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이야기일까요?

 

현재 탄자니아에는 Standard 7(초등학교 7학년으로 졸업반)만 마치고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80%나 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중학교 입학 비율이 한 학교의 100명 학생당 20명, 즉  20%에 불과하다는 말이지요. 아루샤 시내를 다녀보면 낮이건 밤이건 10대 아이들, 20대 청년들이 수두룩 하게 모여 있습니다.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구걸을 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카드를 하고 있지요. 탄자니아는 초등학교 교육이 거의 무상이기 때문에 부모의 소득수준과 관계 없이 초등교육은 누구나 다 가능합니다. 그러나 온 나라가 빈곤과 교육에 대한 무지, 그리고 조혼, 에이즈 등의 이유로 파손된 가정들의 자녀들은 무상교육 와중에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채 Standard 7을 패스하지 못하거나, 여력이 안되어, 혹은 교육에 대한 무지 때문에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하게 됩니다. 

 

13살에 학교를 그만둔 여학생들은  아루샤 타운에 있는 한 홍등가에 저녁 8시 경부터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자신에게 접근하여 거래를 시도하는 남자들에게  35,000실링에 자신을 내어주고, 1시간에는 7,000실링을 받습니다. 남학생들은 일찌감치 술과 마리화나에 찌들어 거리를 배회하다 그곳에서 잠이 들지요. 이들을 보살필 부모는 에이즈로 죽었거나, 이혼해서 다른 지역에서 결혼하여 살고 있거나 둘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탄자니아 정부 또한 1년에 한 차례씩 마리화나 재배지를 몽땅 불태우고 농장주를 감옥에 넣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합니다.

 

아루샤에서 제일 큰 중앙시장 소코쿠(Sokoku)에는 비닐봉지를 파는 10대 남자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한국처럼 시장 가게 주인들이 봉지에 물건을 담아주는 게 아니라, 봉지파는 아이에게서 100실링에 봉지를 따로 사서 과일이나 야채를 담아야 하는 것이지요. 소코쿠에 갈 때마다 눈동자가 풀린 아이들이 '치나(China-중국인을 일컫는 말), 치나!'하며 부르곤 합니다. 자주 만나 얼굴이 낯이 익은 아이들은 '저 일 좀 주세요. 공부 하고 싶어요.'하고 개인사정을 말하며 매달리기도 하지요.

 

이런 아이들이 20대가 되고 30대가 되는 10~20년 후, 탄자니아는 과연 어떤 모습이 될지... 가슴이 답답하고 괴로워집니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사역이 있다면,

1) Crash program(집중코스): 초등학교를 마친 친구들이 옛날 한국의 야학처럼 낮에는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면서 저녁 시간에 공부를 하여 국가중등고시에 응시하는 것입니다. 중학교 과정은 11개의 필수 과목을 4년간 배우는 것이지만, 정부에서 허가한 이 프로그램은 7과목만 2년 동안 공부하면 중등고시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집니다. 이 아이들을 위해 내년, 소코쿠(중앙시장) 옆에 교실을 임대하거나 현재 시내 중학교의 건물 교실 한켠을 임대할 계획에 있습니다.

 

2) 직업훈련교육: 중등과정을 마친다 해도 I 레벨(고등학교 과정 3년)을 마칠 수 있는 아이들이 많지 않습니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여자아이들에게는 바느질(미싱)교육을 남자아이들에게는 전기시설, 수도, 자동차정비 등의 직업훈련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느 정도의 훈련이 마쳐지면 기술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길이 생기는 것이지요.

 

탄자니아 생활이 길어질수록 서민들의 애환이 더욱 가까이 느껴집니다.

정부의 부정부패와 부모들의 무관심, 빈곤의 굴레가 탄자니아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청소년들의 희망을 앗아가지만,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이 영혼들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좇아 그리고 작은 시작을 통하여 조금이나마 길을 찾아갈 수 있게 되길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