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아티와 하자베 부족에게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습니다. 일행 5명과 저희 가족 4, 9명이 아침 10시 반 경에 아루샤를 출발하여 저녁 5시 경에나 소도시 카테쉬(Katesh)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카테쉬에서 하이돔(Haydom, 이들 부족이 사는 Yaida Valley에서 가장 가까운 접경도시)까지 80km의 구간을 오프로드로 달려야 하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 같으면 1시간이면 족히 갈 거리를 4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했습니다. 울퉁불퉁 박힌 돌이 앞 타이어를 빼내는 일(펑크)’이 일어나(속히 스패어 타이어를 꺼냈지만 림이 맞지 않아 있으나마나였습니다) 깜깜한 도로 위 중간에 차를 그냥 세워 놓고(도난방지를 위해 밤을 세워 차를 지켜줄 망아티 부족 세 사람을 세운 후에야, 저희들이 차 안에서 잘까도 생각해 봤지만 와중구-외국인-는 더 위험하다더군요) 이 부족 출신의 합회 여성부장님 친척분의 차를 이용해 겨우 시내에 위치한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방문 3일 내내 이와 같은 일은 계속하여 일어났습니다. 다음날, 다시 차를 빌려 저희차가 있는 곳까지 와보니 차는 다행히 무사했지만 이번엔 또 배터리가 방전 되 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간간히 양떼를 모는 망아티 부족 소년, 물동이를 이고 지나는 여인들, 간혹 자전거나 당나귀를 이용해 숯탄을 옮기는 사람만이 지나는 이곳에서 어떻게 하면 다시 시동을 켤 수 있을까, 뜨거운 햇볕 아래 정말 한숨 섞인 기도 밖에는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기적적으로 저 멀리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달려 오는 차 한 대가 있었으니! 그 차는 정말이지 친절하게도 사정을 듣고는 본인의 차의 배터리를 뜯어 스패너를 이용해 저희 차에 연결한 후 시동을 걸게 해 주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방문 다음날, 아루샤로 올라오기 위해 다시 하이돔에서 카테쉬까지 80km를 달려야 하는 이른 아침, 저희 부부는 털털털털 온 몸을 사정없이 흔들어 대는 차 안에서 제발 날카로운 돌들을 지날 때 저희 차를 들려 올려 주십사 끊임없이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주행속도 10km미만으로 천천히 달리는 데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어디서 맞았는지 왼쪽 앞바퀴 옆 면이 찢어지며 푹 주저 앉고 말았습니다. 정말 울고 싶어졌습니다. 살을 에는 모래바람을 맞으며 또 다시 한참을 서서 궁리하며 기도한 끝에 주님 주신 지혜로 그저께 밤에는 맞지 않았던 스패어 타이어를 뒤쪽 타이어에 끼우고, 뒤쪽 타이어를 펑크난 왼쪽 앞바퀴에 끼워(다행히 앞쪽과 뒤쪽 타이어의 림이 달라, 림은 맞았으나 이번엔 나사가 안 맞아 어정쩡하게 걸친 채로) 큰 도시 바바티(Babati, 카테쉬를 지나면 만나는 도시)까지 겨우겨우 기어와서야 나사를 조였습니다.

 

하루에 한번 꼴로 말썽을 일으킨 저희 차의 밑바닥은 쇼컵의 고무바킹이 남김없이 전부 떨어져 나갈 정도로 상해있었습니다. 탄자니아를 한번만 횡단하면 차를 폐차시켜야 한다더니 그 말이 꼭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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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탄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