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지 않으면 선교지에서의 하루는 천 년같이 흐르고

기도하면 선교지의 하루는 매미의 여름처럼 짧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탄자니아의 작렬하는 태양이 못 견디게 뜨겁고

기도하면 태양이 주는 푸르름이 마냥 싱그럽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이마와 목으로 기어다니는 바퀴벌레 그리고 도마뱀 때문에 거의 공황상태에 이르지만

기도하면 도마뱀의 갸우뚱 거리는 걸음걸이에 웃음이 나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사정없이 튀어나오는 달라달라(공중버스) 운전사를 향해 욕지거리가 나오고

기도하면 폐차시켜 마땅한 차로 고단한 아루샤를 달리는 그네들로 먼저 가게 합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우갈리(탄자니아 전통 떡반죽)와 멀건 마하라게(강낭콩)가 목구멍으로 안 넘어가지만

기도하면 우갈리와 마하라게가 마치 그리운 시루떡처럼 입에 철썩 달라붙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시궁창 같은 땅에 야채를 펼친 시장에서 연신 코를 막고 서 있지만

기도하면 마마(Mama) 네마(Neema, 은총)나 자와디(Zawadi, 은하)’라고 부르며 아는 척 하는 그네들 속에서 만다지(Maandazai, 전통빵)를 하나씩 돌리며 함께 웃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전기와 물이 수도 없이 끊기는 오지 같은 생활을 11초도 못 견디지만

기도하면 양초불에 의지하여 말씀을 보고, 이메일 대신 손편지를 쓰고, 목욕 대신 고양이 세수를 하면서도 은근한 기쁨이 있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PMM 6년이 언제 가나 앞길이 까마득 하지만

기도하면 이 땅의 영혼들 다 주께 드리기까지 떠날 수 없다는 각오가 앞섭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형식적인 책임감과 의무, 습관이 기도하게 만들지만

기도하면 하나님의 선하심과 은혜에 보답할 길이 없어 무릎을 꿇게 됩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나! ! !, 모든 것은 나 중심입니다.

기도하면 주님! 그리고 영혼들! 모든 것은 하나님과 타인 중심으로 흐릅니다.

 

기도는 상황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보는 선교사의 관점과 태도를 변화시킵니다.

 

선교사의 가장 큰 죄는 바로 기도하기를 그치는 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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