 좋은데 그건 안될테니 고등학교부터라도, 본인이 그래도 편하게 생각하는 영어로 공부하는 학교에 보내달라는 말입니다. 그만큼 일본어가 안되니 답답했나 봅니다.


그날 밤 아빠는 다시 방에서 혼자서 울었습니다.


그런데 아빠는 [선교사의 자녀는 하나님이 바르게 키우신다]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것이 너무나 많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이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실 것을 확신합니다.



지금부터도 울 일이 많을것 같습니다. 

그 만큼 미안할 일이 많다는 거겠지요.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우리 아아들을 끝까지 책임져 주실 것을 믿습니다. 



저의 인생의 목표는 선교이지만 그 무엇보다도 저의 아이들과 하늘에 함께 가는 것이 최고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