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어느 날, 북아태지회의 권 사모님께서 바라바이크(Barabaiq) 부족에 대한 선교보고를 읽으시고는 전화를 주셨습니다. 이른 새벽, 탄자니아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데 그곳에 학교를 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으셨다구요. 기도하는 내내 한 분의 얼굴이 생각났는데 신기하게도 기도를 마치자마자 그분에게서 전화가 왔더랍니다. 안부 겸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탄자니아 소식을 말씀드렸더니 두 말 없이 사모님, 그 학교 제가 지을께요.’하셨다는 김 집사님의 답변을 들려주셨습니다.

 

처음에는 교육에서 소외된 그래서 사회에 편입되지 못하는 에쉬케쉬의 바라바이크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짓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마사이 부족의 거점지역인 몬둘리(Monduli), 특별히 이 도시를 시작으로 광활하게 뻗어있는 서부에는 교단 학교가 단 한 군데도 없다는 것을 아시고 그곳에 초등학교가 들어서도록 사역을 인도해 가셨습니다.

 

20159, 드디어 대망의 학교 건축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책임자들의 늑장대응과 해이함으로 기초공사에만 턱없는 자금이 들어가 버리더니 급기야는 시작한지 한 달 만에 공사가 석 달간 중단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결국 작년 초, 교실 네 칸 벽만 겨우 올린 상태에서 저희는 학교공사를 직영으로 바꾸고, 일일이 시내를 돌며 자재를 구입하는 등 초과된 건축비를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달러 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모든 건축 자재비가 올라 처음 견적대로 자금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 이르러왔습니다.

 

그 때 어머니께서 박 집사님을 연결해 주셨는데요. 집사님 가정도 사기를 당하여 빚만 20억이 넘고, 그래서 매월 800만원의 이자를 갚고 계시는 어려운 형편에 있는 분이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몬둘리 건축 사정을 들으시고는 교실 네 칸에 대한 부족자금과 행정관 건축을 위해 보험과 적금을 깨어 후원금을 보내주신 결과, 교실 네 칸 공사를 모두 무사히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무실과 교장실 및 교사들의 화장실까지 딸린 행정관도 지을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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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실 두 칸씩 각각 한 동이 마주보고 서 있습니다. 교실 문은 한국 교실의 여닫이 문을 본따 따로 제작했습니다.

탄자니아에서는 초등학교가 인가를 받으려면 적어도 교실 네 칸뿐만 아니라 유치원, 행정관, 식당, 창고, 화장실과 같은 기타 부속 건물이며 파이프 및 물탱크 시설(수도), 전기 및 울타리 설치 그리고 놀이터 등 제반 시설을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처음 저희 수중에 놓였던 금액은 교실 네 칸에 해당하는 자금이었기에 학교 허가를 받기 위해 이렇게 많은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사실은 저희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다음과 같이 저희를 격려했습니다. “하나님은 중요한 결과가 일어나도록 계획하신다. 당신의 섭리 중에 하나님께서는 이 목적을 위해 일하시며 앞으로 전진하라말씀하신다. 사실 그 길은 분명히 열려있지 않으나 선교사들이 믿음의 능력과 용기로 전진하여 나아가면 하나님께서는 저들의 목전에서 그 길을 평탄하게 하실 것이다”(증언 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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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관의 모습, 밑의 사진은 교무실에 교사 책상과 새로 부임한 교사의 모습입니다(개교 전이지만 합회에서 교장 선생님과 교사 한 명을 보내주었습니다). 행정관 안에는 교장실, 교무실, 그리고 등록실(Reception)이 있습니다.


이 말씀으로 용기를 얻고 공사를 진행해 나갔는데 하나님께서는 놀랍게도 건물 하나, 하나를 지어나갈 때마다 참으로 적절한 후원자들을 보내주셨습니다. 행정관 건축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학교 화장실 건축을 위해 기도할 때 즈음, 의료전도를 위해 탄자니아를 방문해 주셨던 미국 의료팀이 몬둘리 학교를 방문한 후 후원금을 전달해 주셨고, 곧이어 성 교수님의 지인인 김 박사님까지 자금을 보내주셔서 남학생과 여학생이 구별하여 사용할 수 있는 수세식 화장실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하는 후배와 함께 학교 자금을 모아 보내주신 김 집사님, 대추 농사로 얻은 수익의 일부분을 저희 손에 꼭 놓아 주셨던 유 장로님, 2년 전, ‘하쿠나 마타타책과 더불어 큰 정성을 모아주셨던 퇴** 교회의 성도님들, 에쉬케쉬 우물 지원금의 남은 금액을 후원해 주신 김 장로님과 박 장로님, 박 장로님의 소개로 먼 캐나다에서 후원금을 보내주신 외국 의사 선생님, 독일에서 교사로서 첫 발을 내딛기 전 미리 하나님께 헌금하길 원한다며 한 달 치 월급을 보내주셨던 김 선생님, 한 청년의 후원금을 보내주신 김 목사님, **대학교에 안식일학교 순서를 인연으로 자금을 보내주신 권 교수님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들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식당과 두 칸의 창고 건축, 그라운드 정리, 제반 시설 설치 등 도무지 불가능할 것 같던 모든 일들을 아름답게 마무리 짓도록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야말로 말씀 그대로 우리의 목전에서 모든 길을 평탄케축복하여 주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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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 공사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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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로 공급될 물을 저장할 물탱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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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과 창고 두 칸을 이어서 만들었고, 식당 내부의 싱크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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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를 맡았던 기술팀은 몬둘리에서 5시간이나 떨어진 하이돔(Haydom)에서 와 교실 한 칸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최선을 다해 건축을 해주었습니다.


특별히 작년 말인 201612, 몬둘리 학교 공정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교실, 행정관, 식당, 화장실과 같은 건물들의 내 외벽 페인트 공사와 기자재를 사는 일 등이 남아 있었는데요. 1년 넘게 소요되고 있는 건축으로 저희 계좌에는 이제 몬둘리를 위해 쓸 수 있는 자금은 거의 바닥이 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손님들이 갑자기 탄자니아를 방문하고 가시면서 나머지 공사에 필요한 모든 자금을 넉넉히 주고 가셨습니다.

 

마지막 마무리를 앞두고 가장 절실할 때 그 필요를 채워주셨던 캐나다의 박 장로님과 토** 교회 양 목사님, 그리고 한국의 최 목사님과 박 장로님, 아드님인 박 사장님을 통해 20173, 몬둘리재림초등학교는 세련된 파스텔 톤의 교실들과 적색의 건물들, 그리고 깔끔한 원목 기자재를 갖춘 모습으로 건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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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시설입니다.


지금, 몬둘리재림초등학교는 학교 인가를 받기 위해 마지막 서류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올해 탄자니아의 행정기관과 정부 청사, 심지어는 외국 대사관들까지도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에서 수도인 도도마(Dodoma)로 옮겨지고 있는 상황이라 서류 처리가 상당히 늦어지고 있습니다만, 이 역시도 하나님의 시간표 안에서 가장 좋은 때에 해결 되리라 믿습니다. 건축이 진행되는 동안 마을 사람들은 몇 번이고 ‘Hii shule inafunga lini?'(히 슐레 이나풍가 리니? 이 학교 언제 문 열어요?)하며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건축 중, 정부에서 파견된 엔지니어로부터 한 차례 감사(inspection)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그 엔지니어는 중학교 건물(Secondary School)로 쓰여도 손색이 없다며 큰 만족을 표시했습니다.

 

인구 16만 명의 도시 몬둘리, 산간 지역의 마사이 부족들은 오며 가며 여전히 가축을 돌보는 곳이지만, 학교 부지 주변으로는 탄자니아 주택 공사 주관으로 개발이 한창인 신도시입니다. 학교가 개교되면 500명에 달하는 몬둘리 교회 교인 자녀들뿐만 아니라, 인근에 위치한 아프리카 제 2의 육군사관학교 교수들의 자녀, 나아가 교육에서 소외되어 온 마사이 부족의 자녀들까지 모두 흡수하여 삼육교육의 이념을 따라 꼭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는 기관이 될 것입니다.


입구에서 바라본 학교 전경.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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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학교 건축을 위해 아름다운 헌신을 드려주신 모든 후원자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한 사모님의 기도와 노() 집사님의 헌신을 시작으로 큰 사역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께서 앞으로 어떠한 결과물을 우리 앞에 보여 주실지 참으로 기대가 됩니다. 허가를 위한 절차들이 신속히 마쳐지고, 학교의 주인이 될 까만 눈망울의 아이들을 맞이하는 날이 이르도록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