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잠깐, 바라바이크와 하자베란?

 

바라바이크 BARABAIQ

아루샤(Arusha)에서 남서쪽으로 400km(거의 90도로 깎아 지르는 듯한 울퉁불퉁 자갈밭길을 통과하여 한눈에 펼쳐지는 바라바이크 땅을 밟기까지 아루샤에서 8시간 거리)를 달리면 하낭산(Mt. Hanang) 자락 아래 넓게 펼쳐진 Yaida Valley(야이다 평원)가 나옵니다. 그곳에 아내를 최소 4명까지 둘 수 있는 일부다처제의 공동체 바라바이크가 살고 있습니다. 바라바이크 혹은 다토가(Datoga)라고도 불립니다. 이들의 또 다른 이름이 있으니 바로 마사이들의 원수라는 뜻의 망아티(Mang'ati)입니다. 같은 유목민들로 늘 영토를 놓고 싸움을 벌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정부에 의해 사용이 금지된 호칭이라고 하네요.

 

이들이 슈카라고 하는 천을 몸에 두르고, 남자는 어릴 때부터 막대를 들고 양, 염소, 소 따위의 가축을 돌보는 모습을 보면 어떤 면에서 마사이와 무척 닮은 점이 많습니다.

 

바라바이크는 덩굴이 감싸진 커다란 나무를 숭배하는데 그 나무가 죽은 정령들의 안식처라고 믿고, 소중한 우유나 꿀을 나무에 부어 신앙을 표현합니다.

 

매우 놀라운 사실은 이 부족의 의식 가운데 성경의 속죄와 현저하게 유사한 의식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사람이 다투다 상대방의 머리에 피를 흘렸을 경우, 그 마을에서 살인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존경받는 어른이 흠이 없는 검은색 수컷 양 한 마리를 끌고 나옵니다. 이 어른은 신발을 벗고, 이 수컷의 입을 틀어막아 숨을 죽인 후 목에 칼을 대어 피를 내지요. 그 피를 가해자 주변으로 둥글게 뿌리면 가해자의 피흘림이 속죄를 얻는다고 믿습니다. 지금도 행해지는 성경의 어린양의 속죄의식과 너무나도 닮은 이 의식을 전해 듣고 소름이 끼쳤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를 통한 구원의 기별이 들어갈 통로가 이 부족 안에 이미 존재한다는 사실에 조용히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탄자니아 재림교회 역사상 110년 동안이나 복음이 들어가지 못한 이유가 있으니 바로 침례예식 때문이라고 합니다. 처음 이 부족에게 손짓을 했던 교단은 오순절 교회인데 이들은 바라바이크가 악신을 불러 일으킨다고 믿는 울부 짓는 방언으로 예배를 인도했다고 하네요. 바라바이크는 가족의 죽음 외에는 결코 울지 않는다고 합니다. 악한 영이 저주를 내린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하나님을 믿는다는 오순절 교회 리더들이 울면서 방언을 하는 모습, 사람을 물에 깊숙이 담가 침례를 베푸는 장면 등이 바라바이크로 하여금 강한 거부감을 들게 만들었고 따라서 오랫동안 기독교 자체를 밀어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성령의 강한 역사가 사람들의 마음에 휘몰아쳐 이들 안에 있는 높다란 편견과 선입견의 벽을 부수고 깨트려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되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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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라바이크의 10대 소녀들-

하자베 HADZABE!

건기 때는 풀 한포기 보이지 않는 대평원에서 사는 바라바이크 부족 옆에 길게 뻗어 있는 산 속에 사는 또 다른 원시부족이 있으니 이들이 바로 하자베입니다. 하자베는 바로 그 유명한 부시맨입니다. 부시맨(Bushman, 본래 서남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에 산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북동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 전역에 흩어져 사는 사냥과 채집을 생업으로 하는 San족임) 답게 저희가 작년 8월 이곳을 방문했을 때 마주친 어린 소년은 잘 깎인 활과 화살을 쥐고 활시위를 당기며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탄자니아 내에서도 손꼽히는 원시부족으로 바라바이크족 바로 접경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하자베는 몸집이 작고 동작이 굼뜬 사슴이나 토끼 같은 작은 동물은 절대로 사냥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연약한 부족원이나 노인들에게도 사냥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지요. 야생 열매를 딸 때는 반드시 씨앗이 될 만큼은 남겨 둔다고 하네요.

 

이 부족을 방문한 날도 어떤 청년이 전날 사냥한 코요테 털로 장식한 화살을 만지작 거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사진을 찍어 두지 않은 것이 아쉽네요.

 

이 지역에 교회와 학교를 세워 두 부족간의 경계를 헐고 그리스도를 전하길 원합니다. 바라바이크와 하자베의 손을 잡고 하늘 도성 입구에 서는 그날이 부디 오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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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베의 전통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