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목사님에게 드린 이야기 한편입니다.  

 

존경하는 목사님께‥

지금도 북아시아태평양지회 권정행목사님이 운영하는 해외선교사님들

전용 웹페이지인  영원한복음 사이트가 있지요.

이 사이트의 영원한복음 옛날 버전에 들어가 보시면...

해외 전도회에 가서 만난 선교사님들이 다른 나라에서

 외롭게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떠올라 모든 선교사님들의 글에 

제가 댓글사역을 했었던 흔적이 보일 겁니다.

 저의 작은 노력이 선교사님들에게 기쁨과 용기와 힘이 되어

종내에는 선교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루시길 바라는 기도와 함께‥ 

    
권정행목사님이 저를 그 사이트 운영자로 삼았지요.

몇년을 그렇게 밤낮으로 컴퓨터 앞에서 선교사님들의 선교지 소식과

함께 하던  어느날 눈에 심한 통증이 오면서 앞이 잘 안보이더군요.

두달여 동안 시달렸었지요. 앞을 잘 못 보겠더라고요.

안과를 가고 해도 차도가 없었지요.

그래도 흐릿한 눈으로 계속 영원한복음에 들어가서 댓글을 쓰다가

결국 너무 아프고 더많이 안보여서 너무 답답하여 눈에 숯가루를

두르고 누워있었지요.

 그렇게 되어 사흘을 아예 영원한복음 사이트에 못들어가니

권정행목사님께서,

<홍집사님 어디 계십니까?>

라는 제목으로 저의 행방을 찾는 글을 올리셨더라고요.

그렇게 그야말로 죽기 살기의 댓글사역을 하는 중에

큰아이인 딸이,

"아빠! 서울여대보다 집가까운 서울시립대로 편입시험에 도전해 볼래요!"

하더군요.

 마음 약한 아이라 편입시험에 합격이 안되면 몇달간 우울, 의기소침할까봐

그냥 서울여대 다니는 것도 좋겠다고 했더니,기어히 시험을 보겠다고 하여 걱정하다가..

"주님!!! 영원한복음 댓글사역,주님 보시기에 조금이라도 예뻐 보였으면

하늘가서 상급을 조금 줄이시고...딸 편입시험 좀 되게 해주세요!!!"

 ...결국 합격했더군요.

^^어휴..그래도 많이 후회 했어요.

아직 멀었구나 홍원근 어디 감히 하늘상급과 바꾸느냐..회개의 기도로 며칠을 보냈지요.

 

그러다가 둘째인 아들이 군에 가면서 군대내 구타에 대해서 좀 걱정하더군요.

남자들은 다들 걱정하며 그 걱정을 하면서 군에 가지요.

할 수 없이 또 댓글사역 이야기를  앞세운 기도를 했습니다.

"하늘 상급을 조금 줄이시고 군에 간 아들 매맞지 않게 도와주세요!"

후유ㅡ 참 얄팍한 믿음을 가진 저‥

 

  그리고 첫면회를 갔지요.

아들에게,

"맞았냐?"

아들 왈,

" 아빠, 뒷 배경도 없는데 사단본부 행정반에 근무하게 됐고,

너무 바빠서 맞을 시간 때릴 시간이 없어요.

참 좋아요. 밤샘 일을 해도 즐거워요."

 

한번도 구타를 당하거나 구타를 하지 않아 너무나 감사해서 신병이 오면 자는,

온기가 안 들어오는 내무반 침상을 고참이 되고, 전역할 때까지 그자리에서

감기에 가끔 걸려가며 잤다고 하네요.

(제 아들녀석이 그때 그렇게 단련해서인지 추위에 강해진 듯 합니다. 

그리고 김대중대통령 맏손자 김종대가 같은 내무반이었는데,

사단장이 무슨 일 생길까봐 수시로 내무반에 와서 빵이며 음료수를 한가득 주고 간다면서...

 

두번을 그렇게 어이없는 간구를 했는데 주님께서 한눈 찡긋하시며 봐주신 듯 합니다.
그러나 좀 잘못된 기도였음을 자복하고 또 회개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참 제가 제자신을 생각해도 철없고 어처구니 없는 기도였었지요. 

아비로서 자식사랑에 너무 골몰하여 어린아이 같은 기도를 드렸었구나

싶은 생각이 지금도 문득문득 듭니다.

 

바쁘신 목사님에게 별이야기를 다 드렸네요.

 권정행목사님이 10년전 (구) 영원한 복음 사이트에 올린 글을 보내고 이야기를 마칩니다.

주안에서 늘 강건하세요.  홍원근 드림.

 

[홍원근 집사님, 어디에 계십니까?]
MissionKwon(*권정행목사님 닉네임)
http://www.egw.org/zboard/2008.12.22 22:19:17

지난 주에 있었던 7기 PMM 선교사 훈련에 찐빵을 사갖고 오셔서

훈련에 피곤한 선교사들을 위문하고 가셨고, 

그 다음날은 여치집 재료인 음료수 빨대를 갖고 오셔서 돌쟁이로부터 시작하여

환갑을 넘긴 노인 선교사에 이르기까지 여치집 제작에 몰두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3일 동안 홍 집사님의 댓글이 보이지 않습니다.
혹시 편찮으신 것은 아니신지요?

아드님을 군에 보내놓고 울적한 마음을 혼자 달래고 계시는 것은 아니신지요?
선교사들이 집사님의 격려를 받았다면
이제는 선교사들이 홍 집사님을 격려해야 할 차례입니다.
홍 집사님, 아드님을 위해서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너무 상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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