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쟈후이(陳加惠)

대만 난토우 교회(PMM 3기 안명찬 목사)

 

       나는 대만 사람들이 잘 걸리는 우울증에 걸려서 일상생활이 늘 어렵고 힘들다. 어떤 때는 그냥 이대로 죽어 버렸으면 하고 생각할 때가 잦다. 부모님은 두 분 다 돌아가시고 친구도 없다. 내 삶은 왜 이럴까?

       2006 12월이었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도 교회가 있다는 것을 몰랐는데(한국의 삼육대학교 신학과 학생들이 마침 전도회를 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이 한국의 전통 복장을 입고 열심히 길가는 사람들에게 전단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내 손에도 한 장 쥐여 주었는데, 무심코 그 종이를 받은 내게 대만 말로 감사하다면서 쎄쎄를 연발하는 것이었다. 잘 웃지 않는 나지만 그들의 그런 모습이 사랑스럽기도 하고 좀 우스꽝스럽기도 하여 피식 웃었다. 얼마 만에 그렇게라도 웃어봤는지 나 자신이 신기하였다.

       ‘어떤 사람들일까, 무엇 때문에 남의 나라에 와서 저렇게 열심일까?’ 궁금하여 교회에 들어가 봤다. 아무도 없었다. 도교나 불교가 왕성한 우리 대만은 예수님이나 교회에 대해서는 너무 생소하고 익숙지 못하다. 그러므로 교회에 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어려운 일임을 잘 안다.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고 나 혼자만 앉아 있으려니 좀 부끄럽기도 하여 가버릴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다. 그런데 예배가 시작되기 전에 학생들이 나와서 아주 감동적인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1절이 끝나고 2절이 시작되자 나도 모르게 두 눈에서 눈물이 마구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교회와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게 되었다.

        그러나 가끔 전도회가 열리면 빠지지 않고 나가는데 전도회가 끝나면 드문드문 교회에 나갔다. 교회뿐만 아니라 어떤 다른 곳에도 계속 나가는 것은 나태하고 게으른 내게는 체질상 맞지 않는다. 어쩌다가 교회에 나가게 되면 안명찬 목사님과 사모님이 나를 아주 반갑게 맞이한다.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아직 안식일에는 한 번도 교회에 나가지 못했다. 그래도 두 분은 교회를 찾아 주는 것만도 고맙다고 한다. 그런 두 분의 사랑이 고맙다. 부족하고 보잘 것 없는 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서 고맙다. 예수님도 목사님 내외분처럼 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기다리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언젠가는 제대로 된 교인이 되어 안식일에 꼭 예배를 드리러 가고, 하나님을 나의 구주로 받아들이고 침례로 거듭나리라 다짐해 본다. 하나님이 도와주시리라 생각한다. 고마운 분들을 대만으로 보내주신 한국 교회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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