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닻

1597년 9월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전함으로 중무장한 일본 전함 133척을 전멸시킨 명량대첩은
세계 해전사에 길이 빛나는 금자탑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명량은 해남과 진도 사이의 좁은 물길로, 길이 약 1km에, 폭이 500여 미터가 채 안되는 곳이다.
십리 밖에서도 조류 흐르는 소리와 소용돌이치는 물 울음소리가 들린다 하여 붙인 이름이 명량, 울돌목이다.

이러한 울돌목 격류위에 늘어선 조선 전함은 고작 소나무로 만들어진 판옥선 13척에 불과했고,
조류를 타고 울돌목으로 접근하는 일본 배는 얼핏 보아도 100여 척이 훨씬 넘었다.
그 뒤로도 얼마나 많은 배가 있는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일본 함대는 그야말로 바다를 새까많게 메우며 울돌목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당시 일본군은 연합 함대였다. 도도 다카도라, 구키 요시하키, 구루지마 미치후사 등,
이름난 수군들이 연합 함대를 이루었던 것이다.


 도도 다카도라는 첫 해전인 옥포 해전에서 이순신에게 참패했고 구루지마 미치후사는
당항포해전에서 이순신에게 패하고 걸어서 도망간 경험이 있었다.
모두가 이순신에게 당한 패전을 설욕하겠다는 투지가 넘쳤다.
이제 그들은 조선 수군, 이순신 함대가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13척의 이순신과의 전투는 전투라고 여기지도 않았다.
10배나 많은 군선이 그냥 지나가기만 해도 조선 함대는 저절로 무너질 것이라 여겼다.
아무리 이순신이 신출귀몰하더라도 결코 질 수 없는 전투라고 생각하며 그들은 명량으로 몰려들었다.

일본군 전함들은 마침 때맞춰 흐르는 조류를 타고 조선 함대를 향해 울돌목으로 손쉽게 몰려들었다.
 반면 조선 이순신 함대는 거센 역류에 닻을 내린 채 노를 저으며 가까스로 대형을 유지했다.
드디어 격렬한 전투가 시작되고 2시간 가까이 지날 무렵 이순신 장군이 이미 파악한대로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기 시작했다.


울돌목 바다가 몸을 뒤채더니 물살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군에게 순류이던 물살이 갑자기 거꾸로 바뀌면서 역류가 되었다.
일본 함대의 선두에 섰다가 역류에 휩쓸려 파손된 배들이 일본군 함대 진영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배의 잔해와 파편들이 일본군 배에 부딪혔다. 역류를 뚫고 전진하기란 불가능했다.
동시에 조선 함대 측에서 때를 놓치지 않고 천지를 뒤흔드는 소리와 함께 무수한 총통이 불을 뿜었다.
순식간에 전황이 바뀌고 있었다.
일본군은 역류에 휩쓸려 전 함대가 혼란에 빠졌고 그 틈을 타서 조선 판옥선들은
닻을 튼튼히 내린 까닭에 치밀하고 정확하게 포격을 가해 단숨에 일본군 전함들을 전멸시켜 버렸다.


 명랑대첩의 승리 요인 가운데 중요한 것은 거센 역류에도 전함을 안정되게 유지시킬 수 있게
닻을 튼튼히 내린 것이었다. 닻은 이처럼 배가 어떠한 풍랑이나 거센 역류를 만나도 흔들리지 않고
안정을 유지하도록 하는 기능을 가졌다.


우리 인간의 “영혼의 닻”도 마찬가지이다. 어디에 “영혼의 닻”을 내려야 영원히 안정되고
 확실한 승리와 축복을 누릴 수 있겠는가? 작은 배든 큰 배든 배에는 닻이 있다.
 표구에 닻을 내리고 있으면 어떤 풍랑도 이길 수가 있다. 환난도. 어둠도. 세찬 비바람.
태풍도 배를 움직이지 못한다.


 바로 우리의 영혼의 닻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오늘 우리 모두 우리의 소망의 닻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우리의 짐을 내려놓고 참된 평안과 행복 그리고 안정감을 가지시는
선교사님들이 되시기 바란다.


선교사가 가지는 마음의 불안들이 몰려올 때 내 영혼의 닻을 그리스도께 내리면 그 모든 것은
쉽게 사라질 안개와 같은 것이다.
주께서 각곳에서 일하시는 모든 선교사님들에게 축복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