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29 (안)

2008년 11월 29일 안식일

 

“바다가 그 가운데서 죽은 자들을 내어 주고 또 사망과 음부도 그 가운데서 죽은 자들을 내어 주매 각 사람이 자기의 행위대로 심판을 받고”(계 20:13).

버스터는 그저 보통 고양이였다. 특별한 종자도 아니고, 그저 함께 살기에 즐거운 두 가지 성격을 지닌 쾌활한 고양이였다. 들쥐, 칩멍크, 다람쥐, 두더지, 새 등 모든 작은 짐승은 그가 나타나 돌아다니기만 하면 매우 조심하였다. 한편, 아이들과 놀 때는 아주 점잖고 사랑스러워서 마치 그의 모든 유전자 속에는 거친 성격의 염색체가 전혀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리고 그는 12시간 이상 집을 떠난 적이 없었다. 그런데 하루는 고양이가 없어졌다. 우리는 72시간이나 찾아 돌아다녔지만 찾을 길이 없었다. 우리의 염려와 두려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지기 시작하였다. 삼일 후에 온 가족이 특별 기도를 하려고 모였다. 나는 지금도 내 아내의 기도를 기억하는데, “주님, 어디서 죽어 가고 있더라도 우리 고양이를 돌아오게 해 주셔서 적어도 어떤 일이 있었는지만이라도 알게 하십시오. 만일 할 수 있으시면 천사를 보내셔서 고양이를 데려오게 하십시오. 우리는 고양이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바로 다음 날 창문 앞에서 예배를 드리던 아내가 갑자기 “버스터예요! 버스터요! 버스터가 돌아왔어요! 그가 마당에 있어요!”라고 소리쳤다. 우리는 옷을 입는 둥 마는 둥 우르르 밖으로 나가 이 사랑스런 방랑자를 맞이하였다. 그런데 우리 고양이 옆구리에는 큰 구멍이 나 있었고, 상처는 파리 떼와 구더기로 가득 차 있었다. 눈물과 기쁨이 뒤엉킨 우리는 하나님께서 아내의 기도에 응답해 주셨음을 깨달았다. 버스터는 우리에게 작별을 고하려고 찾아왔던 것이다!

쓰린 가슴으로 우리는 그를 가만히 안아다가 집에 넣고 수의사를 불렀다. 하지만 치료할 수 없었고, 온 가족은 동물 병원으로 가서 그에게 작별을 고하였다. 우리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버스터는 겨우 앞발을 들어 우리에게 인사를 건네고는 바닥에 쓰러졌고, 마지막 숨을 쉬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 우리 다섯 명은 소리 내어 엉엉 울며 그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했다. 동물 병원을 벗어나 햇볕으로 나왔지만 날은 어둡게만 보였다.

죽음도 끝장날 것이라는 사실은 위로가 된다. 어느 날 우리는 사랑하는 이들과 다시 만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경계선을 넘지 못한다면 영원한 이별을 대신 선택하게 될 것이다. 버스터도 거기 있을까? 나는 알 수 없다. 전능하신 하나님이시지만 버스터의 어리고 애교스런 모습이 영원히 보전될 것인지 나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것 한 가지만은 알 수 있다. 만일 버스터가 거기 없다면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더 좋은 것을 준비하셨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다.

주님, 저는 사망이 ‘포기’해 버릴 그날을 고대합니다. 그때까지, 주님께서 주신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게 하십시오.

만일, 사람들이 하나님의 요구에서 떠나 스스로 의무의 표준을 세울 것 같으면, 각 사람의 마음에 따라 여러 가지 표준이 있게 되고, 주권도 주님의 손에서 빼앗게 될 것이다(보훈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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