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다는 것은

두 발로

풍경과 마음을

한 땀 한 땀

박음질한다는 것이다

 

걷다 잠시 뒤돌아보면

풍경과 마음이

씨실과 날실로 어우러져 짜여진

옷감 한 자락

하늘 가득 강물처럼 흐른다

 

걷다 집으로 돌아오면

낡은 옷자락 바람결에 사라지고

내 영혼에 들어와 박힌

맑은 옷 한 벌,

길 위에서 얻어 입은 날이다

-전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