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음료 회사의 영업사원이 중동 지역에 파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좌절을 안고 돌아왔다.
야심차게 기획했던 중동진출이 자신의 어이없는 실수로 큰 곤경에 처했기 때문이다. 그의 친구가 물었다.
"왜 아랍에서 성공하지 못했지?"

영업사원은 처량한 기분으로 자신의 실패담을 꺼내 놓았다.
"중동에 파견됐을 때, 그 지역에는 우리 음료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서 쉽게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거라고 장담했어.
홍보만 잘 되면 사람들이 호기심을 보일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난 우리 음료를 알리는 간단한 포스터 세 개를 각지의 광고판에 걸었지.
제일 첫 번째 포스터에는 뜨거운 사막에 탈진한 남자가 쓰러져 있어.
다음 포스터는 그 사람이 우리가 만든 음료를 꿀꺽꿀꺽 마시는 장면이지.
마지막 포스터는 다시 기운이 솟은 남자가 사막을 활기차게 뛰어가는 장면으로 마무리돼.
나는 이 포스터 세 장을 순서대로 나란히 배열했어. 자네도 알다시피 그 나라는 문맹률이 꽤 높거든.
딱히 글을 몰라도 우리 음료를 마시면 이렇게 기운이 펄펄 난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도록 말이야."

"꽤 괜찮은 아이디어인데, 왜 효과를 못 본거지?"
"내가 결정적으로 놓친 게 하나 있더군. 아랍인들은 읽는 순서가 우리와 반대더라고.
그들은 오른쪽부터 읽기 때문에 우리 포스터의 내용을 반대로 이해하더란 말이야.
덕분에 우리 제품은 멀쩡하던 사람마저 탈진하게 만드는 음료가 됐지 뭔가."
-8월 행복한 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