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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일은 삼육대학을 방문한 날입니다.

모처럼 모교를 방문하게 되니 반갑고 기쁜 마음이었지요.

마침 그 날은 체육대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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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수업이 없으니 만나고 싶은 분들을 더 잘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체육대회를 일찍 마치고 귀가하신 은사님들이 더 많았기 때문에

뵙지 못한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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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육대학을 방문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교수님들께 인사를 드리고 싶었고,

삼육대학에서 후원한 치코니 삼육중학교에 대해 말씀도 드리고

이왕이면 봉사대도 초청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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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 김원곤 교수님을 만나보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그분이 사회봉사단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봉사대에 관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총장님을 만나 대회에서 준비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6월에 우간다에서 건강세미나를 열어주신

마이클, 윤선미 선생님을 만나 점심을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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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정중이라 교내식당에서 식사를 하자며

저희 가족을 교직원 식당으로 안내해 주셨습니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여러 교수님들이 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저희 가족이 우간다에서 온 줄 알고 계시는 몇 분이

먼저 오셔서 인사도 해주시고 격려도 해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그 중에 한 교수님은 르완다에 가 본 적이 있다며 반가워하셨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만난 하계상 교수님을 따라 신학관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직접 쓰신 책을 사인과 함께 선물해 주셨습니다.

책을 받고 나오려는데 아까 식당에서 만난 한 교수님이 잠깐 이야기를 하자며

저희 가족을 부르셨습니다.

르완다에 다녀온 적이 있다고 하셨던 분이었습니다.

사실 만나고 싶은 분들은 거의 교내에 계시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김원곤 교수님을 만나 봉사대 문제를 여쭈어 보고 집으로 가려던 참이었습니다.

어쩌면 다른 교수님들처럼 이미 교내에 계시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여하튼 초청을 받아 그 분을 따라 개인 사무실로 들어가면서

문 앞에 적인 푯말을 읽게 되었습니다.

김원곤

저는 김원곤 교수님의 방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바로 저희를 불러주신 분이 김원곤 교수님이셨던 것입니다.

이런 섭리가 다 있을까요?

우리가 만나고 싶었던 분이 우리를 먼저 불러주시다니,

그리고 그 시간에 그분이 아직도 교내에 계신 것이 더 신기했습니다.

 

사실 삼육대학을 방문하기 며칠 전

우간다로 오기로 했던 의료선교팀이 취소를 하는 바람에 적잖이 실망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우리가 부족해서 일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꾸짖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무엇이 부족했을까 생각할수록 마음이 좋지 않았었습니다.

선교지에서 사역하는 기간 동안

봉사대나 선교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큰 특권입니다.

선교사가 나누어 주는 사랑은 부드럽고 따스한 봄바람이라면

봉사대나 선교팀이 나누어 주는 사랑은

뜨거운 여름의 더운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여름바람입니다.

누군가에게 위로와 새 기운을 주는 바람입니다.

그 누군가는 선교사 당사자가 될 수도 있고

선교지의 동역자가 될 수도 있고 선교지의 영혼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교팀이나 봉사대를 보내는 입장에서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왕복 비행기 값만 150여만원은 족히 드는 아프리카까지

10명 이상의 단체를 보내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재정과 시간을 헌신한 특별한 누군가를

원하는 숫자만큼 모으는 일도 역시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의료봉사단이 오기로 계획했을 때는 뛸 듯이 기뻤다가

그 일이 진행되지 않자 또 실망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삼육대학에서는 뭔가 좀 다른 느낌을 느꼈습니다.

내가 끌어당기는 것이 아닌 누군가가 인도하고 있다는 느낌말입니다.

 

그렇게 김원곤 교수님을 만났고

마침 다음날이 겨울 봉사대 마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봉사대를 받고 싶은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2011년 삼육대학에서 보내주신 후원금으로

치코니 삼육중학교 건물 기초공사를 시작하였습니다.

교육열이 높은 우간다에서는 안식일에 학교를 가지 않는 학생을 받아주는

학교가 많지 않아 교인 자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교육이냐 신앙이냐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아이들이

육을 선택할 때는 신앙에서 멀어졌고 신앙을 선택했을 때에는

교육을 받지 못해 자연히 교회의 수준은 뒤쳐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알고 세계복지지원단과 삼육대학의 도움으로

치코니 삼육중학교 기초공사를 하게 되었는데

교인들이 큰 헌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완성되지 못하고 남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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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의 건물은 이미 아이들이 사용하기 시작했고

비가 오는 날이면 비바람이 들이닥쳐

1학년부터 4학년까지 교회 건물에 모여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려야 했기에 학업에 지장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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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학비를 받아 창문을 하나씩 마련해 나가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1년에 1, 2개 정도 마련한다고 해도 5년이나 걸리는 까마득한 계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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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고 도움을 부탁드렸습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나오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오늘의 만남을 주선하신 하나님께서

이 계획에 함께 하실 것을 느낄 수 있어 그랬습니다.

또한 이 모든 일들이 그분의 영광을 위해 하는 선교사에게

일이 성사되거나 성사되지 않음은

그분의 섭리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어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그리고 우간다로 돌아왔습니다.

여러 차례 삼육대학과 봉사대에 관한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연락을 주고받을 때마다 사실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비행기 값이 예상보다 많이 나온다,

김원곤 교수님 대신 다른 분이 오게 될 것 같다,

학생들이 모아질지 모르겠다등등 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봉사대가 과연 올 수 있을까 싶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러는 중에도 마음은 평안했고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했습니다.

봉사대를 준비하는 이들은 추운 겨울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 까지

호빵을 팔며 치코니 학교를 돕기 위한 자금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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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되었던 다른 나라로 가는 봉사대들이 취소가 되기도 하고

우간다로 오는 봉사대의 지도교수를 찾기 힘든 상황도 있었지만

뜻하지 않은 곳에서 후원금을 받기도 하는 등

기도의 응답을 받는 경험도 하였다고 합니다.

 

이루어 질 수 없는 여러 상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18명 정예의 대원들이 20141월의 좋은날 우간다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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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가능케 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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