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의 탈진과 영성

  선교지는 선교사에게 영적전쟁터이며 선교사는 선악의 대쟁투를 수행하는 기치를 벌인 군대이다. 선교사의 생활 자체가 영적 전쟁의 중심에 서 있으며 선교사의 사역은 영적 전쟁의 최일선에서 영혼 구원을 위한 전초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문화가 다른 세계에서 복음전파의 사명을 가지고 하나님의 전신갑주로 무장하고 말씀의 검으로 하나님의 왕국을 건설하는 것이 선교사이다.
  K. O'Donnell에 의하면 선교사는 이 와중에 자신과의 싸움과 스트레스와 전쟁을 해야한다. 문화적으로는 새 문화에 적응하며 언어를 습득하고 생소한 모든 것들에 익숙해지는 적응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간적으로는 현지인들과 선교 동역자들과의 갈등을 겪기도 하며 가정 내의 긴장을 경험하며 가정에 대한 책임으로 괴로워하기도 한다. 조직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혼란한 사무처리와 선교정책, 일에 대한 압박, 지도력 스타일, 사역에 대한 만족도로 힘들어한다. 신체적으로는 새 환경에의 적응과 피곤, 질병과 노쇠등을 염려한다. 심리적으로는 해결되지 않은 과거의 상처, 우울증, 실패감, 지루함, 갱년기 장애등을 경험한다. 후원금 모금과 사용, 그리고 보고, 후원자 관리, 장래의 자녀교육과 노후대책등에 대한 고민이 선교사를 힘들게 한다. 영적으로는 바쁘고 힘든 선교지 생활 가운데 경건의 시간을 어떻게 유지하며 간교한 사단의 음모와 술수가운데 겪는 영적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가를 씨름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준비된 선교사도 언어등 문화적인 문제와 정신적 고달픔, 그리고 육체적 피곤으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며 탈진에 이르기도 한다.
  그러므로 선교사에게 요구되는 제일의 덕목은 이 영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인내와 충만한 영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적전쟁은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승리하며 하나님과 살아있는 관계를 어떻게 준비하고 유지하는지가 승리의 관건이다. 세계최대 선교단체인 위클리프선교회에는 실무적인 선교문제와 동일하게 정신적인 문제를 책임지는 지도자가 있어 선교사의 정신건강과 영성에 대한 통합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탈진상태를 자각하는 선교사는 먼저, 현 영적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평가를 해야 한다. 이 기간동안에는 선교사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삼가야 하며 섣부른 충고나 지시는 영적 탈진 상태를 심화시킨다. 둘째, 진단 결과에 따라 적절한 전문가의 도움과 협력을 구한다. 심신이 탈진하여 전문적인 치료를 필요로 할 때에 개신교에서는 선교사를 위한 한세클리닉과 같은 전문병원의 도움을 구할 수 있다. 때로 영적으로 탈진상태에 있는 경우에는 재림연수원같은 깊은 기도와 말씀묵상의 장소를 통하여 새로운 영적 활력을 찾고 사명감을 회복할 수 있다. 선교지에서 혼자 고군분투 하는 선교게릴라가 아니라 우리 모두와 함께 싸우는 하나님의 영적 군대가 되도록 모교회와 성도들의 한결같은 영적인 후원기도가 필요하며 이를 통하여 성령의 동행하심과 도우심으로 살아있는 선교사역이 이루어진다.
  선교사는 기본으로 돌아가서 우선 믿음의 원칙을 굳게 세우고 말씀 묵상과 기도생활을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선교사역의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고 선교 비젼과 전략을 가지고 꾸준히 이루어나가는 인내가 필요하다. 자기의 소명과 은사와 역량에 맞는 사역들을 진행해나가면서 거기서 자신의 믿음을 구사하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는 아내와의 투명성을 먼저 유지하여 어떤 비밀도 아내와 나누며 의논하여 혼자 모든 짐을 지는 수고를 나누어야 한다. 가장 귀중한 동역자는 곧 아내이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휴가와 감정적인 재충전, 그리고 신체적으로 아무리 튼튼해도 감정탱크가 비게 되면 결국은 탈진하게되고 더 나아가서는 탈진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감정적으로 쇠진되지 않도록 소박한 취미와 쉼을 통해서 계속 정서적으로 보충하는 시간들도 가져야 될 것이다. 그밖에 할 수 있다면 거룩한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교제를 하는 것입니다. 동료들과 선배들을 포함한 교제권이 형성된다면 매우 좋을 것입니다. 여기에서 정기적으로 자신들의 문제를 서로 나누고 기도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때로는 휴가를 같이 즐기는 등 거룩한 사람들과의 교제는 중요하다.
  선교사의 탈진을 극복하는 영성은 결국 선교사가 얼마나 영적으로 건강하느냐에 달려있으며 이것은 선교사 개인과 선교사의 가정과 선교사 파송기관과 성도들의 협력을 통하여 좀 더 쉽게 유지되고 심화된다. 혼자 있는 곳에서 함께 느끼는 선교문제라면 이미 절반은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먼저는 하나님과 하나되고 성도들과 하나되며 파송기관과 하나되어 하고 싶은 선교사역을 마음껏 할 때에는 선교지에서 겪는 선교사의 문제는 선교사를 낙심시킬 수는 있어도 쓰러뜨릴 수는 없을 것이다. 승리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다. 함께 하는 일에 실패하면 모든 일에 실패하게 된다.

선교지의 영적전쟁에서 선교사들이 승리하는 그날을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