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표제
 오늘날 알려진 최고(最古)의 헬라어 사본들에서 이 편지서의 표제는 단순히 “디도에게” 로 되어 있다. 바울이 처음에 이 글을 썼을 때에는 하나의 개인적인 서간(書簡)으로 썼으므로, 그 편지 자체에는 형식적인 표제가 붙어 있지 않았을 것이 틀림없다.
 2. 저자
 다른 목회 서신들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현대의 비평적인 학자들은 이 편지서의 저자가 바울이라고 하는 편지서 자체의 주장(딛 1:1)을 일반적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편지서 자체의 주장과 언명을 전혀 의심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3. 역사적 배경
 이 편지서는 당시에 그레데 섬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하여 목회에 종사하고 있던 디도에게 보내진 편지이다. 이 큰 섬은 지중해안에 있는 것으로서 그 길이가 258㎞요, 너비가 11㎞에서 56㎞나 된다. 그 섬의 총 면적은 8,285㎢이다. 섬의 북쪽에는 협착하지만 비옥한 해안 평야가 연안 산맥으로 뻗어 있으며, 그 뒤에는 그보다 좀 더 높은 또 하나의 산맥이 놓여 있고, 그 뒤에는 세번째의 산맥이 뻗어 있다. 이 산들 중에서 가장 높은 산은 프실로리티(Psiloriti)산으로서 그 높이는 해발 2,458m 이다. 이 산이 바로 고대의 희랍 전설에서 이교의 주신 제우스가 탄생했다고 하는 고대의 이다(Ida) 산이다.
 B.C. 2천년 대에 그레데는 이른바 미노스 문명이라고 일컫는 고대 문명의 중심지였다. 이 문명은 메소포타미아의 문명 및 애굽의 문명과 필적할 만한 것이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거기에 반전설(半傳說)적인 왕이 살았는데 그의 이름이 미노스였다. 그 왕은 너무나 크고도 놀랍도록 복잡한 하나의 미궁을 건축하였다고 전해진다. 바로 이 미궁으로 인하여 저 유명한 테세우스(Theseus)와 미노타우로스(Minotaur)의 전설이 생겨나게 되었다. 미노스 왕은 강력한 함대를 구축하고 광범위한 해상 제국을 건설하였으며, 질서 정연하고 정교한, 그러면서도 관료적인 체제를 보여주는 번문욕례(煩文縟禮-규칙, 예절, 절차등이 지나치게 형식적이어서 번거롭고 까다로움)와도 같은 법률 조직을 입안하여 실시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레데인들은 고도로 발달된 문자 조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레데가 그것의 문명의 도달했다가 서서히 기울어지기 시작한 것이 바로 B.C. 1400년 경의 미노스 왕 시대였다. 그때 이후로 그레데는 고대의 미노스 시대에 누리던 그 비길 데 없는 위치로 두번 다시 오르지 못하였다. 한 때 부하고 강하고 고도로 발달되었던 탓으로 그레데는 후기에 와서 아시아의 예술과 학문들이 유럽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마침내 그레데 섬은 헬라인들의 식민지가 되었고, 그리하여 헬라 문화사의 비교적 전성기 얼마 동안에 그 섬은 두드러지게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그리스도교의 최초기의 여러 해 동안에 그레데인들은 부정직과 무신용으로 널리 악명을 떨치고 있었다(딛 1:12). 이 섬은 B.C. 1세기 동안에 해적들의 본부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이나, 이윽고 해적들은 소탕되었고, B.C. 67년에 그 섬은 로마 제국의 영토가 되었다. 그러나 그 후로도 그레데인들은 외국 군대에서 용병으로 계속 복무하였다.
디도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이 편지서에 기록된 그에 관한 개인적인 언급들은 피상적인 것이고, 사도행전에서는 그의 이름이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그에 대한 최초의 언급은 갈라디아서 2:1-3에서인데 거기서 바울은 자신이 예루살렘 총회에 참석할 때 디도가 안디옥으로부터 그와 동반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그곳에서 디도는 이교로부터 개종한 무할례자로서 이방인들의 할례에 관한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하나의 실험 대상이 되었다. 얼마 후에 그는 바울을 대신하여 고린도에 갔고(고후 8:16, 17; 12:17, 18), 거기서 그는 고린도후서 2장과 7장에서 그토록 솔직하게 토의된 어려운 문제들을 성공적으로 취급하였다. 그는 또한 예루살렘의 성도들을 위한 모금 운동을 시작하였다(고후 8:6-10).
 바울은 그를 신임할 만한 사람이요, 믿음직한 십자가의 군사로 생각하였고(고후 12:18), 그를 형제(고후 2:13), 동무, 동역자(고후 8:23)라고 일컬었다. 이 편지서에서 그는 디도를 믿음의 아들이라고 말하고 있다(딛 1:4). 신약에서 디도가 마지막으로 언급된 곳에서 그는 달마디아 곧 오늘날의 유고슬라비아로 갔다고 기록되어 있다(딤후 4:10). 4세기의 교회 역사가(歷史家) 유세비우스는 디도를 그레데 섬의 감독으로 칭하고 있다.

 4. 주제
 바울이 디도를 그레데 섬에 떨어뜨려 두었다는 사실 이외에(딛 1:5) 이 편지가 기록된 정확한 경위와 형편을 다시 알아내기란 불가능하다. 바울은 세나, 아볼로, 아데마 및 두기고 등과 일단이 되어 여행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딛 3:12-15). 세나와 아볼로는 이제 막 여행을 출발하려고 하는데, 그 여행은 그레데를 경유하는 여행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바울은 그들에게 이 편지를 디도에게 전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디도는 니고볼리에서 바울과 합류하여 겨울을 보내기로 되어 있었다. 디도에게 보내진 이 편지서는 바울의 제1차 투옥과 제2차 투옥 사이, 즉 B.C. 65년경에 기록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 편지의 내용으로 볼 때, 그레데의 여러 곳에 많은 그리스도인 무리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교회 조직은 아직 불완전한 상태에 있었고, 반쯤 개종한 유대인들로 추측되는 거짓 교사들로 인하여 이제 막 문제가 일어나려 하고 있었다. 이 거짓 교사들은 신화와 족보와 율법을 매우 크게 강조하고 있었다. 그들은 무모한 논쟁으로써 자기 자신들과 다른 교인들의 많은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고 있었다. 디도는 이러한 문제들을 바로잡을 책임이 있었고, 바울은 그에게 권면과 격려를 보낸다. 이 편지에서 바울은 최근에 개종한 그레데의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참된 그리스도인 믿음과 생활에 굳게 서도록 하는 일에 디도를 도와 줄 권면을 주고자 특별히 유의하고 있다. 따라서 이 편지는 매우 실제적이다. 바울은 보다 철저하고 형식을 갖춘 교회 조직을 갖도록 권면하고, 교회의 장로들의 자질에 대하여 디도에게 조언한다. 바울과 디도에게 그레데인들의 악명높은 거짓됨과 게으름을 상기시켜 주고 또한 그곳 그리스도인들이 유대인 율법주의자들에 의하여 방해를 받아온 사실을 일깨워 준다. 특히 바울은 예식적인 부정(不淨)에 대한 강조는 조만간 양심 자체를 부정하게 만들어 버릴 위험이 있음을 뚜렷이 지적하고 있다. 사람들의 마음이 대수롭지 않은 종교적인 일들에 골몰하다 보면, 참으로 중요한 도덕성과 고결성에 관한 문제들이 등한시되거나 무시되는 일이 매우 빈번하다. 이렇게 되면 종교는 한낱 형식과 공론상의 문제로 추락하고 만다.
 여기서 바울이 크게 강조하는 바는 그레데의 그리스도인들이 존절하고 순결하며 그들의 모든 생활에서 철저하게 정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 중의 다수가 그 당시 종의 신분이었음이 분명한데, 그들은 종으로서도 순종하고 정직한 생애를 살아야 한다고 하였다. 사람의 사회적 지위가 어떤 것이든 간에, 그의 생활은 모범적이어야만 한다.
 이 편지의 절정에서 바울은 디도에게, 그리고 그를 통하여 그레데인들에게,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자비는 선한 행위로 말미암아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긍휼의 은사로 주어지는 것임을 상기시켜 준다.
 이 그레데의 형제들에게 아직도 남아있는 이교적 유산과 유대화 교사들에 의하여 야기된 정신적 혼란에 대하여 들어서 알게 된 바울은 이 편지를 통하여 특별히 그러한 문제들을 다루게 되었다. 그의 권면은 명백하고 확실하다. 그는 그곳 사람들과 그들의 인간적인 행동 유형들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이 편지에서 바울은 오늘날의 모든 설교자들이 소유하고자 애써야 할 정확함과 예리함을 나타내고 있다.

 5. 개요
Ⅰ. 인사 1:1-4

Ⅱ. 디도에게 주는 교훈 1:5-3:3
     1. 감독의 장립(將立) 1:5-12
     2. 거짓 교사들의 활동을 경계함 1:13-16
     3. 건전한 교리는 품성의 고결함을 증진시켜 줌 2:1-15
       (1) 늙은 남자들의 품성의 증거 2:2
       (2) 늙은 여자들의 품성의 증거 2:3
       (3) 젊은 여자들의 품성의 증거 2:4, 5
       (4) 젊은 남자들의 품성의 증거 2:6
       (5) 복음 사역자로서의 디도의 성품의 증거 2:7, 8
       (6) 그리스도인 종들의 품성의 증거 2:9, 10
       (7)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은 고결함을 소유케 하는 자극제가 됨 2:11-15
       (8) 공민으로서 그리스도인의 책임 3:1-3

Ⅲ. 구원은 하나님의 사랑의 산물임 3:4-7
     1.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자비에 의하여 의롭다함을 얻음 3:4, 5
     2.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의 능력에 의하여 거룩하게 됨 3:5, 6
     3. 그리스도인들은 영생의 특권을 얻은 후사들임 3:7

Ⅳ. 그리스도인 품성의 탁월성이 나타나야 함 3:8-11
     1. 그리스도인들은 선한 일들에 앞장서야 함 3:8
     2. 그리스도인들은 쓸데없는 활동들을 피해야 함 3:9-11

Ⅴ. 개인적인 사항에 대한 언급과 축도 3: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