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갈길, 우리의 살길

2001년 3월 12일 작성, 목양자원고

권정행 목사/국외선교‧신탁‧청지기부장

우리의 갈 길 - 국외선교

“또 보니 다른 천사가 공중에 날아가는데 땅에 거하는 자들 곧 여러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게 전할 영원한 복음을 가졌더라”(계 14:6).

2001년 5월 19일, 한국연합회 31회 총회를 통해서 탄생한 국외선교부는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가장 기본적인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서 태어났다. 재림교회의 가장 기본적인 사명이란, 교회가 재림운동을 통해서 대실망을 겪었을 때, 주신 말씀 곧 “많은 백성과 나라와 방언과 임금에게 다시 예언하여야 하”(계 10:11)는 사명을 말한다. 세 천사의 기별은 “여러 나라와 족속과 방언과 백성에게” 전해져야 한다. 지금까지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는 비교적 이 사명의 성취에 성실해왔다. 그러나 한국 교회도 이 사명에 성실했는가 하는 문제에 다다르면 의아심을 갖게 된다. 성도 20만을 향하는 한국교회가 비록 때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국외선교부가 탄생되어 이 사명의 실천에 앞서게 된 것은 시대적인 요청에 부응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첫 회기에 국외선교부가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세계 선교에 관한 모든 관심을 보일 수는 없을 것이다. 우선 주어진대로 북한을 위시하여 북한 이북 쪽의 대륙을 향한 선교에 주력하게 될 것이다.

국외선교부의 우선적인 과제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북한 선교를 위한 인적 물적 자원 마련이다. 계속해서 북한 선교 인력을 모집하는 동시에 적어도 연 2회 이상 이들을 훈련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실제적인 북한 선교가 시작되면 적어도 400명 이상 500명 정도의 인원이 필요하게 된다. 코카 콜라 작전 개념이 필요하다. 2000년 6월에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자 미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를 해제했고, 경제제재 조치 해제가 발표된 다음 날 코카 콜라는 신의주를 통해서 평양으로 수출되었다. 코카 콜라는 모든 준비를 갖추고 있다가 때가 오자 순식간에 치고 들어간 것이다. 코카 콜라가 북한의 청량 음료 시장을 선점하여 다른 청량 음료의 추적을 따돌린 것처럼 북한이 실제로 복음에 대해 문호를 열게 될 때에 기회를 놓치지 말고 준비된 인적 물적 자원을 순간적으로 동원하여 북한 선교를 선점하지 않으면 인적조건이나 물적 조건이 앞선 교단에게 모든 것을 놓치게 된다.

북한 선교를 위해 연합회와 5개 합회는 매해마다 십일조의 1%를 적립하고 있지만, 남북한 관계의 급진적인 발전을 볼 때 기관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거교회적인 모금이 절실하다. 신자들마다 북한선교를 염두에 두고 기도 드리며 선교비용을 위해 과감한 희생이 필요한 때이다. 북한선교를 위해 연합회뿐만 아니라 합회별, 각 기관별로 감당할 수 있는 계획 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북한 선교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북한의 문을 열기 위한 교두보 확보가 중요하다. 북한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 미국 시민권자들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이들의 필요가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인접 국가인 러시아와 중국에 기지를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이일에 성공적인 예는 연변과학기술대학이다. 1992년 9월에 산업기술훈련학교로 문을 열고 이듬해에 4년제 대학 과정을 개교한 연변과학기술대학은 북한으로부터 같은 과정의 대학설립을 허가받았다. 러시아삼육대학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북한과 인접한 중국에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투자가 시급한 현실이다. 이를 통해 선교지의 인재 양성과 선교지 교회의 위상 제고 및 북한선교의 교두보 확보를 꾀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는 세계 선교를 위한 선교 인력 교육 파송과 선교지 관리이다. 세계 선교에 헌신하는 이들은 가장 탁월한 고급 전문인력이어야 한다. 선교사들은 그리스도의 희생 정신과 사랑, 그리고 어떤 환경에서도 창조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이런 가능성 있는 인력을 발굴하고 이들을 선교 전문가로 훈련시켜 선교사로 양성하여 적재 적소에 파송해야 한다. 해외의 교민들에게도 복음을 전해야 하겠지만 이제는 한국 재림교회의 선교가 자국민 선교(自國民 宣敎 - 일명 디아스포라 선교) 중심에서 점차 벗어날 때이다. 문자 그대로 모든 민족과 언어에 영원한 복음을 전파에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할 때이다. 선교 인력의 훈련에는 한국인 선교 사역자 훈련 못지 않게 선교지 현지의 지도자 양성을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 신속하게 선교지 현지 지도자들을 양성하여 교회를 지키는 일에 실패할 경우, 말씀에 갈급한 선교지의 연약한 교인들에게 이설과 분파 주의자들의 접근이 용이해져 힘겹게 얻은 영혼들과 교회를 잃는 경우를 역사에서 보아왔다.

해외 선교는 국내 교회의 성장을 도모하고 적체되는 목회 인력 자원을 소화할 수 있는 첩경이다. 세속화와 물질주의로부터 침체되는 교회를 살리는 길이 해외선교임은 예수님의 지상 명령을 통해서 그리고 각 교단의 실험을 통해서 이미 넉넉히 검증을 거친 결론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세 번째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30만 명 가까운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선교이다. 화잇 부인은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들을 위하여 성실하게 노력할 것 같으면 하나님의 사업이 지경 저편으로 확장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어떤 이들은 진리를 받고 곧 자격을 갖추어 이 나라와 다른 나라에 있는 저들의 동족을 위하여 일할 수 있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저들의 친구들에게 진리를 소개할 기대를 가지고 본래 저들이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저들은 저들의 친척과 이웃들을 찾아다니며 셋째 천사의 기별에 대한 지식을 전달할 수 있다”(리뷰 앤 헤랄드, 1914년 10월 29일)고 말씀하셨다.

한국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민을 받지 않는 나라이다.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은 언젠가는 한국을 떠나야 한다. 이들에게 재림기별을 전하면 그들이 본국으로 귀국하게 될 때, 비행기 표를 사주지 않아도, 비자를 발급받아 주지 않아도 평생의 선교지를 향해 귀국하게 된다. 급여나 보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평생 선교사가 되어 문화가 같은 자국민들에게 서로 이해가 가능한 자국어로 복음을 전하며 생활 속에서 선교하게 된다. 한국인 재림교인을 발굴하여 선교와 언어 훈련을 시키고 비자를 받아 급여를 지불하여 선교사로 파송하는 것보다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그들을 선교사로 출신국가에 돌려보낼 수 있다면 최상의 선교사가 될 것이다. 앉아서 세계의 땅끝까지 선교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우리의 살 길 - 신탁과 청지기

국외 선교가 우리의 갈 길이라면 신탁사업과 선한 청지기의 헌신은 우리의 살 길이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 있어도 재정이 받쳐주지못하거나 추진력이 없다면 소용없는 일이다. 보물이 있는 곳에 마음도(마 6:21) 따르기 마련이다. 성도들의 마음을 하나님의 나라와 복음 선교에 고정시키는 가장 탁월한 방법은 선한 청지기의 생애로 인도하는 것이며, 신탁 사업은 살아서 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의 허락된 생명이 다한 다음에도 주님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시간과 재능, 건강과 재물 그리고 복음의 청지기가 전통적인 청지기 개념이라면 환경의 청지기 직분은 현대적이며 창조의 기념일을 강조하는 안식일 신앙과 적절하게 부합된다. 전통적인 청지기 교육과 아울러 환경의 청지기에 관한 연구를 위해 환경 청지기 위원회의 구성이 바람직하며, 평생 청지기 직분을 위한 초/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청지기 조기 교육이 바람직하다.

신탁은 아직 한국에서는 초기 단계이며 홍보와 교육이 미비하다. 사회에서는 유산 안 남기기 운동, 유서쓰기 운동이 일어나고 있어 교회가 한발 늦은 느낌이 든다. 4월에 대총회와 지회의 신탁부장과 함께 합회의 신탁부장과 기관의 재무들을 중심으로 한 신탁 세미나가 예정되어 있어 신탁사업의 이해에 대한 새로운 전기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신탁과 선한 청지기 사례집 등의 발간으로 신탁과 청지기 사명을 고취시켜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