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이자 신학자로서 나는 종종 사람들에게 인생이 무엇인가? 당신은 왜 사는가?
당신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같은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사람들은 대개 자세를 곧추세우고 심각하게 대답한다. 본질에 대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만일 당신에게 다시 한 번 삶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살겠는가?라는 질문도 본질적인 물음이다.
모든 사람들의 꿈 중에 하나는 인생을 다시 사는 것이다.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이 만회할 시간이 주어지기를 꿈꾼다
.
물론 그 꿈은 이뤄질 수 없는 꿈이다. 인생은 재연되지 않는다. 오직 한 번뿐이다 

한번은 95세 이상 된 노인 50명에게 인생을 다시 산다면 꼭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인생의 종착역에 선 그들의 대답에는
살아갈 날이 많이 남은 사람들이 배울 점이 분명히 있었다.
그들의 대답을 종합하면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반성하는 삶을 살겠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대답을 통해 아무런 되새김질 없이 흘려 보낸 지난 시간들을 후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회학적, 신학적인 측면에서도 이들의 대답은 참으로 타당하다.
인간이 저지르는 큰 죄악 가운데 하나는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다.
신은 우리에게 동일한 시간을 주었다. 그 주어진 시간을 유용하게 보내야 하는 것은 인간의 책임이다.
사회적 존재이기에 인간은 반성하지 않는 삶을 살면 시간을 허비할 수밖에 없다.
시간을 그저 흘려 보낸다면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시간의 비밀을 알고, 매시간 반성하며 살 때
후회 없는 인생을 보낼 수 있다.

둘째, 그들은 용기 있는 삶을 살겠다고 답했다. 다시 산다면 반드시 삶 속에서 정의를 이루겠다는 말이다.
정의롭지 못한 땅에서 잘 살기 위해서 불의를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올바른 일이 아니다.
불의로 뒤덮인 땅에서 정의롭게 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희생하고 손해 보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
.
인생의 말년에 그들은 눈앞의 이익을 위해 양심을 버리고 불의와 타협했던 자신들의 선택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
그들은 진실을 외칠 용기가 없어서 고개 숙이고 지난날을 후회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자신들이 죽은 뒤에도 무언가 남길 수 있는 삶을 살겠다고 대답했다.
이 말은 지금까지 남는 것을 위해 인생을 투자하지 않았음을 고백하는 것과 같다.
치밀한 목표를 세우고 푸른 꿈을 꾸며, 그 목표와 꿈을 위해 힘겹게 달려왔지만
그 모든 것들이 허망했다는 것을 토로하는 것이다
.
마치 인간으로서는 도달할 수 없는 엄청난 부귀영화를 누렸던 솔로몬이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다.
라고 탄식한 것과 같다.
그러면서 그들은 다시 태어난다면 없어지지 않을 것들,
남이 도저히 빼앗을 수 없는 영원한 가치를 위해서 삶을 투자하겠다고 대답했다


나는 이들 95세 이상 노인들의 대답을 들으면서 인생에서 참으로 남는 것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했다.
누구나 후회 없는 인생을 살기 원한다.
누구나 무언가를 남기는 인생을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대개가 인생의 말년에 지난 삶을 되돌아볼 때 남는 것은 깊은 회한뿐이라고 답한다
.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굴레인지 모른다.
그저 살고, 후회한다. 반성하고, 다시 살고, 다시 후회한다
.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굴레를 벗어나야 한다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영원을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 긴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투자를 한다.
투자에는 손실과 이익이 발생한다
.
당신의 인생에서 지금까지 가장 수지맞았던 투자는 무엇이었는가. 끝까지 남은 것은 무엇이었나.
마더 테레사 수녀는 물신주의 세대에 있는 우리가 보기에는 어리석은 삶을 살았다.
그러나 테레사 수녀야말로 가장 수지맞는 투자를 했다. 그녀는 영원을 위해 자신을 던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종종 영원을 위해 투자하는 사람을 보고
어리석다.고 말한다.
그러나 결코 영원을 위해 투자하는 삶을 어리석다고 하지 말라!
누가 진정 어리석었는지는 인생의 말년에 판가름난다


오늘 무엇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가. 오늘 내가 투자한 결과는 내일 나타난다.
투자의 패턴을 보면 한 인간의 미래를 알 수 있다
.
누군 인생의 종착역에 선다. 여기에 예외는 없다.
빈부귀천, 인종과 직종 가릴 것 없이 그 종착역에서는 모두가 동일한 입장이 된다
.
거기서 우리는 이 땅에서 살았던 모든 것들을 돌아봐야 한다.
그때 빙그레 웃으며
내게 주어진 한 인생, 후회 없이 잘 살았다.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토니 캠폴로/ 이스턴대학 사회학과 명예교수 12월 행복한 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