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오후다... 거이 10일간 새벽 5시부터 밤까지 많은 사람들의 밥을 하느라 정신 없이 보내던나에게 어색할 정도로 평화로운 오후... 봉사를 거의 다 마친 삼육대 봉사단은 가까운 시내 구경을 갔고 신랑은 중요한 미팅이 있다며 날 두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주말동안 나왔던 어마어마한 양의 빨래를 다 끝내고 오랜만에 여유롭게 앉았다.

현민이는 먼저 낮잠을 자고 성민이는 한참 혼자 중얼 거리며 혼자 놀더니.. 심심했던지 어느 순간 잠이 들었다.

정말 눈코 뜰새 없이 밥을 하고 치우고 또 밥을 하던 중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말씀 조차 보기 힘들게 일찍 일어나 봉사하고 하다 보니 자꾸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예민해지는 나를 발견했다..

난 무얼 위해 봉사를 하고 있는가...

이 봉사속에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는걸까....

그리고 너무나 부끄러워 얼굴을 들수가 없었다....

그래 난 하나님 없이 혼자 봉사를 하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하나님은 뒤로 한채 내가 뭔가 하고 있다는 그 기분하나로

버티고 있었다...

하나님 없이...기도와 말씀 없이 선한일을 행하는것.... 아 너무 두려운 일이다...

짧게나마 내가 무언가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날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정말 조금만 빗나간다면 너무 큰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겠구나...

그리고는 새벽에 일어나서 나가기전에 화장실 불에서 잠시나마 성경을 읽고... 밥을 하는 동안 말씀을 이어폰으로 들었다.. 공허한 내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하나님을 붙잡는다...

부디 내가 내가되지 않도록.... 나를 생각하고 누군가 날 인정해 주길 바라는 바램이 아니라...

내 생각이 예수님으로 가득 찰 수 있도록... 무엇을 하든 누구를 만나든...

하나님을 잊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비록 날도 선선하고 제야의 종소리도 들리지 않고....

새해라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 오늘이지만...

올 한해는 내가 아닌 하나님만 내 속에 존재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