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한국의 박미순 집사님께서 보내주신 후원금으로 마련한 쌀 150kg을 싣고 아루샤의 두 고아원을 향해 나섰습니다.

지난번 방문하여 옷가지를 나누었던 아루샤 시내의 한 작은 고아원에 50kg의 쌀을 전달한 후, 외곽에 위치한 다른 고아원을 향해 발길을 재촉하였습니다.

 

이곳은 간호사 출신의 한 루터교인이 운영하는 곳인데 37명의 고아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13년 간, 병원에서 정신지체 혹은 장애아동들을 돌보는 간호사였는데 워낙 사정이 딱한 아이들이 많아 주중에도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겸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집안에 정신지체 아이가 태어나면 그것을 하나님으로부터의 형벌, 혹은 저주로 여기는 부모들 탓에 집안에서도 방에만 틀어박혀 지내거나 소외당하는 이 아이들을 그 부모가 주말에도 데려가지 않은 일들이 자주 발생하자 결국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고아원을 운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고아원에는 슬픈 사연을 가진 어린 친구들이 참 많았습니다.

 

정신이상자인 엄마가 수유도 하지 않은채 버리고 떠난 탓에 현재 6살인데도 불구, 올해 8월부터 걷기 시작했다는 체중 10kg의 다우디(Dawdy), 출생 즉시 아루샤 시내에 있는 커다란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9개월짜리 여아, 엄마랑 길거리에서 잠을 자다 엄마가 밤새 깡패들에게 폭행당하고 여러 남자들에게 강간당한 후 죽음을 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11살 루스(Ruth), 그리고 맹인인 아버지와 구걸 하며 생을 이어가다 결국 부모님 모두 돌아가시자 고아원에 오게 된 레스티아나(Restiana)까지...

 

아이들에게 100kg의 쌀을 전달하고 오는 길, 돌아서는 발걸음은 참으로 무거웠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이... 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이...

 

예수님이 이 땅에 계시는 동안 그토록 사랑하셨던 이 어린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하고 따뜻하게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이제라도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셔서 아버지가 마련하신 하늘이 저들의 영원한 Sweet Home인 것을 믿고, 밝고 힘차게 자라나길 기도해봅니다.

 

PC242635.JPG PC242642.JPG PC242656.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