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관리와 멤버케어

    선교사는 노무자가 아니며 회사원도 아니고 군대식 게릴라도 아니므로 선교를 위한 선교사 관리체계가 확립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세계복음주의 연맹(World Evangeliccal Alliance, WEA)과 International Bulletin of Missionary Research(2001)에 의하면 카톨릭과 개신교를 망라하여 425,000명에 달하는 전 세계 선교사들 가운데 5.1%가량이 선교사역을 중도포기하며 정상적인 은퇴와 선교사역이동을 제하고도 3.1%인 12,000명 이상의 선교사들이 선교사직을 떠난다. 그리고 한국, 브라질같은 신생 선교사 파송국은 기존 선교사 파송국인 미국, 영국, 호주보다 선교사 중도 탈락의 위험성이 더 높게 나타나며 오래된 선교단체일수록 중도 탈락율이 낮게 나타난다. 이같은 결과는 선교사 관리 및 멤버케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므로 선교사역 참여 선교사가 1,000명에 육박하는 한국 SDA도 단순 인력관리보다 적극적 선교사 멤버케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켈리 오도넬은 선교사 멤버케어(Member Care)란 선교사역에 참여하는 모든 인력을 돌보고 양육하며 성장 발전하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한다. 선교사역의 중도탈락을 예방하고 선교지에서 생존을 원활하도록 도우며 선교사의 지속적성장과 발전을 도모하여 선교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버티기식의 생존이나 획일적 계량화(計量化)를 통하여 선교 결실만을 계산하는 선교사 관리 시대는 지나가고 생존을 뛰어넘어 양육하고 성장시키는 것으로서 선교사 멤버케어가 세계화되어가고 있다. 이는 선교사에게 소명을 고취시키고, 선교사역을 통한 자아의 실현과 만족을 진작시키며, 선교사역 사전(事前)과 사후(事後)에 지속적인 관심과 케어를 제공하여 평생 선교의 기틀을 세우는 것이다.  

  특별히 아시아권 출신 선교사는 선교지가 서구적 가치관이 지배하는 사회라면 더 많은 혼란과 혼돈을 경험하게 된다. 아시아 선교사는 서구선교사에 비해 가족의 압력을 극복해야하며 아시아적 사고방식을 변화시켜야 하고 단일 문화적 사고방식에 폭을 넓혀야 하는 상대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므로 케어를 위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상호 신뢰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가족에 대한 목회적 케어와 조력, 언어프로그램의 융통성, 가족같은 선교팀 구축과 결속, 자녀교육에 대한 이해와 배려등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강한 소속감과 자부심으로 선교사역을 감당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물론 멤버케어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최상의 모델처럼 주님의 케어(master care)를 중심으로 자기 케어(self/mutual care), 파송자 케어(sender care), 전문가 케어(specialist care), 네크워크 케어(network care)가 단계별로 유기적인 서클형태로 확대 제공된다면 최선이다. 하지만 이같은 멤버케어 시스템을 갖추는데는 전문적인 인력과 재정이 필요함으로 아직은 시기적으로 요원하다 하겠다. 그러나 여전히 기초적인 선교사 케어를 위해 선교사의 필요와 주변 상황에 따라 몇 가지 케어 영역으로 나누어 실제적 도움을 제공해 줄 수 있다.

  먼저 선교지 지역상황에 따른 케어이다. 문화충격, 상이한 언어와 세계관등을 경험하는 선교사에게 적절한 전문가적 조언과 선교자료를 제공하고 선교비젼을 공유해 나가는 것이다. 둘째로 개인사정에 따른 케어이다. 건강, 자녀교육, 가족복지등 선교사가 가진 개인적인 고민들을 함께 나누며 해결책을 모색하고 제시하는 것이다. 본국의 선교사 가족에 대한 목회적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며, 선교사 의료지원체계와 선교사 자녀(Missionary Kids, MK)들을 위한 국제 기숙학교 설립을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셋째로 인종차이에 따른 케어이다. 인종우월주의나 또 다른 형태의 민족우월주의같은 인종차별주의를 배격하고 상호 장단점이 있는 객관적인 동등한 인격으로서 복음을 전하도록 가치관을 정립하고 타 민족과 인종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선교사의 리더쉽 스타일도 전제형이나 독재적이 되지 않고 조화로운 민주적 리더쉽이 되도록 지도한다. 끝으로 선교현실에 따른 케어이다. 선교동역자와 관계, 현지인과 융화 및 현지교회와 협력, 선교지 교회 목회케어, 선교본부와의 의사소통등을 원활하게 유지하도록 정기적인 관찰과 피드백을 통한 객관적인 평가를 제공하고 효과적인 선교 대안을 준비한다.

  선교사 멤버 케어의 핵심은 선교의 수단이나 방법으로서 선교사와 선교사역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선교를 위한 동역자적 관계에서 나누는 사랑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선교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케어하지 못하므로 발생하는 재정적인 손실은 부차적인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 여파로 선교사 개인에게는 평생에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남기고 교회에는 선교에 부정적인 시각과 자원하여 헌신하기 어려운 현실을 만든다. 선교사와 선교를 이해하고 선교사를 사랑하며 선교사의 심정으로 선교현실을 풀어나가는 것이 멤버케어이다. 내가 선교사라면 무엇이 필요할 것인가? 선교를 위해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문제이다.

“수고하고 애쓰며 여러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 이 외의 일은 고사하고 오히려 날마다 내 속에 눌리는 일이 있으니 곧 모든 교회를 위하여 염려하는 것이라 누가 약하면 내가 약하지 아니하며 누가 실족하게 되면 내가 애타하지 않더냐(고후11:2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