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 지붕 아래에는 차가(Chaga)부족이 삽니다.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와 메루(Mt. Meru, 아프리카에서 8번째로 높은 산)와 같이 큰 산을 끼고 형성된 마을에 사는 덕에 관개시설을 통한 농업의 발전으로 예로부터 먹을 것 걱정 없이 부유하게 살아온 부족이지요. 전세계로 수출되는 아라비카(Arabica) 커피가 바로 이곳에서 생산됩니다. 부유한 부족답게 교육수준도 가장 높기 때문에 나라의 중요 요직엔 차가 부족 출신이 많습니다. 그늘 아래 살아서 그런지 에디오피안들처럼 피부색도 밝구요. 차가 부족의 여자를 데려가려면 장인 어른댁에 가축이나 지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곳 여인들의 얼굴색이 여느 부족보다 훨씬 하얗기 때문이지요.

 

키다리 바나나 나무 아래로 동글동글한 커피를 키우며 사는 차가 부족의 세상. 바나나는 차가 부족의 주식으로 하루 한 끼는 꼭 음토리(Mtori, 바나나와 고기를 함께 끓인 음식)를 먹고 음베게(Mbege)라고 하는 바나나 발효 술을 즐겨 마십니다. 황량한 광야에서 소를 모는 바라바이크 부족이나 마사이 부족들과 함께 있다가 차가 부족들의 세상을 가면 이런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넓적하고 푸른 잎들이 울창한 바나나 숲 아래로 시원한 물줄기가 졸졸졸 흐르고 사방에 옥수수며 사탕수수 등 먹을거리들이 살랑살랑 손짓 하니까요.

 

때는 1883.

탄자니아 전체 부족 가운데 가장 먼저 이 부족에 대한 루터교회의 포교가 시작된 이래 거의 비슷한 시기 천주교회까지 가세하여 지금까지도 이 부족 전체는 루터교 아니면 천주교인이 대부분입니다. 이곳에서 130년이 넘도록 대대로 루터교를 믿어온 차가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자동으로 루터교인이 되기 때문에 다른 종교를 믿는다거나 다른 교인이 된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마치 부모님이 무슬림이면 자신도 무슬림이 되는 이슬람 공동체처럼 말이지요. 집성촌(集姓村)에 다른 성씨를 가진 사람이 쉽게 발을 못 붙이는 것처럼 터줏대감 격인 루터교회가 호락호락하지 않은 탓에 그동안 다른 교파가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참으로 가까우면서도 이토록 먼 차가 부족을 위해 지난 201381, 차가 부족의 마을 중 하나인 마사마(Masama)라는 곳에 노귀환 목사님의 후원으로 다니엘 음브왐보(Daniel Mbwambo) 사역자를 파송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20년 전, 이 지역 모교회인 하이(Hai)교회 에서 분교를 내고 어렵사리 개척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도 교인 20명이 채 안 되는 연약한 상태에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 하이 교회 성도들이 힘을 합쳐 3년 전, 마사마 교회 분교를 신축하게 되었고 이곳을 책임지고 맡아줄 사역자를 요청해 지원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사역자가 파송된 지 12개월이 지난 올해 10월 말, 마사마 지역 개척 20년 만에 처음으로 전도회를 열게 되었고, 그 결과 5명의 첫 열매를 얻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이번 전도회는 이 부족 출신의 한 가족의 집념어린 기도와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이 교회의 수석 장로인 마간다(Maganda)장로님은 작년에 이민국에서 은퇴한 공직자인데 그의 아내가 바로 이곳 차가 출신입니다. 아내 역시 장로님을 만나 재림신앙을 받아들였고, 그녀의 4명의 여동생과 함께 침례를 받았습니다. 고위 공무원의 아내로 남부럽지 않게 살았지만 속으로는 늘 자신의 부족에 대한 부담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 작년부터 이곳에 사역자가 파송되어 선교에 탄력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올해 자신의 사비를 털어 전도회를 준비한 것입니다. 이번 전도회는 이곳 마사마 교회 개척 20년 만에 처음 열린 전도회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심혈을 기울여 지난 7월부터 다니엘 사역자와 조력할 7명의 사역자를 지원하여 집집방문을 실시하였고, 특별히 본 전도회를 위해 유명한 전도부흥 강사인 윌버트 은푸부사(Wilbert Nfubhusa)라는 목사님을 부룬디(Burundi)와 국경을 마주보는 키고마(Kigoma)라는 먼 지역에서 초청하였습니다.

 

마간다 장로님은 강가에서 침례를 받는 사람들을 보시며 이런 말씀을 덧붙이셨습니다.

 

“130년 동안 루터교회만 알고 살았던 차가 부족에게 재림 기별을 전달한다는 것은 인간의 안목으로는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사역자의 파송과 이번 전도회를 통해 진리에 반응하는 차가 사람들을 보며 이들을 진리 안으로 부르시는 하나님이 살아 계셔서 열렬히 일하신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편견만 버린다면- 이 사람들이 과연 말씀에 반응을 할까? 루터교회가 가만 있을까? - , 우리가 두려움을 벗어버리고 성령 안에서 전진할 수만 있다면 진리는 언젠가 반드시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거둘 것입니다.

 

사실, 어제 안식일 15명의 영혼들이 침례 받기를 결심하였지만 예배 시간 내내 내리는 비로 인해, 특별히 정수리에 물을 뿌려 침례를 받는 예식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다음 마지막 안식일로 침례를 연기하였습니다. (앞으로 11월 8일까지 전도회가 계속될 예정입니다.)

 

끝까지 전도회가 잘 마무리 되고, 결심한 영혼들과 더불어 더욱 많은 영혼이 주님께 올 수 있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1년이 넘도록 귀한 후원을 지속해 주고 계시는 노귀환 목사님과 사역자를 위한 자전거 지원 및 문서자료 보급을 위해 후원해 주신 여러 후원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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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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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마간다 장로님, 가운데 서 계신 분이 강사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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