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였기에 다시 길을 재촉하여 오른쪽으로 길게 뻗어있는 산 쪽으로 차를 몰아 하자베 부족을 만나러 갔습니다. 이들은 탄자니아 전역에서도 마사이, 망아티와 더불어 여전히 전통을 고수하며 살아가는 원시부족 중의 원시부족입니다. 과연 망아티 부족과의 경계선에서 가장 먼저 마주친 하자베 소년은 사냥에 능한 부족원답게 활시위를 당기며 맹연습 중이었습니다.

 

사실 정말 가죽옷으로 하반신만을 가리고 동물 가죽을 벗기며 애벌레를 잡아먹는 하자베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산 속으로 들어가는 도로가 없는데다 저녁이 가까워져 경계선 근처의 옷을 걸치고살아가는 하자베 가족만을 만나게 되어 조금 아쉽기는 했습니다. 이들에게도 가져간 옷가지들을 나눠주고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Yaida Valley를 나왔습니다.

 

지난해 카테쉬(인근도시)에서는 모든 망아티들이 모여 일종의 부족회의를 했다고 합니다. 일찍부터 이 지역 선교를 위해 루터교회가 병원을 세우면서 포교활동을 시작 했고, 지금도 깊은 골짝마다 루터교 의사들이 비행기를 통해 이동진료를 한다고 합니다. 또한 학교를 세워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장학혜택을 주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는데, 유독 망아티 부족은 자녀교육에 대해서 무척 회의적이고 소극적이어서(교육을 통해 서양문물에 자신들을 노출시키고 싶지 않은 폐쇄성이 주된 이유)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기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자체 부족회의에서 점차적으로 이들이 사는 경계 도시 하이돔에도 문명이 들어오고, 교육받은 몇몇의 망아티들이 부와 명예를 누리며 큰 도시에서 자리를 잡아 살아가는 모습을 봄으로써 우리 부족도 더 이상 교육을 경시하지 말고 우리의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자라는 결의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곳에서의 저희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는 존재 자체가 없습니다. 카테쉬에서 하이돔까지 80km 구간 내에 예배소가 한 군데 있는데 교인 수가 대단히 적으며, 망아티와 하자베의 주 거주지인 Yaida Valley에는 교회도 교인도 아무것도 그 누구도 없다고 합니다.

 

이제 이들 가운데도 서서히 교육에 대한 마음의 문이 열리고 있고, 한 하자베 남성은 이곳에 학교가 생긴다면 아이를 보내시겠습니까?’라는 교육부장님의 질문에 우리는 건기가 되면 이동하는 동물을 좇아 사냥을 다니기 때문에 사실 한 곳에 정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학교가 생긴다면, 이동해야 할 때 우리의 아내들과 아이들은 이곳에 두고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교육의 기회가 전혀 없는 이 Valley안에 재림교단 유치원 내지는 초등학교를 세워 어린이와 그 부모들을 주께로 인도하는 것, 그리고 부지를 확보하고 학교를 세우기까지 망아티와 하자베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역자를 지역에 먼저 파송하여 진리의 기별을 알리는 일이 저희 앞에 있습니다.

 

그저 이 조용한 평원에서 지금처럼 살아도 문제는 없겠지요.

 

하지만 이들이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리고 그 하나님께서 믿는 자들을 저 영원한 하늘로 데려 가시기 위하여 곧 오실 거라는 사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그래서 이 평원이, 아름답긴 하나 그토록 건조하고 황량하며 생명의 기운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곳이 그네들이 하루하루 살다 묻힐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에서 눈을 뜨게 된다면 같은 하늘 아래 사는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기쁠까, 생각해 봅니다.

 

미전도종족인 망아티와 하자베 마을에 예수님의 사랑으로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성령님의 능력으로 온 부족민들이 진리 안에 서는 그날이 오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원시부족 방문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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