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이제 16살입니다. 엔다가우(Endagew)라는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지요. 그런데 2년 전, 어느 날부턴가 갑자기 왼쪽 팔과 어깨가 굳어졌습니다. 급기야는 왼쪽 다리까지 마비되어 하루아침에 반신불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가까운 하이돔(Haydom)의 한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로부터 병의 원인을 알지 못하며 따라서 회복불능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로 두 번 다시 병원에 가지 않았습니다. 대신 소녀는 바라바이크와 이락 부족의 용하다는 주술사들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한 오래된 주술사가 소녀의 두 다리에 부적을 붙여주었습니다. 이로서 악한 영은 소녀를 자신의 거주지로 삼고 밤낮으로 소녀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마을에서는 반신불수로 시도 때도 없이 악을 쓰며 쓰러져 버리는 이 소녀가 단단히 악마의 저주를 받았다며 손가락질 하였습니다.

 

그런데 소녀가 사는 이 엔다가우 지역에서 일주일간 전도회가 열렸습니다. 인근 지역에서 일하고 있던 다른 사역자들 16명도 이 전도회를 도우러 왔습니다. 낮에는 집집방문을 하고, 저녁에는 프로젝터를 이용해 예수님에 대한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전도회 4일 째 되던 날 저녁, 어머니 손에 이끌린 소녀가 저벅저벅 사역자들 앞으로 나왔습니다. 초췌한 채 악한 영에 사로잡혀 모든 힘을 잃어 버린 가련한 모습의 한 소녀를 앞에 두고 말씀을 폈습니다. 보지 못하는 자를 뜨게 하셨고, 죽은 자를 일으키셨던 강력한 예수님의 능력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곧 불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말씀으로 감동을 받은 소녀가 천천히 두 다리에서 부적을 떼었습니다. “, 그 부적을 이 불에 태우자.” 사역자들이 소녀에게 강권하였습니다. 소녀는 망설였습니다.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유일하게 오랫동안 자신의 의지로 삼았던 부적을 떼어낸 것만으로도 말할 수 없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소녀는 벌벌 떨기 시작했습니다. 부적을 잡은 손은 건장한 남자 사역자들이 아무리 떼어내려 하도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악한 영이 그녀의 손에 자신의 힘을 싣고 놓아주질 않았습니다.

 

저녁이 밤에 되도록 사역자들은 기도하고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며 소녀를 강권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부적을 이 불 안에 넣으라는 간곡한 호소에 소녀가 두 다리에 붙였던 부적 두 개를 불 속으로 던졌습니다. 던진 즉시, 소녀의 왼쪽 팔과 어깨, 그리고 다리에 생명의 기운이 되살아났습니다. 소녀는 예수님을 받아들인 즉시 고침을 받았습니다.

 

그 일이 있던 날 에쉬케쉬에 있었던 저희는 다음 날 바로 엔다가우 전도회 장소를 찾아 이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침례를 결심했던 이 소녀는 정작 안식일에는 교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의 변화는 전도회 기간 중 경험한 최고의 사건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 역시 주술사들의 악한 영보다 사역자들이 전하는 예수님의 능력이 훨씬 강하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목격한 증인들이 되었습니다.

 

본 전도회를 통해 8명의 영혼들이 침례를 받았습니다. 그 가운데는 1년 전, 엔다가우 지역을 저희에게 처음으로 소개했던 마리암 사모(Mariam Samo)목사의 어머니도 포함되었습니다. 의사의 길을 버리고 목사가 되어 오랫동안 가족으로부터 외면과 핍박을 받았던 사모 목사. 이 목사의 어머니가 끈질긴 기도와 성령의 강력한 역사하심 끝에 침례를 받게 된 것입니다.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탄자니아는 아직도 곳곳에서 주술이 횡행하고 악한 영이 날뛰는 곳입니다. 도망가(Domanga)라는 하자베 부족 지역에서도 저희가 영어교실을 하고 있는 레마라(Lemara)교회에서도 안식일 대예배 설교 시간에 악한 영에 사로 잡혀 큰 소리로 알 수 없는 말을 쏟아내던 몇몇의 사람들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많은 부족원들이 여러 전통의식들과 주술사들의 행위에 자신들의 몸과 영을 함부로 내어 맡기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곳은 어떤 의미에서 영적인 싸움의 격전지이며 대쟁투의 전장입니다. 아직도 사탄과 그의 부하 천사들이 이 땅을 두루 다니며 실제적으로 사람들의 영을 사로잡고 있는 만큼 더 강력한 기도와 말씀의 역사, 성령의 간섭이 필요한 곳입니다.

 

아프리카는 흔히 배고픈 사람들이 많기에 말씀 속으로 이들을 손쉽게 인도할 수 있을 곳만 같지만 오히려 무지와 전통이라는 미명 아래 악한 영이 득실득실한 곳. 이 아프리카 사람들을 예수님께로 인도한다는 것은 마치 한 사람의 생명을 얻기 위하여 빗발치는 총탄이 가득한 격렬한 전쟁터에 발을 들여 놓아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영적인 싸움은 언제나 예수님의 승리로 끝이 났고, 앞으로 그러할 것입니다. 이 우주적 싸움의 한 가운데 있는 아프리카의 모든 선교사들과 사역자들, 그리고 이곳의 교단과 목회자들이 날마다 새롭고 더 강력하게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00000엔다가우 전도회.jpg 00001엔다가우 전도회.jpg 엔다가우 전도회.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