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선교지에서 이사를 온지 몇일 되지 않을 때 쯤이였다. 그러고 보면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나 보다.

짐정리를 거의다 마칠 때쯤 동그란 눈을 가진 예쁜 리뚜라는 아이가 나에게 찾아왔다.

우리집에 피아노가 있는 것을 보고 신기 했던지 몇번 와서는 내가 피아노 치는 것을 보던 아이였다.

"안띠(아이들이 나를 이렇게 부른다.) 나도 피아노 배우고 싶어요. 가르쳐 줄 수 있나요?"

난 이사 온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피아노를 가르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터라 그냥 웃으며 넘겼다.

"글쎄. 한번 생각해 볼게^^"

몇번에 걸쳐 나에게 물어오는 아이를 보며 여러가지 고민들이 생겼다.

그냥 가르쳐 주면 될까? 이아이를 시작으로 너무 많은 아이들이 피아노를 가르쳐달라고 오면 내 시간이 너무 빼앗기지 않을까? 공짜라고 하면 너도나도 올 텐데...  (난 사실 지나치게 고민을 많이 한다. 무엇을 시작 하던지...)

그렇게 몇주가 지나고도 리뚜는 포기 하지 않고 나에게 찾아왔다.

결국 나는 리뚜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주기로 했다.

처음엔 늦거나 빠질 때도 있어서 속상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아주 꾸준히 온다.

집에 피아노도 없지만 어떻게든 연습해서 온다. 옛날 내가 어렸을 적에 피아노가 없어 종이에 건반을 그려놓고

연습하던 때가 떠오른다. 그저 피아노 치는게 행복했던 그때를 생각하며 아이에게 더 열심히 가르쳐 주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리뚜는  네팔에서 온 가정의 아이였다.  지회의 차를 운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형제들이 함께 살고 있지만 모두 힌두교를 다닌다. 그래서 가정에서 유일하게 교회를 다니는 리뚜!

.그래서 피아노를 가르칠 때 마다 이야기 한다.

피아노를 열심히 배워서 교회에서도 치고 부모님께도 보여 드리고  하나님을 믿는것이 얼마나 좋은것인지 너가 가족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이다.

이제 제법 찬미가도 치기 시작했다. 리뚜를 시작으로 여러명의 아이들이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지만 이렇게 작은 실력으로도 내 주변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 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

어릴 적 부모님 덕분에 배운 피아노를 이렇게 해외에서 사용할 줄은 누가 알았을까?

그래서 선교사는 참 축복의 사람이다.

한국에서는 명함도 못내밀 사람 이지만 선교지로 보내셔서 여러가지로 사용해 주신다.

이젠 더 기대된다. 나의 숨어 있는 어떤 재능을 활용해 주실 지 말이다.

인도에서 피아노 선생님이 된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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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배우고 있는 인도 아이 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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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치고 있는 네팔에서온 리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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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