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인의 집 앞에는 작지만 단단해 보이는 한 교회가 있습니다.

사바토(Sabato, 안식일)에 예배드리는 곳.

 

토요일이면 그 작은 건물로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비록 열 명 남짓 사람 수는 적지만

그래도 이곳 마쿠유니(Makuyuni)에서 평판 좋은 이웃들이 그 교회를 드나듭니다.

 

남편이 두 아이를 남겨 놓고 죽은 후

줄곧 여인을 돌보아 주는 음제(Mzee)와

선량한 지역 경찰 사무엘(Samuel) 가족도 이 교회에 다닙니다.

 

늘 그저 멀찌감치 바라만 보았습니다.

 

남편이 죽은 후론

낯선 타인에게 다가가기가 몹시도 두려웠습니다.

남편이 없는 세상에서

하루하루 갓난쟁이 두 아이를 먹이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오늘은 저 작은 교회 안으로 들어가 보리라 마음먹었습니다.

 

'아~ 아이야. 그치거라.'

처음 보는 음중구(외국인) 목사의 설교시간인데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합니다.

 

'오. 제발...'

뒤돌아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왠지 초라한 행색의 자신을 책하는 것만 같습니다.

 

'Mtoto huyu anaumua?'(음토토 후유 아나 우므와?, 아이가 아픈가요?)

아이를 달래려 데리고 나오는데 음중구 목사의 부인이 따라나와 묻습니다.

 

'Hakuna. Ananja sana. Hamna chakula nyumbani.'(하쿠나. 아나은자 사나. 함나 차쿨라 늄바니. 아니에요. 배가 고파서 그래요. 집에 음식이 없어 며칠 간 못 먹였어요)

 

배가 고파 예배 시간에 우는 아이.

그저 미안한 마음에 땅이 꺼져라 고개를 떨군 한 여인.

 

예배가 마친 후

음니인도((Mnyindo) 마쿠유니 지역장 목사님이 온 교인들을 교회 바깥쪽

깊이 파놓은 구덩이쪽으로 안내합니다.

 

2미터는 족히 되보이는 그 구덩이 밑.

 

마치 지금까지 줄곧 자신이 서 있던 곳만 같습니다.

 

기어 올라갈 자신도 없고

꺼내달라고 소리칠 힘도 없어

그저 어린 두 자식과 허공에 대고 무언의 소리를 질렀던 그 곳.

 

나가게 해주세요.

거기 누구 없나요?

 

살 고 싶 어 요...

 

'오늘 이곳에 오길 잘했다.

참 잘했다.

 

뭔지 몰라도

이젠 정말 구덩이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예수.

오늘 들은 그 예수란 분을 알고 싶어...'

 

다시 교회로 돌아와

다음주 있을 교회 행사 이야기를 듣습니다.

 

'다음주 금요일에는 침례식이 있습니다.

4명의 침례자는 키공고니 지역의 3명의 침례자와 함께 합동으로 침례를 받을 예정입니다.'

 

조용히 듣던  이 여인이 소리칩니다.

'저도요! 저도 침례를 받겠어요.'

 

순간 이 여인의 눈과 제 눈이 마주칩니다.

 

"레헤마(Rehema)!

정말 잘 했어요.

잘 선택했어요.

예수님을 선택해 주어서 고마워요.

더이상 슬퍼하지 말아요.

가난과 버거운 양육의 짐을 맡아 주실 분이 있어요.

제가 알아요.

그분이 얼마나 좋으신 분인지...

레헤마의 짐을 덜어주실 뿐만 아니라

나중에 하늘로 데려가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심장이 찢어져 돌아가신 분이세요.

더 말하지 않아도 알겠죠.

그분이 레헤마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죽음과 헤어짐.

가난과 외로움이 없는 그 하늘에 같이 가요..."

 

전 레헤마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탄자니아에서 두번 다시 없을

너무나도 아름다운 안식일이었습니다.

 

마쿠유니.jpg

-레헤마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