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M 2기 일본 토미구스쿠교회 남형우 목사

 

토미구수쿠 교회는 비록 개척교회이지만 이 교회를 섬기는 보이지 않는 손길들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한 분이 같은 지역 교회인 슈리교회의 오스미 집사입니다. 택시 운전을 하며 만나는 모든 승객들에게 전도지를 전하는 멋진 할아버지 집사님이십니다. 자신들(일본인)이 해야 할 일을 한국인 선교사가 대신해 준다고 매우 미안해하십니다. 자신이 선교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음에 죄스러워하는 그분의 모습에서 일본 선교의 희망을 보기도 합니다.

오스미 집사님은 매주 수요일이면 50리터의 이온수를 사서 저희 집을 찾아오십니다. 일주일간 선교사가 좋은 물을 마시고 건강하게 복음을 전하도록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며 그만두시라고 해도 그 일을 자청해서 일 년 넘게 계속하고 계십니다. 10리터의 물통 다섯 통에 담긴 오스미 집사님의 사랑에 지난 일 년 감기 한 번 앓지 않고 지내었습니다. 오타키에서는 비염으로 그렇게 고생을 했는데, 이곳에서는 언제 내가 비염 환자이었나 할 정도로 건강해졌습니다.

오스미 집사님은 물만 주시는 것이 아니라 언제부턴가 제 명함을 다 가져가시더니 승객 중 토미구수쿠나 교회 근처에 사는 사람을 만나면 “한국인 선교사가 근처에 살고 있어요. 기도가 필요하면 연락해 보세요.”라는 말과 함께 명함을 전하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명함을 보고 저한테 누가 전화를 할까 하고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작년 9월 한 아주머니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가정 폭력으로 이혼 후 딸과 함께 살고 있다는 자기소개와 함께 자기 집에 방문해서 기도를 해줄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기쁜 맘으로 달려갔고 그곳에서 그녀에게 어떻게 저에게 전화를 하게 되었는지 듣게 되었습니다. 이분도 오스미 집사님의 택시 단골 승객이었던 것입니다.

그동안 일반 개신 교회를 20여 년간 다니고 있었지만 정작 담임 목사의 가정방문을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다는 고백을 하며 “오랫동안 다녀왔던 교회라 교회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래도 기도를 해 줄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럼요. 얼마든지 기도해 드리지요. 날마다 라도 불러 주세요. 기도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답변을 드렸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모녀는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걸어와 기도를 요청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은 밤 11시에도 전화를 해 “지금 방문해 줄 수 있느냐?”라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긴 세월 동안 남편의 폭력으로 우에하라 요시코 아주머니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29살의 둘째딸은 결혼을 했었지만 아버지의 폭력으로 말미암아 정신 불안증을 앓고 있었기에 결국 이혼하고 어머니와 둘이서 살고 있었습니다. 큰아들은 아버지의 폭력에 대항하다가 아버지로부터 정신병자로 몰려 정신병원에 입원한지 벌써 20년…. 간호사인 큰딸은 이런 가정의 모습이 싫어 직장을 핑계로 도쿄에 간 후 간간이 연락만 하고 지낸다고 했습니다. 건축을 전공하고 토목기사 1급 자격증이 있는 둘째 아들은 어려서부터 겪어온 가정환경의 영향으로 결혼도 기피하고 회사에서의 인간관계도 늘 긴장감과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한 심령의 소유자들을 만나면서 어떻게 이들을 돌보아 주어야 할까 고민하던 중 매주 수요일마다 가정 성경공부와 상담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직장 때문에 성경공부에 참여 못하는 둘째 아들을 위해 금요일 밤 9시부터 1시간 정도의 인생 상담(?)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둘째 딸을 위해서는 매주 월요일 피아노를 가르치며 찬미가 연습을 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두 달을 보낸 지난해 11월 “이제 재림교회를 나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저희 큰아들도 매주 안식일 외출을 신청해 교회 나올 것입니다. 도와주시겠습니까?”라는 뜻밖의 고백, 아니 준비된 고백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에서 타 교파 교인을 전도하는 것이 금지된 불문율(?)인 줄 알고 한 번도 저희 교회 이야기를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자발적인 고백을 해오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6개월이 지난 4월 우에하라 히로코상의 침례식을 본 후 자신들도 침례를 받겠다며 먼저 침례 결심을 전해 왔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불러 모으시는 놀라운 섭리를 경험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2개월이 지난 6월 17일 자매 교회인 나하 교회와의 연합 예배, 연합 침례식을 통하여 어머니 우에하라 요시코, 장남 우에하라 카즈야, 차녀 우에하라 마유미 이렇게 3명의 새 영혼이 믿음의 한 식구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침례식을 마친 후 어머니와 차녀 마유미의 아름다운 고백 “토미구수쿠 교회가 저희 가족을 구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희 가족을 다시 회복시키셨습니다.”를 들으며 나하 교회와 토미구수쿠 교회가 함께 하나님께 기쁨을 돌렸습니다.

아직 결심을 미루는 차남 우에하라 센다를 위해 어머니는 오늘도 그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전 남편을 용서했기에 더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자녀들에게도 아버지를 사랑하라고 권면하고 있는 우에하라 요시꼬상, 그녀의 믿음대로 그녀의 가정이 회복되기를 기도합니다. 여전히 사단과의 치열한 영적 전쟁을 치르고 있는 둘째 딸 마유미가 요즘 탐독하고 있는 ‘정로의 계단’을 읽으며 날마다 한 계단, 한 계단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삶을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1,우에하라 요시코가족 침례.JPG

우에하라 요시코 가족 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