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프로젝트

 

작열하는 사바나(Savannah) 태양이 저무는 저녁 무렵. 미카테 미윌리 프로젝트(Mikate Miwili Project)라는 이름표를 목에 겁니다. 그리고는 미리 준비한 빵을 일일이 봉지에 담은 전도지를 챙겨 집을 나서지요. 미카테 미윌리 스와힐리어로 개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에게 음카테 키므윌리(Mkate Kimwili, 육신의 ) 진짜 빵과 음카테 키로호(Mkate Kiroho, 영적인 ) 전도지를 하나씩 나누어 주는 프로젝트인데요.

 

저희 가족은 먼저 잠시 머리를 숙여 기도한 , 사람들이 밀집한 정류장이나 주택지를 찾아갑니다. 그리고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지요. 잠보, 투나옴바 쿠가와 미카테 미윌리(Jambo, Tunaomba kugawa mitake miwili, 안녕하세요, 빵을 나누어 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세요?)" 어떤 사람은 당황한 표정으로 "싱가피(Singapi? 얼마인데요?)라고 묻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분 좋게 빵과 전도지를 받아 갑니다.

 

이렇게 지난 달간 안식일 저녁, 243명에게 말씀을 전할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근처, 은행에서 근무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어느 교회에서 왔냐고 묻기에 근처 사바토(Sabato, 재림교회)에서 나왔다고 했더니 언젠가 종교를 갖게 되면 재림교회에 나가려 했다며 무척 반기는 것이었습니다. 성경공부에도 관심이 있다고 하여 연락처까지 받을 있었습니다.

 

낯선 이들에게 빵을 나눌 있는 선한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탄자니아의 많은 사람들이 미카테 미윌리 프로젝트 통해 잠깐의 허기를 채워주는 빵이 아닌 영원히 주리지 않는 생명의 ( 6:35)이신 예수님을 만나게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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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교장 선생님 내외와 김밥을 말다

 

얼마 , 저희 집에 은하와 은총이가 다니는 학교의 교장 선생님 내외가 찾아오셨습니다. 학교 행사에서 김밥을 만든 적이 있었는데, 직접 만드는 것을 배워보고 싶다고 하셔서 초대했지요. 두루루 바로 있는 김발과 , 각종 재료들을 썰어서 준비하고, 잡채와 콩나물국도 곁들여 저녁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교장 선생님 내외는 김밥을 말며 찍은 영상을 미국에 있는 딸들에게 전송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저희가 살고 있는 곳이 북탄자니아연합회 내에 사택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희 교회와 신앙에 대해 이야기할 있는 시간도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던 국제선교대회 참석차 한국에 다녀오는 길에 교장선생님이 부탁한 찹쌀과 당면, 자일리톨 껌과 마른 (집에서 맛본 모든 것이 너무 마음에 드셨나 봅니다) 가져다 드리며 인사를 나누었는데요. ,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가 너무 궁금하여 연합회 내에 있는 은지로(Njiro)교회를 안식일, 직접 방문하셨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주로 스와힐리어로 진행되는 예배 탓에 설교에 집중하기는 어려우셨겠지만, 방문을 시작으로 깊이 있는 하나님과의 교제가 시작되길 기도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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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야채만 사가는 한국 친구, 별명은 토끼

 

야채 가게 청년 피터(Peter) 파슬리, 당근, 감자 야채만 수북이 담는 저에게 숭그라(sungura), 토끼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좋은 고기가 들어왔다며 친절하게 안내해 주어도 케일과 옥수수를 제일 좋아하는 한국 손님에게 문득 호기심이 생겼는지 하루는 미미 무슬림. 웨웨 우나엔다 카니사 가니(Mimi ni Muslim. Wewe unaenda kanisa gani? 무슬림인데 당신은 어느 교회 다녀요?)라고 묻더라고요. 살리 카니사 와어드벤티스타 와사바토(Nasali kanisa la Waadventista Wasabato. 저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다녀요)라고 답했지요. 그리고는 나나 당신이나 모두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며 몸에 좋은 음식을 구별해 먹는 사람들이에요. 무슬림들이 할랄 푸드(Halal Food, 이슬람 율법에 사용이 허락된 음식) 먹듯이 저희 성경에서 허락한 음식을 먹는답니다.라고 덧붙여 주었지요. 그랬더니 읽을 만한 신앙 서적이 있는지 물어 보는 아니겠습니까? 건네는 책들과 전도지마다 고마운 표정으로 열심히 읽고 있다는 야채 가게 청년 피터. 그의 재림교인친구가 되어줄 있어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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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젤라또와 피자로 꽃핀 우정

 

지난 2017, 드디어 저희 가족이 살고 있는 아루샤(Arusha)에도 커다란 쇼핑몰이 생겼습니다. 이름하여 에임 (Aim Mall)! 동아프리카에서 한창 잘나가던 나쿠마트(Nakumatt) 어느 , 돌연히 문을 닫은 소코 (Soko Kuu, 재래시장)에서 장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곳에도 대형 몰이 들어 것입니다. 에임 몰이 오픈하던 , 탄자니아 교민회의 단체 카카오톡 방에는 인증샷이 속속 올라왔습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사진이 있었으니 슈퍼마켓 매장 바로 입구에 위치한 젤라또 아이스크림 가게! 아이가 있는 교민들은 너나 없이 젤라또를 손에 들고 한없이 행복한 표정들을 짓고 있었습니다. 3 , 저희 가족 역시 아프리카에서 젤라또를 먹을 있다는 사실에 더없이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인증샷 컷을 찍었지요.

 

슈퍼마켓 안엔 피자도 파는데 야채 피자 하나가 12,500실링(한화로 6,000)입니다. 탄자니아 물가로 따지면 시내에 있는 현지 식당에서 왈리 쿠쿠(Wali kuku, 닭고기와 밥이 함께 놓인 식사) 사먹을 있는 가격인데요. 외국 음식인 피자로 따지자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지요. 어느 , 한번 먹어보자 싶어 구운 피자를 기다리고 있는데 젤라또 가게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침 7시부터 하루 12시간을 꼬박 일하며, 점심은 바깥 주차장 한켠에서 서둘러 때우는 모습을 봤던 터라 왠지 미안하고, 마음이 쓰였습니다. 얼른 피자 하나를 주문해 조심스레 건넸지요. 카리부니(Karibuni. 맛있게 드세요)직원들은 짐짓 당황해 하면서도 신선한 토핑이 가득한 뜨끈뜨끈한 피자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 저희의 젤라또 컵은 이가 시릴 정도로 수북이 채워졌습니다. 주로 은하와 은총이만 시켜주곤 했는데 피자 사건(?) 이후론 파인트 (0.5리터 ) 가득, 저희 가족 모두가 먹고도 남을 만큼 아이스크림을 잔뜩 담아주곤 했습니다. 서로 미안한 마음에 피자 판을 선물하고, 젤라또를 선물 받는 일이 반복되었지요.

 

시간이 흐르며 매장 직원인 네마(Neema)와는 개인적인 안부를 물을 정도로 가까워졌습니다. 4 살배기 아들을 홀로 키우는 엄마라는 것도 알게 되었구요. 며칠 , 두어 만에 젤라또 가게를 다시 찾았는데 대뜸 네마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옴바 쿠웬다 카니사 퀘누(Naomba Kuwenda Kanisa Kwenu. , 당신 가족이 다니는 교회에 가고 싶어요).갑작스런 말에 깜짝 놀라 내일 아침, 다시 오겠노라고 말한 가게를 나왔습니다. 은하와 은총이까지 엄마, 언니가 우리 교회 나온대요.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네마를 찾아 교회에 나가고 싶은 이유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동안 종교 이야기는 번도 꺼낸 적이 없었기에 내심 궁금했습니다. 지난 수년간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 탄자니아 1 항구도시)에서 지내며 교회를 다녔었는데 작년에 아루샤로 이사를 왔어요. 낯선 도시에서 적응하며 일하는 쉽지만은 않네요. 다시 교회에 나가보고 싶은데 기왕이면 당신이 다니는 교회에 함께 다니고 싶어요.얼마나 반갑고 흥분되던지...

 

그리고 마침내 오늘! 2018 9 7 금요일 저녁, 네마의 집에서 가까운 부르카(Burka) 재림교회에서 5 50분에 만나기로 약속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학교에 갔다 4시에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을 위해 서둘러 저녁을 먹이고, 식구가 목욕재개를 , 퇴근길이라 꽤나 밀리는 아루샤 시내를 겨우 통과하여 6 되기 5 전에야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20, 30분이 지나도록 네마는 오지 않았습니다. 볼을 스치는 찬바람과 씽씽 달리는 차들이 얄궂게만 느껴졌습니다. 영혼을 먼발치에서 기다리실 예수님의 마음도 이러실까? 드디어 핸드폰에 울리는 문자 , 주말인 내일과 모레 필요한 젤라또를 만드느라 늦었다며 지금 가도 되는지 물었습니다. 땅거미가 내려앉은 6 45, 5 후면 예배가 끝나기에 다음에 와도 괜찮으니 걱정 말라는 문자를 남기고,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서서 예배당으로 들어갔습니다.

 

모든 예배가 마친 , 집으로 차를 돌리는데 은하와 은총이가 말했습니다. 네마 언니 진짜 만나고 싶었는데....이때 걸려오는 전화 ,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얼른 받아 보니 지금 교회에 도착했다는 네마의 전화였습니다. 저희 가족은 하나님께서 네마를 인도하셨다는 사실에 박수를 치며 하나같이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좁은 1차선에서 황급히 차를 돌리며 제발 분의 교우, 분의 장로님이라도 교회에 머물러 있기를, 그래서 처음 교회를 찾은 네마를 맞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달렸습니다.

 

과연, 교회에는 아직도 불이 켜져 있었고, 분의 장로님들이 네마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습니다. 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네마를 부둥켜안고는 정말 고맙다고, 와줘서 고맙다며 얼굴을 부볐습니다. 그리고는 교회로 들어가 네마의 오늘 발걸음이 하늘까지 이어지길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 네마를 앞에 내려주자 바다에, 니타피카 차쿨라 콰질리 야코. 카리부(Badaye, Nitapika chakula kwa jili yako badaye. Karibu. 다음번에 우리집에 초대하고 싶어요. 맛있는 식사 대접할게요.라며 저를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젤라또와 피자로 시작된 우정이 생각지도 못했던 예비 안식일 저녁에 활짝 꽃을 피우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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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전은 자기가 잃어버린바 것에 대한 책임이 없지만,

하나님께는 죄인의 가치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그분이 부지런히 찾으신다.

( 15:9, 재림교회 주석)

 

오늘도 영혼을 구원하기 위하여 정류장과 주택지로,

야채 가게와 젤라또 가게로 분주히 다니시는 하나님!

하나님과 동행하시는 귀한 삶이 이어지시길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