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읽는 시

봄을 알려거든

내밀한 발소리가 분주한 들로

나아가 나부터 깨어나자

 

 

봄은 가장 외로웠던

길이 아닌 곳부터 더듬어

한 곳 소홀함이 없이 찾아온다

 

 

싹을 틔우고

강인하게 키우려 비바람에

냉정하게 흔들다

 

 

끝내

사랑 받는 꽃으로 피워내고

조용히 제 자리로 돌아가는 봄은

 

 

분명 아름다움이다

꽃이 피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피도록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리 살고 싶다

봄의 정기를 받아 그리 살다가

그리 살았다 하고 싶다

-山雲 신현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