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발합니다! Tuende!!!(갑시다!)"

에쉬케쉬 전용 마을버스가 부르릉 시동을 걸었습니다.

 

가만 있어보자, 몇 명이나 탄 거야?

아기들을 안고 있는 마마 3.

엄마 품에서 눈이 땡글땡글한 아기들 4.

오늘 침례 받을 사람 9명에다

뒤편에 앉고 서고 모두 합해 스물 댓 명은 족히 되겠습니다.

그런데도 “Usimame(잠깐 서주세요)” 조금 가다 또 올라타고 또 올라탑니다.

도무지 모자랄 것 같은데도 발을 조금씩 오므려 자리를 만듭니다.

 

같이 탄 닭 한 마리는 꽥꽥꽥 불편한지 소리를 질러대고

부족들과 함께 올라탄 수십 마리 파리 떼들도 요리 붙었다 조리 붙었다 야단춤을 춥니다.

 

침례식을 거행하기 위해 하이돔(Haydom)교회로 가는 어제 안식일 아침 풍경입니다.

 

나다이 나마스키 데데이 예수(주님 뜻대로 살기로 했네)”

바라바이크어로 부르는 찬미 소리가 푸른 하늘 위로 울려 퍼지고

울퉁불퉁 거친 비포장 도로를 용케 오르락 내리락 하는 동안

버스길이 익숙치 않은 부족들의 입에서 구토가 쏟아집니다.

창문 밖 차 표면은 이들의 갈색빛 토사로 진창이네요.

 

하이돔 교회 앞 줄에 자리 잡은

우리 에쉬케쉬 바라바이크 사람들의 모습.

 

똑같은 피부색을 가진 동일 국적의 탄자니아 사람들인데

 

곱게 단장을 한 하이돔 교회 사람들 사이에서

귓불에 구멍을 뚫어 주렁주렁 매단 금색 귀고리들이며

모래바람에 삭은 슈카(두르는 천)와 타이어 고무로 만든 슬리퍼.

이 나라 공식언어인 스와힐리어가 통하지 않아 특별한 통역까지 대동하고 있는 부족.

이방인처럼 두리번거리는 이들 속에 저 역시 같은 마음을 하고 앉아있습니다.

 

근처 강가에서 진행된 침례식.

하늘 위로 검푸른 가지를 드리운 커다란 나무를 숭상하는 이들이

오늘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했습니다.

9명의 귀한 영혼이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지만

선물로 받은 바라바이크어 신약 성경을 가슴 속에 깊이 품어 넣습니다.

 

다시 에쉬케쉬로 올라오는 노을 빛 차 안.

 

궤짝처럼 차 맨 뒤에 쭈그려 앉아 에쉬케쉬 마을버스 뒷문 차 손잡이를 움켜 잡습니다.

차 안은 다시금 꼬끼오 목청을 높이는 닭과 사람들로 북새통입니다.

몇몇은 아예 진작부터 창문 밖으로 목을 내밀고 손가락을 목구멍에 넣습니다.

 

얼굴을 마주보고 껴 앉은 아이의 발바닥.

 

타이어 고무창이 뜯겨져 그 사이로 나와 있는 검은 발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먼지와 모래바람에 거칠어 진 이들을 사랑하시는 분.

척박한 광야 덩그런 장막에서 이들을 만나주신 분.

꿀과 우유를 부어 피조물에 신앙을 표하던 이들을 불러내신 한 분.

 

우리 주님이 생각났습니다.

 

주님.

에쉬케쉬의 바라바이크 사람들과 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갈라진 발들을 어루만지고

소외된 마음들을 쓰다듬게 하소서.

 

주님 오시는 그날.

바라바이크 사람들과 주님 맞이 하게 하소서.

 

(인터넷 속도로 인해 사진 첨부가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