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의 한벗고등공민학교>
* 간증 한편 보내 드립니다.
* 분량이 많으니 시간여유 되시는 분만 읽어 주십시오. ^^

합천...황계폭포가 얼어 있다.
아무도 없는 어두워오는 황계폭포 앞에 몇년 만에 와서 홀로 섰다.
강추위 속에 서 있으려니 어디선가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고령에서 차를 타고 서남쪽 언덕길을 한참 가면 지릿재라는
산등성이가 있다.
그 지릿재 위에 서면 제2의 고향같은 정겨운 합천읍내가
한눈에 보였었다.
합천에서의 6년간은 잊을 수 없는 갖가지 사연들을
간직한 그리운 곳이다.

1978년...맨처음 시작한 우체국 근무, 벌써 몇 십년이 훌쩍,
거짓말 같이 지나가 버렸다.
우체국에서 퇴근하면,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러 학교로 황급히 뛰어 갔었다.
(처음에는 음악만을 담당했지만, 봉급을 주는 학교가 아니고,
교사를 자원한 분들 중에 다들 직장생활 등의 생업시간과
맞지 않아서, 얼마간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더러 그만들 두는
바람에 실력도 없이 국어와 영어도 담당하게 되었었다.
밤새 수업준비를 하느라 항상 잠이 모자랐었다.)

"한벗 고등공민학교"
중학교에 갈 돈을 마련할 수 없는 아이들의 부모들...
지금이야 그런 아이들이 없지만 그때는 동네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중학교 진학을 못하여
집집마다 울고 있는 아이들이 많았다.
12월부터 2월사이 그런 아이들을 찾아 나섰다.
다른 친구들이 다 가는 중학교에 못간다는 어이없는
사실에 하나같이 찾아간 아이들은 풀죽은 얼굴로
너무나 안쓰럽게 떨고들 있었다.
“울지 말고 꼭 오너라. 학교 이름은 좀 길단다.
한벗고등공민학교…으응…함벽루가는 길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오면 산 중턱에 있는 아담한 학교가
보일게다. 꼭 와야해..꼭!!!!”

드디어 3월2일…
몇 명이나 올까 하며 가슴을 두근대면 기다리던
교사들은 초롱한 눈망울의 제법 많은 숫자의
아이들이 배움에의 열정을 지닌 채 어둑해지는
학교로 올라오면 그들을 너무나 반갑고 따스하게
맞았었다.

아침에 학교 갔다 저녁에 돌아오는 또래의 친구들과는
반대로 밤에 학교를 다녀야 했던 아이들의 가슴은
멍이 들대로 들어있었으리라.
그래서 아이들은 학교에 와서 눈에 불을 켜가며
공부를 해댔다.

그 아이들을 가르치러 오는 자원하는 마음으로 오는 교사들...
다들 낮동안 직장에서 지치고 힘들었음에도 힘있게
그 아이들을 가르쳤다. 배우려는 열망과 가르치려는 열망,
뜻을 가진 아이들과 뜻을 베푸는 어른들....

아이들과 어른들은 늘 밤에만 만났지만 유일하게
일년에 두 번은 낮에 서로가 만나게 되는 날이 있다.
다름아닌 봄,가을 소풍 때이다.
휴일을 택해서 가는 소풍...
훤한 대낮에 만난 아이들과 어른들은 좀 생경한
느낌이 일순 들지만, 모처럼 힘든 모든 것들을 떨치고
즐거운 마음으로 소풍을 나섰다.

그 소풍코스에 이 황계 폭포가 단골로 들어 있었다.
합천우체국에서 근무하는 내내 아이들과 황계폭포로,
나중에 합천댐으로 변해버린 용문정으로 소풍을 다녔다.
그때 그 아이들, 이젠 같이 늙어가고 있겠지만,
다들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아이들과의 갖가지 추억들이 떠오른다.
그 어려웠던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건
아니었나, 회한이 잠깐 밀려온다.

밤 열두시가 가까워 수업이 끝나고 학교앞 분식가게
앞을 지날때면 아이들은 자신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눈치를 슬금슬금 본다.
더러 호주머니에 푼돈이라도 들어있는 교사들은
그런 아이들에게 먹을 거리를 사주었다.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가 넉넉지 못한 시절이었지만,
그들 사이에는 끈끈하게 흐르는 깊은 정이 있었다.

그렇게 공부하여 검정고시를 치르고...
합격을 하고 나니...
중학교를 보낼 형편이 못되던 3년전과는 달리
교육 환경이 나아지고, 부모님들도 저축을 하고 있었고,
또 교사들이 가서 그 학부형들에게 간청도 하여 아이들은
꿈에도 그리던 주간에 다니는 고등학교를 가게 되고,
더 많이 공부하여 대학교를 진학하는 아이들이 많이 생겼었다.
3년간의 한벗고등공민학교에서의 학업 기간이 아이들로
하여금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상급 학교진학에의 소중한
디딤돌이 된 셈이었다.
한벗고등공민학교에서 3년간을 그렇게 아이들을 품어주지
않았다면,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말았을 아이들이었다.

그렇게 꿈결같이 보냈던 추억의 시간들이 폭포속
얼음장 속에 알알이 파묻혀 있는 것만 같아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날이 더 어두워진다.
황계폭포 옆에 서있는 키 큰 소나무에서
쏴아- 솔바람 소리가 난다.
그 소리에 섞여 졸업때면 불렀던 한벗고등공민학교만의
독특한 가사로 된 졸업식 노래가 들려오는 듯하다.

"제비 따라 오신 벗이 제비 올 때 왜 가시려나,
사귀인지 어제련만 어느 듯에 이별이라.
고생하던 이 자리와 우리 살던 이 생활이
또 다시는 못오리라. 느낌 많은 이 세월이..."

졸업식 노래에 뒤이어 한벗고등공민학교의
교가 또한 뒤이어 들려온다.

"가야산 정기 받아 뭉쳐진 우리,
배움에의 고생되어도 우리는 웃는다.
호랑이는 굶주려도 풀을 먹지 않으니,
힘차게 배우세 우리 한벗,
뭉쳐서 하나되세 우리 한벗"

어린 그들은 낮에는 철공소나 가게에서,
아니면 아이 봐주는 일들을 하다가,
그나마 제시간에 잘 보내주지 않으려는
주인들에게 사정 사정해가며 학교로 나왔다.
잠이 모자라 학교에 오자마자 잠자는 아이들도
더러 있었다.
어린 그들이 감당하기에는 낮이고 밤이고 모두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서러웠던 아이들...

그 아이들을 다독여가며, 아무런 댓가도 바라지 않고,
아니 오히려 자신들의 박봉을 털어가며 열정을 다해
가르치던 교사들....
아이들에게는 무척이나 서러웠고,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교사들에게는 한없이 안쓰럽던,
가버린 그 시리고 아름다운 시간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황계폭포가 자꾸 자꾸 얼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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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수업시간에는 말을 못하고,
쉬는 시간이나, 낮에 길에서 만나거나 하면
예수님 영접을 조용하고도 열심히 아이들에게 권했었습니다.
그 당시, 가난해서 더 절박한 아이들이 예수님을 의지하길
바라는 애끓는 심정이 가득했었지요.

그렇게 합천에서의 6년간은 다른 곳에 눈 돌릴
시간이 없이 오로지 맑은 눈망울을 한 아이들에게만
제 시선과 마음이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직장인 우체국에서 고객들과 많은 말을 주고 받고,
교회 성가대 지휘와 반주를 하면서 목을 많이 쓰고,
밤에 야간중학교인 한벗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세과목을 가르치느라 목에 무리가 가서
목 아플때마다 6년 세월동안 밥 먹듯 항생제를 먹었던 탓인지,
눈 밑에 다크 서클이 크게 생겨 지금도 없어지지 않습니다.

어쨌든 그런 저런 정겨운 추억들이 서려 있는
합천을 오랫만에 찾았다가 학교의 단골 소풍장소였던,
읍에서 제법 거리가 있는,
합천 8경중에 7경이라 일컫는 겨울이라 황량하고 쓸쓸한,
황계폭포가 그리워 돌아 보다가 다시 돌아와 늦은 저녁에
쓴 글입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쓴날 2003.1.19부족한 홍원근 드림

우리 한벗고등공민학교가 교사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음을 알게 된 인근 군부대의 지휘관이
대민지원 차원에서 학교로 사병 한 사람을 저녁마다
우리 학교로 파견해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했었지요.

그 사병은 그렇게 우리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전역해서 고향인 전북 임실로 갔지요.
전역 후 그 사람이 저더러 다녀가라고 몇 번 종용하여 갔었는데,
저녁식사 후 무릎을 꿇더니 공무원시험 준비할 고시촌에서 지낼
하숙비 지원을 간청하더군요.
저는 조용히 대답했지요.
‘예수님 영접하면 좋겠어요.
지원금 되돌려주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게 단 두마디 하고 월급의 3분의 1을 3년 가까이 지원했지요.
여윳돈이 별로 없어 3년간 밥만 먹고 물만 먹었는데, 요행히
죽지는 않더군요^^

그 사람은 그렇게 공부하더니 제법 성공하게 되고....
8년이 지났을 무렵, 우리 집 둘째 아이 낳기 직전에
대구로 와서 사양하는 제게 집 구입할 돈을 지원해주고 갔지요.
그 집에서 살다가 다섯 차례 정도 이사를 하였는데,
이사를 할 때마다 좋은 조건을 만나게 되어 집이 조금씩 커져서
지금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서울 집이 마련되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세월이 지난 후 2016년 6월말에 고위공직에서
정년퇴직하고 요즘은 여러기관 단체로 강연을 다니며
보람되게 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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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한벗고등공민학교에는 수학교사로 봉사하던 분이 계셨는데
안타깝게도 뇌전증을 앓고 있었지요.
낮에는 노랗게 뜬 얼굴로 종일 잠을 자다가 저녁에 학교에 올라오는데,
수업 도중에도 예고 없이 입에 거품을 내며 쓰러지곤 했지요.
딱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그 사람 집에 자주 찾아 가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종용했지요.
몸이 이런데 어떻게 직장 생활을 하느냐면서 수락을 안 하다가
며칠을 설득하니 공부를 시작하더군요.
1년 조금 안되게 공부 했었는데ᆢ,
합천교육청 정문 앞 게시판에
1차합격자 발표가 있으니 나보고 대신 확인해 달라고
며칠 전에 부탁했는데 그만 그 부탁을 깜박 잊어 버렸지요.

어느 날 오후 3시가 넘어 제가 근무하는 합천우체국 사무실로
그 사람이 뛰어오더니 다급하고 절망에 찬 음성으로
''1차 필기에 이미 합격했고 오늘이 2차 면접일이고,
10시부터 면접이 시작 됐는데ᆢ이미 끝났을 시간이라네요!''
라며 고개를 떨구었지요.
그 말을 하고 힘없이 사무실을 나가 터벅터벅 집으로 가는
그가 너무 안돼 보여서 부산의 도교육위원회 인사과장에게
전화를 해봤지요.
''거두절미하고ᆢ 오늘 오후 5시까지 오면
면접을 보고 오늘 지나면 안되겠습니다“
라는 답변을 들었지요.
그때 시간은 이미 오후 4시를 넘기고 있었지요.

날아가도 합천에서 1시간 만에 부산에 닿기는
불가능한 시간이었어요.
절체절명!
합천 택시부에 전화해서 부산까지 5만원의 대절료를 선불하고
택시를 그 사람의 집 대문 앞에 세워두고 그 사람 집안으로
들어 갔었어요.
전화를 하기 보다는 직접 가서 인사과장을 대면하면 뭔가
일이 될 것 같은 생각에 약간은 무모한 듯 여겨졌지만
그냥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충격을 받았는지 거품을 내며 방안에
쓰러져서 허우적 거리더군요.
부모님들은 옆에서 눈물 짓고 계셨고요.
깨어나길 기다렸다가 부산 도교육위원회 행을 권유하였더니
반신반의하면서 그 차를 타고 그 사람은 부산으로 향했고...
저는 다시 제가 잘하는 어린아이가 하듯 하는 기도ᆢ
를 잠깐 하였는데,
우체국에 같이 근무하는 마음씨 착한 여직원(심명희님)의
언니 되는 분이 도교육위원회에 근무한다는 말을
들은 사실이 갑자기 생각났지요.

착한 그 여직원(심옥희님)의 언니도 역시 참 선한 사람이었지요.
저녁 늦게 부산에 도착한 그를 수위실에서 기다리다가,
정문 앞으로 합천 택시(그때는 차량 넘버에 지역이 명기되어
있었음)가 도착하자 바로 그 사람일 줄 짐작하고 얼른
택시 앞으로 가서 그 사람을 보고,
“오늘은 인사과장님이 퇴근했으니 내일 아침에 오세요.
지금 합천으로 바로 돌아가시면 안돼요.
내일 8시반까지 여기서 만나요!”
라고 신신당부를 하였지요.
이튿날 그 여직원은 8시쯤 출근하여 사무실 앞에서
인사과장을 만나 선처해 달라고 부탁하고,
뒤이어 도착한 그를 인사과장에게 잘 인도하여
전례가 없는 면접일 다음날에 홀로 면접을 보게 하고ᆢ
결국 억지로 합격을 받아냈던 모양입니다.

평소에 차분한 사람이었던 그가 많이 격앙된
목소리로 일이 잘 된 듯 하다는 전화를
부산에서 합천으로 하였을 때 그야말로
그때까지 못 타 본 비행기를 타고 구름 위를
나는 듯한 느낌의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그렇게 참 기뻤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안도의 한숨이 몇 번이고 나왔었지요.
궁하면 통한다더니...
진인사 대천명...
그리고 무엇보다 기도...

비록 면접은 익일에 와서 보게 되어 신뢰감이 떨어졌을지
모르지만 필기 점수가 좋았는지, 아니면 인사과장 본인이
이왕 선처해주는 김에 끝까지 잘 해주자는 그런 심정이었는지,
그런 저런 상황은 잘 모르지만 어쨌든 조기 채용 발령을
내 주었습니다.
거기 더하여 그 사람의 안색이 별로 건강해 보이지 않아서,
초등학교나 고교보다, 교육청보다는,상대적으로 더 수월한
합천중학교 서무과에 근무하도록 합천교육청에 특별 요청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인사과장이 하더랍니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첫 출근하게 된 날 아침,
그 사람이 활짝 웃으며 우체국 앞으로
손을 흔들며 지나쳐 가더군요.
언제 내가 노랗고 새파란 얼굴로 거품을 토하며 낮동안
내내 드러 누워만 있었느냐는 듯 멀쩡하고 혈색 좋은
모습이었어요.
낮에 합천중학교에 출근하면서 저녁에는 한벗고등공민학교로
와서 더 힘차고 활발하게 크게 웃어가며 아이들을 같이
가르치더군요.

그는 그 후 결혼하고 아이들도 낳고ᆢ
친어머니 못지 않게 그 사람에게 진실하게 정성을 다하는,
갈 때마다 반색하며 제게 크고 비싼 생선인 조기를 구워주셔서
놀러 가기 미안하고 망설여지게 하시던,
그 사람의 새어머님에게 걱정과 궁금증이 섞인 마음으로
그 사람의 뇌전증 발병 여부를 수시로 여쭤 봤더니,
학교에 근무하게 되면서 봉급을 타서 한의원에 꾸준히 다니고
침과 약을 병행했더니 그 병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셨지요.
후유....
그 사실도 참 좋았습니다.

그렇게 그 사람은 30년 넘게 근무하다가 얼마 전 정년
퇴직하고 잘 지낸다고 합니다.
친어머니 못지 않은 지극 정성으로 의붓자식인 그 사람을
잘 돌봤던 새어머니가 노후에 치매에 걸리셨지요.
그는 그런 새어머니를 친어머니 못지 않게 한결같이
잘 보살핀다며, 하늘이 낸 효자라는 소문이 먼 합천에서
바람 따라 들리곤 했지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아름답고 어진 의모자간이었지요.

그렇게 착한 그 사람의 아슬아슬 했던 그 먼 날의
기억들이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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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하지 못할 절박한 문제에 당면하게 될 때 마다,
하늘 맑아 별이 총총한 날 눈을 크게 뜨고 하늘을 쳐다보며
칭얼칭얼 큰소리로 조르는, 어린아이 같은 기도를 잘 하는데....
그런 어린아이 같은 기도를 때때로 들어주시고
섭리해주신 주님께 모든 영광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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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들과 달리 제가 생각해도
많이 별난 사람이라 살아가는 자체가
드라마처럼 되어져 가는가 봅니다.

합천에서는 열두 집사님들과 삼일장로교회를 개척했었지요.
그런데 새벽기도를 아무도 안 오셔서
한달 간 혼자 기도하다가 5백원짜리던가요?
장난감 나팔을 사서 새벽 4시부터
열두 집사님들 집을 일일이 찾아가서 봉창에 대고
빼빼~~~불어댔지요.
그렇게 하니 다들 안 나오고는 못 배기더군요.ㅋㅋ
한달인가를 그렇게 하니 열두집사님들 좀 일찍 주무시고는
나팔 불러 가기 전에 먼저 교회에 와 계시더군요.
아마도 생활리듬이 달라지신 것 같았어요.
그렇게 되어 다 같이 새벽기도를 우렁차게,
때로 조용하고도 간절하게 드리게 됐지요.
혼자 드릴 때 보다 얼마나 기도에 힘이 들어가던지요.
그 후에 열두 집사님들과 힘을 합쳐 삼일교회를
합천 천주교회 뒤에 3층으로 잘 짓게 되었지요.

그럴 무렵에 같이 근무하던,
지금은 진주중앙교회 출석하시는 최경진장로님
(저는 우체국,그 분은 전화국: 같은 체신부였지요)을 만났지요.
평소, 너무 착한 그분의 품성에 감화되어 저도 모르게
그 분을 따라 양광수목사님(아드님은 양재욱교수님)이
시무하시던 합천재림교회를 한번 우연히 들렀지요.

저 혼자만 느끼는 건지는 모르지만 온유하신
양광수목사님과 아주 잘 생기고 부친을 닮아 선한
마음을 지닌 양재욱교수님을 비롯,
재림성도님들에게서 나는 특유의 온유하고 평화로운
믿음의 향기를 그때 그 합천재림교회에서
처음으로 맡게 되었지요.

그 후에 합천을 떠나오고...17년여가 흐른 후
가평에서 근무하면서 우연히 듣게 된 재림교리...
1시간만 들어도 저는 충분히 알겠더군요.
진리임을...
그렇게 합천재림교회에서 맡았던 아름다운
믿음의 향기는 내내 제 가슴에 사라지지
않고 내재되어 있다가 결국 저를 재림교회에 속하게 하더군요.

참고로 저는 별로 뛰어나지는 않지만,
피아노는 3개월, 아코디언은 20일 남짓 연습하니
반주가 어설프지만 되더군요.
재림기별은 더 빨리, 단 한시간 듣고 실로 그 한시간만에
바로 재림교인이 되었지요.

감사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 사랑은 들어주는 것,,,,남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라고
  미션고등학교 예배처소를 1년동안
  혼자 부지런히 청소했다고 학교 역사상 유례없는
  고교 2학년인 저를 학생집사안수 주셨던 그 학교 교장님이셨던
  최치규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긴 글을 다 읽어주신 사랑 많으신 귀하신 분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 전합니다.  

아코디언을 서투르게 조금 켜는 홍원근 드림
010-2l7O-7O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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