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버무리 


봄을 캐러 들판으로 나갔어요

옹기종기 모여 반상회 하는 듯

쑥이 지천을 이루고 있었지요


대바구니에 가득 담아

문열이는 버리고 잘 다듬어

쌀가루와 쑥을 적당히 반죽하여

시루에 다소곳이 쟁이고 불을 지피면

싱싱한 봄 내음이 성큼 다가오지요


김이 모락모락 날갯짓하면

천지가 진한 쑥 내음으로 진동하지요

눈물 흘리던 뚜껑을 슬그머니 열면

서로 엉겨붙어 있는 모습에서

상생의 아름다움도 배울 수 있지요


쑥과 쌀가루가 자웅동체 이루고

진한 내음 확확 풍기며 다가오는 쑥 버무리


봄을 한 입 쏘옥 넣고 오물거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