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 여인이 있습니다.

 

얼기설기 틀을 짠 벽채 사이사이

흙을 발라 만든 집

그 마저도 남의 집입니다.

얹혀산 것도 잠시

곧 나가달라는 주인의 통보.

 

일찍 남편이 죽고

줄줄이 아이 넷만 남았습니다.

 

좁은 여인의 방 안에는

보잘 것 없는 침대 하나와 그릇 몇 개가 뒹굴고

너부러진 옷들이 쌓여있습니다.

 

이곳이 다섯 식구의 부엌, 침실, 거실 겸 아이들의 공부방입니다.

 

남의 밭에서 하루 종일 일해

푸성귀와 잔돈 몇 푼을 얻어오지만

 

늘 배가 고픈 아이들

 

암시장에서 싸게 넘기는 죽은 동물의 시체를 먹이다보니

아이들은 돌아가며 배앓이를 합니다.

 

막내는 쭈그러져 늘어진 엄마 젖을

헐렁한 윗도리 밖으로

능숙하게 빼내어 빨아보지만

허기를 채울 수 없어 울음만 터트립니다.

 

여인은 죽고만 싶습니다.

입에 넣을 것이 없어 싸구려 술로 가슴을 채웁니다.

 

햇살이 따스한 오늘 아침.

낯선 차에서 내리는 아이들의 선생님과 와중구(외국인).

 

누굴까..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도

눈물이 터져 나옵니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지난날과 오늘, 거기에 담긴 회한 슬픔 쓰라림을

꺼이꺼이 뱉어냅니다.

 

아이들이 다닌다는 레마라 교회의 무료 영어교실 선생님.

안타까운 눈빛으로 여인의 말에 같이 울어주는 와중구.

 

오늘은 유난히도 햇살이 밝았는데...

마음의 창가에도 빛이 들어옵니다.

 

뱉어내고 나니 평화를 주는 빛이.

눈물을 걷어내니 위로를 주는 빛이.

 

그 빛이

나의 가슴을 비추자

아이들의 눈망울에도 빛이 반짝입니다.

 

오늘만 같았으면...

 

바그작 바그작 말라버린 대지를

촉촉이 채우기 위하여

밤을 새워 비가 내립니다.

 

건한 심령을 적시는 말씀.

 

만일 그대가 회개하고 그분을 향해

한 걸음만 내딛는다 해도

그분은 재빨리 무한하신 사랑의 팔로 그대를 안아

영접하실 것이다.

 

하나님을 사모하는 생각이 싹트는 그 순간에

그분을 그것을 아신다.

 

기도가 아무리 더듬거리고

눈물을 아무리 은밀하게 흘릴지라도

그분은 아시며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이 아무리 미약할지라도

하나님의 성령이 마중 나가지 아니하시는 때는 없다.

 

기도가 입술에서 떨어지기도 전에

마음의 소원이 알려지기도 전에

그리스도께로부터 온 은혜가

인간의 마음에 역사하는 은혜를 만나기 위하여 나온다.

(실물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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