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슈엔화(劉軒華)

대만 난토우 교회(PMM 3기 안명찬 목사)

 

       나는 2007 6 4일을 잊을 수 없다. 예수님을 아는 계기가 된 날이기 때문이다.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은 몇 년 사이에 한국 바람이 거세다. 나도 그 한류에 녹았나 보다. 6 4일 첫 수업을 마치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한국에서 온 골든엔젤스라는 음악팀이 노래 공연을 한다고 하시며 전부 강당으로 모이라고 하셨다. 강당에서는 연방 싱글벙글 웃는 골든엔젤스 단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덟 명의 남녀 혼성팀으로 구성된 그들은 온 힘을 다해 노래를 불러 주었다. 그런데 내가 이제까지 들어오던 노래와는 많이 달랐다.

       그들의 노래 제목은 러빙 갇(Loving God), 씨너(Sinner), 알파 앤드 오메가(Alpha and Omega)와 같은 기독교에 관련된 것이었는데, 불교에 젖어 있는 내게 색다른 느낌을 주는 노래였다. 무대에서 노래하는 대원들 외에도 선하게 생긴 안명찬 목사님과 역시 한국에서 온 한복을 입은 어른들과 아이들도 따라와서 노래 시작하기 전후에 열심히 전단을 나누어 주고 우리와 같이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노래 자막을 넘겨주는 한국 아저씨는 골든엔젤스가 노래를 부르면 같이 작은 소리로 따라 부르면서 감격에 겨운 듯 입으로는 웃음을 띠면서도 눈에서는 눈물을 줄줄 흘리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 나도 모르게 가슴속이 찌르르했다.

       골든엔젤스의 공연이 아쉽게 끝났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땀을 뻘뻘 흘리며 한 시간 동안 우리에게 들려준 그들의 노래는 나의 마음을 감동으로 가득하게 해 주었다. 그런데 사실 골든엔젤스의 공연은 너무도 좋았으나 교회에 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서서히 기억 속에서 아름다운 노래와 그들의 모습이 잊혀 갔다.

       1년이 지난 어느 날, 친구들과 무심코 교회 부근을 지나가는데, 교회 바로 앞 길거리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골든엔젤스가 다시 왔나 하고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보니 그 사람들은 아니고 한국에서 온 ACT 대원들이었다.

 <2007 12월 김진영 목사님과 충청합회 ACT 전도회>

       나는 그들의 노래를 듣고 또다시 감동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러나 집에 가야 할 시간이라 발길을 돌리려고 하는데 학생들이 나와 친구들의 손을 잡고 반강제로 교회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그날은 마침 전도회가 거의 끝나가는, 침례 결심서를 쓰는 날이었다. 설교 도중에 같이 교회에 이끌려 왔던 두 친구는 집으로 가고 나만 혼자 끝까지 설교를 들었다. (예수님이 친구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시고 나를 선택하셨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설교 말씀이 나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결심서에 침례 받겠다고 쓴 다음 그것을 목사님에게 드리고 얼른 집으로 돌아왔다. 안명찬 목사님은 예배가 끝난 후 침례 결심을 한 나를 찾아서 확신하게 된 사유를 물으려고 했다는데, 뒤에 앉아 있었고 집에 가기가 급하여 가버리게 되어 목사님께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막상 침례 결심서는 작성하였으나 침례 받는 날인 12 30일이 되자 교회에 갈까 말까 망설여졌다. 그러나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열심히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러 오는 것을 생각하니 분명히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도 그런 한국 사람들의 봉사와 사랑을 본받아 다른 사람들에게 그 사랑을 나누어 주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침례 받으러 교회로 찾아가는 발걸음이 가볍고 기뻤다. 교회에 들어서니 목사님과 다른 분들이 너무나 반갑게 맞아 주셨다. 마침내 침례식이 이루어졌다.

       내 인생을 바꾼 침례……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그분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목사님의 말씀에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침례를 받는 동안 마음이 평안하고 왠지 모를 큰 감동이 밀려왔다. 세상이 달라 보였다.

       침례를 받은 후에는 교회에 자주 나가고, 무슨 일이 있으면 기도하게 되었다. 예수님의 사랑을 좀 더 많이 알게 되니 선교사들이 왜 멀리 대만까지 와서 수고하는지 알게 되었다.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시는 목사님과 전도를 위해 찾아오는 한국 사람들이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그분들이 던진 선교의 그물에 내가 걸린 것이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나도 복음전도의 그물을 던지는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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