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아이들을 차로 학교까지 데려다주는 길에 아홉 살 먹은 아들이 뜨끔한 질문을 던졌다.

"아빠, 왜 맨날 다른 운전자들에게 뭐라고 말해요? 어차피 듣지도 못하잖아요."

다른 운전자들이 듣지 못해도 아들이 듣는다.

그런데 아들이 들은 말은 다른 운전자들을 축복하고 격려하는 말이 아니었다.

내 잘못된 운전에 대해 반성하거나 사과하는 말도 아니었다.

늘 다른 운전자의 잘못을 격하게 지적하는 말이었다.

이렇듯 나는 남들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금방 알아차리지만 내 잘못은 잘 보지 못할 때가 많다.

내 아들이 들은 말은 내 운전에 대해 자신하고 남들의 운전은 비판하는 바리새인의 말이었다.


내 자동차 유리는 다른 운전자들의 무개념 운전을 확대해서 보여준다.

내 차에는 내 차만 빼고 다른 모든 차를 보여주는 커다락 창문이 사방에 달려 있다.

나를 보여 주는 건 작은 거울 하나뿐이다.

-나의 끝, 예수의 시작 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