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9일, 일요일


콜로세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콜로세움이었다. 휴가기간의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아침에 일찍 도착했음에도 전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높이 48m, 둘레 500m, 경기장 내부의 길이 87m, 55m의 원형경기장 콜로세움은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기원 72년 12,000명의 유대인 포로를 동원하여 건설한 곳으로 80년에 타이터스에 의해 완공되었다. 다니엘서 9장 24장에 예루살렘성과 하나님의 백성을 위하여 70이레로 기한을 정했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넉넉한 기간을 허락해주셨지만 하나님께 신실하지 못해 마침내 예루살렘이 망하고 성전의 기명은 로마로 실려 왔고, 유대인 포로 12,000명은 콜로세움을 건설하는데 동원되었다. 콜로세움은 수많은 순교자들의 피를 받는 장소가 되었다. 슬픈 역사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타이터스의 개선문

콜로세움에서 나와 콜로세움 앞에 있는 콘스탄틴의 개선문을 타이터스의 개선문으로 갔다. 타이터스가 죽은 뒤 아버지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아들이 세운 타이터스 황제의 개선문에는 기원 70년에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그곳에서 성소의 촛대와 떡상과 은 나팔 두 개를 갖고 오는 모습이 부조(浮彫: Relief)되어 있었다. 성소의 기물을 보여주는 유일한 자료이긴 하지만 예수님을 거절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임한 심판을 보여주는 부조를 보며 마음이 아프다.


바울과 베드로가 갇혔던 로마의 감옥

원로원 의사당과 신전 등 공공기구와 함께 일상에 필요한 시설을 갖추고 고대 로마 시절 정치와 종교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광장이었던 포로 로마노(Foro Romano)를 거쳐 베드로와 바울이 갇혔었다는 지하 감옥(Mamertinum)을 방문했다.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도록 구조가 되어있었다. 천정에서 조그마한 구멍을 통해 식사를 내려줄 수 있는 구조였지만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거처해야 하는 그 좁은 공간에 화장실이나 배수구가 없었다. 바울과 베드로가 함께 갇혀있는 그림이 있었지만, 3년 이곳을 방문했을 때 천주교인인 관리인은 바울이 로마 시민이었기 때문에 이곳에 갇혔을 가능성은 없다고 한 기억이 난다. 그의 친절한 안내가 고맙다.


교황권이 끝났음을 선언한 곳 카피톨 힐

오전에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로마의 일곱 언던 가운데 가장 높은 언덕이었던 카피톨리노 힐을 방문했다. 이 광장에서 1798년 교황 비오 6세를 포로로 잡은 버티어(Berthier) 장군이 교황권이 끝났음을 선언했다. 수많은 군중들 가운데 성경 예언의 중요한 부분인 1260년이 끝났음을 선언한 곳이 이곳이었음을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오후에는 카타콤을 찾았다. 로마 시민들은 시체를 화장했지만 이교도들과 유대인들은 시체를 묻었다. 로마인들은 시체를 화장해야만 영혼이 자유롭게 된다고 믿었기에 시체가 묻혀 있는 카타콤은 로마인들에게는 아직 죽은 자의 망령이 머물고 있는 곳으로 생각되어 두려운 곳이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이 몸을 숨기기에는 가장 좋은 장소였다. 초대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이 이곳에 숨어 신앙을 지켰다. 카타콤에 숨어 생활하던 그리스도인은 곳곳에 부활을 상징하는 그림들을 새겼는 데 그중에 하나가 요나의 이야기였다. 예수께서 요나가 삼일 동안 물고기의 뱃속에 있었던 것처럼 사흘 동안 무덤에 계실 것을 말씀하셨었기에 초대 기독교인들에게 요나의 이야기는 부활을 나타내는 이야기였다.


사도바울의 무덤

사도 바울이 묻혀있는 Basilica of St. Paul Outside the Wall을 방문했다. 크고 웅장했다. 담스팃 박사에 의하면 현존하는 바실리카들 가운데 가장 웅장하고 잘 지어졌다고 한다.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성 베드로 대성당과 함께 로마의 4대 성당으로 알려진 교회로 사도바울이 이곳에서 참수되었다고 한다. 성당 안에는 역대 교황들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마지막 교황인 현재의 교황의 초상화에는 서치라이트가 비춰지고 있었다. 성당 곳곳에 성당의 왼쪽에는 두 개의 열쇠를 들고 있는 베드로와 오른쪽에 검을 들고 있는 바울의 상이나 그림이 있었다. 베드로는 두 개의 열쇠를 들고 있었다. 하나는 은으로 된 열쇠와 금으로 된 열쇠를 받았는 데 은으로 된 열쇠는 영적인 세계를 그리고 금으로 된 열쇠는 세속적인 세계를 다스리는 권한이라고 한다.


끓는 기름 가마

마지막으로 간 곳은 요한이 끓는 기름 가마에 던져진 곳에 지어진 자그마한 교회였다. 예수님을 가장 가까이 따른 제자 요한에게 주님께서는 그의 어머니를 부탁하셨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모시기 위해 그는 순교조차 허락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