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들도

누가 더 넓은가

나누기를 멈추었다

 

도로들도

누가 더 긴지

재보기를 그만두었다

 

예쁜 색 자랑하던

지붕들도

뽐내기를 그쳤다

 

모두가

욕심을 버린

하얗게 눈이 오는 날

 

-이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