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수출해도 재고가 늘어나는 이유


영감의
글은 “외방 선교 사업의 번영을 위해서 좀더 관대하고 이타적이며 자아 희생적인 정신이 발휘된다면 국내 선교 사업이 전면적으로 발전될 것”이라고 했다. 외국의 선교지를 돕는데 자라나는 것은 선교지만이 아니다. 국내의 사업도 함께 발전한다. 그 이유는 "국내 선교 사업의 번영이 주로 하나님의 섭리하에서 먼 외국에서 행하여지는 전도 사업의 반사 작용에 의존되기 때문”이라고 교회증언 6권 27쪽에 기록되어 있다. 예언의 신은 신학 뿐 아니라 실천 신학 또는 선교학적인 측면에서 보아도 영감의 글임에 틀림이 없다. 복음은 아무리 수출해도 재고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 세 가지를 들어보자.

첫째 그리스도의 정신을 배우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기적이고 나태한 신자라 할지라도 선교지에 가면 이타적이고 부지런해지는 모습이 목격된다. 1000명 선교사들이 출국하는 모습을 보면, 해외로 영구 이주하는 사람들처럼 대형 이민 가방에 짐이 가득하다. 그러나 그들이 돌아오는 모습을 보았는가? 빈손에 여권과 비행기 좌석표가 전부이다. 모두 주고 돌아오기 때문이다. 교회 건축을 위해서 갖고 있는 모든 현금을 다 헌신했다. 카메라도 주었다. 옷도 주었다. 심지어는 한글 성경이나 찬미가도 그의 손에 들려 있지 않았다. 아무것도 받지 못한 현지인이 한글 성경이라도 선물로 달라고 해서 다 주었다고 한다. 가장 위대한 선교사이신 예수께서는 하늘의 부요한 분으로서 모든 것을 버리고 이 땅에 오셔서 당신의 피와 땀과 눈물을 주시고 당신의 살을 주셨다. 이런 무아적인 헌신을 선교지에서 연습하고 본국으로 돌아와 헌신하기 때문에 아무리 수출해도 재고는 남는다.

두 번째는 선교정신의 확산이다. 문화가 다르고 음식이 다르고 언어가 다른 선교지에서 일한 경험에 비하면 본국에서의 선교는 너무나 쉽다. 말을 더듬지 않아도 되고 통역도 필요 없다. 돌아온 선교사의 불붙는 열정은 옆에 있는 다른 신자들을 불붙인다. 기도하지 않고는 방언의 은사를 받을 수도 없고 영혼을 구원할 수도 없다. 선교지에서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게 해달라고, 내 손에 영혼을 붙여 달라고 코코넛 나무 기둥을 붙들고 기도하던 그 습관이 귀국한다고 해서 어디 가겠는가? 잠자는 교회를 깨우고 불붙이는 불쏘시개가 된다.

세 번째 이유는 선교사 경험을 가진 이들은 교회에 끝까지 남기 때문이다. 교회는 앞문이 열려 있어 비록 많지는 않을지라도 여하간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앞문만 열려 있는 것이 아니라 뒷문도 열려 있다는 사실이다. 침례받은 신자들의 절반이 6개월 이내에 교회를 떠나는 것은 현실적인 통계이다. 그러나 신앙의 연조가 아무리 짧을지라도 일단 선교사 운동에 참여한 이들은 계속 교회에 남는다. 선교지에서 매일 가르치고 다른 이들을 격려했던 그 가르침과 격려의 언어가 자신의 뇌세포에 깊이 각인되어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듣고 배운 것을 노트에 기록하는 것보다 실천을 통해서 가슴과 생활 속에 기록해두면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그러면 어느 선교지로 가야할 것인가. 다음에는 우리가 가야할 선교지들을 찾아보기로 하겠다.


1997년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