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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온지 3주가 지나갑니다. 정신없이 달려 도착한 새로운 선교지에서 이사짐을 기다린지 3주가 지나갑니다. 참 인도는 재미있는 나라예요. 내가 돈을 내고도 내가 큰소리를 못치는 곳이니까요. 소비자 보호를 찾아보기란 힘든 곳. 잘 오고 있다던 자동차가 사고가 났다더니 다시 고장이 났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다른 이유를 대며 미루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온지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말을 바꾸는 운전기사와 이삿짐 회사를 보며 차가 어디쯤에 온지도 알 수 없습니다. 따지지도 못합니다. 잘못했다가는 짐을 다 가지고 잠적할 수 있으니까요. 이 사람들 배짱도 그런 배짱이 없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며 첫 주는 화가 나다가 둘째 주는 걱정이 되다가 지금은 그저 기다립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아는 분들께 기도를 요청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도 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걱정하고 화내고 참 전 여전히 부족한 선교사이죠.
그렇게 지내다 몇 일전부터 제 머리 속을 계속 맴도는 것이 있었습니다.
내가 기다리는 짐들이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구나.
요리할 도구가 마땅치 않아 좀 불편하고 잠잘 때 추워서 침낭을 돌돌 감고 자도 그래도 나는 살고 있고 우리 가족들도 이렇게 잘 살고 있구나.
내가 가지고 있던 많은 옷들, 생활용품들, 가방들, 책들, 아이들 장난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 오히려 한국 보다 부족하다고 항상 느꼈던 나의 것들이 사실은 없어도 되는 것들이 더 많다는 것을요.
저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용하지 않은 채 옷장을 채우고 있고 부엌을 채우고 있는 많은 것들......
4년을 살았는데 아니 30년이 넘는 삶을 살았는데 이제야 (이삿짐을 받지 못한지 3주가 지나서야) 이걸 깨달았네요.
그래서 이번에 짐이 오면 정말 가능한 많은 것을 나눠 줘버리려고 합니다. 가능한 아주 많이요.
나는 너무 이기적인 선교사였습니다. 지나치게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가끔은 불평도 하며 살았으니까요.
아마 하나님이 너무 이기적인 나에게 이런 교훈을 가르쳐주고 싶으셨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네 하나님 알겠습니다. 이젠 알겠습니다. 감사하며 나누겠습니다. 작은 것에 만족 하겠습니다.
이제는 이번 주에 짐이 오던 짐이 오지 않던 그저 편안한 맘으로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을 배웠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