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7 (일)

2008년 12월 7일 일요일

 

“또 내게 말씀하시되 이루었도다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나중이라 내가 생명수 샘물로 목마른 자에게 값없이 주리니”(계 21:6).

우리 하나님께서는 모든 수여자 중 가장 위대하시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은 인류에게 가장 큰 선물을 주셨다. 십자가로 인해 생명수는 목마름을 인정하는 모든 이에게 값없이 주어졌다(요 7:37~39 참조). 그러나 죄는 우리 중 많은 이가 하나님의 선물을 받아들이는 데 심히 주저하도록 만든다. 선물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우리 삶에서 어느 정도 통제력을 잃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많은 연약한 사람이 선물받는 것을 꺼리게 되는데,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선물도 꺼리게 된다.

필리핀에서의 전도 경험을 회상하면서 한 친구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하였다.

전도회 첫날 저녁, 나는 심술이 난 듯한 열 살 전후의 한 소녀를 보았다. 그 소녀는 늘 주변 사람들에게 언짢아 보였다. 내가 허리를 구부리고 소녀의 이름을 물어보자, 소녀는 잠시 놀란 듯 당황했으나 짧게 ‘쉐리’라고 퉁명스럽게 말하였다.

그 후로 나는 항상 소녀를 만날 때마다 인사하고 미소 짓는 것을 특별한 사명으로 여겼다. 쉐리는 미소 짓기도 하고 도망가기도 하면서 애매모호하게 반응하였다. 때론 내가 앉아 있는 뒤로 달려와서는 내 어깨를 가볍게 만지고 사라지곤 하였다.

쉐리는 항상 깔끔하고 동그란 머리핀으로 머리를 묶고 다녔다. 나는 소녀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 머리핀을 하나 사서 소녀에게 주었다. 소녀는 그 핀을 한 번 꽂아 보고는 몇 분 뒤에 머리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나타났다. 그때 이후로 쉐리는 집회에 올 때 머리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메시지는 아주 분명하였다. 소녀는 나에게 누가 그 상황을 통제하는지를 보여 줄 작정이었다.

그 집회의 마지막 날이 다가왔고, 나는 위험을 감수하며, 그 소녀에게 다른 머리끈을 선물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번에는 고무 밴드가 부착된 밝은 분홍색 하트 모양 머리끈이었다. 나는 머리끈을 비닐봉지에 넣어서 앉아 있는 소녀의 무릎 위에 놓았다. 쉐리는 약간 놀란 듯했고 나는 걸어 나왔는데, 그것은 내가 소녀의 공간을 침범하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날의 나머지 시간 동안 나는 그 소녀를 별로 보지 못하였다. 나는 소녀에게 또 다른 선물을 주는 모험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내가 떠나려 할 때 한 손이 뻗어 나와 나의 팔꿈치를 가볍게 건드렸다. 평소와 같이 달아나는 소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소녀의 머리에는 그날 아침 내가 준 분홍색 머리끈이 있었다. 깊은 평화와 만족감이 나의 영혼을 가득 채웠다. 소녀는 마침내 그 선물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주님, 저에게 용기를 주셔서 주님의 가장 위대한 선물을 받아들이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제 삶을 빚게 하십시오.

이 높은 이상에 도달하기 위하여, 우리는 영혼을 넘어지게 하는 것을 버려야 한다. 죄가 우리를 사로잡는 것은 의지를 통해서이다. 의지를 굴복시키는 것을 눈을 빼 버리거나 손을 베어 버리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의지를 하나님께 굴복하는 것이 평생을 병신이나 절뚝발이로 보내기로 동의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자주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병신이 되고, 상처를 입고, 절뚝발이가 되더라도 생명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 더욱 좋다고 말씀하신다. 그대가 재난으로 생각하는 그것이 최고의 유익에 이르는 길이 된다(보훈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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