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 대만의 지아이에서 전도회를 인도할 때, 정은규 목사님에 이어 지아이교회를 담임하는 신현철 목사님으로부터 필사보 성경 한질을 받았지만 무거워 들고 올 수 없었는데 신현철 목사님이 한국에 입국하면서 들고 와 인천공항에서 사무실로 부친 것을 어제 받았다.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써내려간 필사본 성경 속에서 필사자의 믿음이 묻어났다. 필사자가 누구인지는 정확하게 몰라도 필사본 성경 안에 들어있는 한 장의 간증문을 보면서 또 다시 감동을 받게 되었다.

 

아래의 내용은 대만에서 선교사로 일하던 전 삼육대학교 중국과 교수, 현 신갈 교회 담임 목사인 이장호 목사님이 번역한 간증문이다.

 

타이완 嘉義교회 한 교우의 성경필사의 변

 

어느 안식일 오후 정은규 목사님이 : “모두 함께 성경필사를 하면 좋겠습니다”라고 선포하며 각 사람의 의견을 물었을 때, 대부분의 교인들은 모두 “시간이 없다고 핑계를 댔고, 제 차례가 왔을 때는, “이처럼 늙고 글씨도 잘 못쓰는데 필사할 수 있을까요?”라고하자, 정 목사님은 ‘문제없어요. 한국에서는 90세 된 할머니도 필사를 하고 있는데요.’라고 하여, 생각해 보기로 했다. “90세 된 할머니도 필사하고 있다”는 말이 줄곧 내 머리 속에 맴돌고 있었다. 결국 이 한마디가 저의 용기를 고취시켜, 나도 마땅히 한번 고려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정 목사님께 성경을 필사하는 방식과 종이를 요구한 후, 임국안(林國安)형제에게 부탁하여 종이를 사서 정간지(井間紙)를 복사하게 했다.

 

감사하게도 저는 준비 작업을 한 후, 먼저 아내에게 내가 성경을 베낄 때에 절대로 성가시게 하지 말라고 부탁했고, 하나님께서 내게 안정된 마음과 진지한 마음으로 성경을 쓸 수 있도록 능력주시기를 간구했다. 2007년 9월 15일 구약성경을 쓰기 시작했는데, 성경을 필사하기 전에 먼저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고, 꼭 손을 씻고, 기도를 했다. 

 

60여 년 동안 해서체를 쓰지 않아, 처음에는 매우 생소하게 느껴졌고, 오자가 자주 나와 종이를 여러 번 바꾸곤 했지만, 이처럼 천천히 계속 필사해나가자, 많이 좋아졌다.

 

매일같이 성경을 쓰니 매일 빠뜨릴 수 없는 일과가 되었다. 2010년 11월 24일 넘어져 땅에 주저앉아 척추가 골절되었지만, 고맙게도 정 목사님, 임 형제, 왕 자매 등 여러분이 도와주어 병원에 입원하고 수술을 받았다. 반년 간의 요양기간이 정 목사님이 귀국하기 전 신구약 전체를 다 필사하는 일을 막지는 못했고, 고맙게도 정 목사님은 바쁜 중에도 나를 위해 제본하여 책을 만들어주셨다.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영광과 기쁨을 하늘 아버지께 돌린다.

 

성경을 필사한 일은 내게 많은 유익을 주었다. 비록 기억력이 감퇴했지만, 성경전체의 순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머리 속에는 체계적인 기억이 생기게 되었으며, 심령 속에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분이니 얼마나 기묘하고 권능이 있으신 분인지를 더 확실히 믿게 되었다. 그 분은 유일하신 참 하나님이시며, 사람을 타락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무죄하신 독생자를 십자가에서 죽게 하셨다. 이것이 하나님의 위대하고 인자하신 큰 사랑이지요. 자비하신 천부여, 주의 은혜를 감사드린다. 성경을 필사할 때마다 주님께서 제 옆에 계신 것 같이 느껴졌다. 내게 고통 중에 있을 때에 주의 손은 저를 붙들어 주셨고, 완쾌케 하시고 평안을 주셨다.

  

주님 감사합니다. 찬양과 모든 영광을 주님께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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