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일 일요일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밤에 환상이 바울에게 보이니 마게도냐 사람 하나가 서서 그에게 청하여 가로되 마게도냐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하거늘”(행 16:9).


모두 36명이었습니다. ‘참 빛’을 품은 자들이었습니다. 불과 두 달 기간에 용강의 주흥리, 현암리, 입석리, 중화의 요포리 등에서 일어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구니야 전도사에게 ‘마게도냐의 부르짖음’(행 16:9)을 담아 편지를 보냈습니다. “우리-남자 16명, 여자 14명, 아이 6명-는 믿고 침례 받기를 원합니다. ... 이 편지를 보시면 지체 없이 배타고 오셔서 이 진리를 믿는 우리와 연합하여 교회를 세우시고 죽어가는 영혼들을 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우리는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그 당시 일본 미순(美順, Mission)장이었던 필드(F.W.Field) 목사가 1904년 9월 22일자「리뷰 앤드 헤랄드」지에 소개했던 편지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경이적인 영적 역사가 일어난 것은 하나님께서 특별한 섭리 가운데 이응현과 손흥조에 이어 또 한 사람 임기반을 만나주신 결과였습니다.


고베에서 이응현은 하와이로 떠났으나 손흥조는 수속 미비 때문에 우리나라로 다시 돌아와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귀환 길은 전혀 어둡지 않았습니다. 마음속에 진리의 횃불이 타오르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배 안에서 벌써 전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진정 빛이 있는 자는 그 빛을 비추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의 전도를 받은 사람 중에 서북지방의 개화파 지식인이자 감리교 신자인 임형주라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하와이에서 우리 동포를 위하여 계몽지도자로 일하다가 사정이 생겨 실의에 잠긴 채 귀국하던 길이었습니다. 그러한 그가「세 천사의 기별」를 듣고 깨닫게 되자 새로운 전도 사명을 품게 되었습니다.

임기반선생.jpg


마침내 배가 인천에 닿았습니다. 손흥조는 내려 해주를 향하여 떠났고, 임형주는 진남포까지 갔습니다. 그의 귀국 생활은 곤경스러운 것이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하나님의 영은 전도 사명에 진력하도록 그를 이끌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의 반석(盤石) 위에 기초(基礎)를 세운다는 의미에서 이름도 기반(基盤)으로 바꾸고 특심으로 활동하여 36명의 신앙 동지들을 얻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나라 사람에 의하여 우리나라에 재림교회의 초석이 놓여졌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세계 재림교회사에서도 아주 드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주님, 한 사람이 성령에 이끌릴 때에 얼마나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는지 깊이 깨닫습니다. 우리도 하늘의 선한 도구가 되게 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