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주(Isanzu) 부족은 아루샤에서 7시간 떨어진 이산주(부족 집거촌의 이름 역시 이산주입니다)라는 마을에서 아프리칸 기장(African Millet, 수수)이나 옥수수, 그리고 해바라기 씨유를 생산하며 살아가는 농경 부족입니다. 순 혈통이 이산주인 부족원은 모두 합쳐봐야 고작 32,000명뿐인데 이마저도 지금은 종족간의 결혼(Intermarriages)으로 인해 줄어들고 있어, 탄자니아에서 이산주는 사라지는 부족(disappearing tribe) 중 하나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지난 3년 간, 다니엘 한도(Daniel Hando)라는 사역자를 파송하여 이산주 부족을 상대로 개척사역을 진행할 수 있었는데요. 올해도 지난 318일부터 47일까지 전도회를 개최하여 17명의 귀한 영혼들에게 침례를 베풀 수 있었습니다. 이산주의 모교회인 하이돔(Haydom) 교회에서 파송한 7명의 사역자들로 구성된 전도 팀이 3주간 합심하여 132가정을 방문하며 성경교수를 하였고, 그 중 32명의 진지한 구도자도 얻을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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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돌이 많은 이산주, 1938년에 세워진 십자가와 해바라기 밭


탄자니아는 1880년부터 1919년에 이르기까지 30년 넘게 독일의 식민 지배를 받았습니다. 그 영향으로 당시 함께 들어왔던 루터교(Lutheran Church)는 현재, 탄자니아 개신교 가운데 가장 세력이 우세한 교단이 되었지요. 이산주도 예외는 아니어서 동네 어디를 가나 언덕 위에 오래된 십자가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재림교회의 전도활동은 타교단의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기독교뿐만 아니라 이산주 부족 특유의 무속 신앙인들도 진리에 대한 거부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타교회 지도자들은 재림교회를 프리메이슨’(freemason, 탄자니아 사람들에게 프리메이슨의 의미는 강력한 배경을 지닌 신흥종교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는 보통 재림교단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기별, 의료나 교육 네트워크 혹은 광범위한 선교사들의 활동 등을 관찰하면서 야기되는 일종의 배타심, 시기심의 발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면서 가까이하지 말라고 나섰고, 전도회에 갔다가는 집안의 모든 대소사를 혼자 치러야 할 것이라며 위협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녁 집회를 찾은 150여명의 이산주 주민들은 행여 루터교 사람들의 눈에 띌까 두려워 교회에 켜 놓은 형광등을 꺼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을의 음강가(Mganga, 주술사)들은 전도회가 시작되자마자 교회 근처에 큰 구덩이를 파놓고 그 안에 악한 영을 불어 넣는 예식을 갖더니 급기야는 저주의 동물이라 알려진 하이에나(hyena)를 잡아다 교회 근처를 어슬렁이게 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30명 남짓한 교우들과 8명의 전도팀의 신실한 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3주간의 전도회는 아무런 문제없이 잘 마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그동안 이산주 마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발 벗고 나섰던 사역자의 헌신이 숨어있는데요. 다니엘 사역자는 결혼식, 장례식 할 것 없이 마을에서 열리는 모든 중요한 행사에는 초대여부와 관계없이(그래서 별명이 밑도 끝도 없는 오지랖이랍니다) 달력에 일일이 날짜까지 표시해 놓고, 빠짐없이 참석했답니다. 교인들에게도 마을 행사는 100% 참여하라고 신신당부 일러두었지요. 틈이 나는 대로 집집을 방문하며 그 가정에 꼭 맞는 말씀으로 위로하고 기도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안식일, 침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하심, 그리고 다시 오심, 마지막 시대에 일어날 사건들에 관한 설명뿐만 아니라 건강에 좋은 음식, 행복한 결혼 생활, 화평이 있는 삶, 그리고 감정을 다스리는 것까지 상담해주다 보니 마을 사람들의 입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왜 우리 교회 목사님은 이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 거죠?”라는 볼멘소리조차 듣게 되었답니다. 우리 교회 목사님보다 내 가정사를 더 속속들이 알고 있는 다니엘 사역자가 전도회 강사로 나선다고 하니 사람들은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도회에 참석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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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이산주 개척사역에 수고하고 있는 다니엘 한도 사역자


그 중에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볼까요?

저희 집은 대대로 루터교회를 다녔습니다. 교회에 가면 길고 엄숙한 예배가 인상적이긴 했지만 제 마음을 파고드는 진리를 발견하진 못했지요. 사탕수수니 옥수수를 수확할 때면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지 늘 저희 밭에 들러 일을 거들어 주고, 아이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주는 사역자가 고마웠는데 이번에 전도회를 치른다고 하길래 한 번 참석해 봤어요. , 그런데 늘상 궁금하던 성경절들을 어찌나 명쾌하게 해석해 주던지 깜짝 놀랐지 뭐에요. 수십 년 다닌 루터교회에서도 배우지 못했던 말씀을 3주 만에 속성으로 다 배운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참에 재림교회로 옮기기로 결심을 하고 침례를 받았어요. 물론 소식을 들은 친척들은 메사닉(masonic, 프리메이슨) 교회에 제대로 빠졌다고 요즘은 알은체도 안하더라고요. 그래도 진리 교회로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 오베디 하산(Obedi Hass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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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디 하산씨


저 역시 가족을 따라 습관적으로 루터교회를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언니네 집이 있는 도도마(Dodoma, 탄자니아 수도)에서 한 동안 살게 되었는데요. 집 주변에 루터교회, 오순절 교회, 가톨릭 성당이 있기에 매주 일요일 세 교회를 순회하며 예배를 드려봤습니다. 이상한 눈초리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언니가 너 뭐하는 거야라고 묻길래 언니, 세 교회 다 똑같은 하나님을 섬긴다면 어느 교회든 상관없잖아.’하고는 교회 순례를 계속했지요. 제 마음 속에 끊이지 않는 질문 하나는 기독교에는 왜 이리 종파가 많을까. 같은 하나님을 믿는다면 큰 교회 하나 세워 다 같이 예배드리면 될 것을... 과연 그 차이점이 뭘까.’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산주로 돌아왔는데 이번엔 듣도 보도 못한 재림교회란 곳에서 전도회를 한다 길래 한번 참석해 봤어요. 두 번째 주까지는 별반 다를 게 없다 생각했는데 세 번째 주 난생처음 안식일에 대한 깊이 있는 말씀을 듣고는 깨달았습니다. 이 교회는 확실히 성경에 기초한 교회라는 것을요. ‘오직 믿음으로, 오직 성경으로라는 모토를 가진 루터교회도 이렇게까지 말씀을 가르치거나 실천하진 않거든요. 더군다나 강사가 이사야 58:13을 펴서 설명하는데 번뜩 예전에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안식일을 범하는 자는 죽임을 당할 것이다는 코란 말씀을 들었던 게 생각이 났어요. 게다가 누가복음 4:16절에 예수께서 안식일에 자기 규례대로 회당에 들어가사란 말씀을 듣자 하나님이신 예수님도 안식일을 지키셨는데 난 여태껏 그것도 모르고 일요일 교회를 순례했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이 밀려왔어요. 언니는 네가 죽을 때 누가 널 묻어주겠니.’하며 반대했지만 전 두렵지 않아요. 앞으로는 새로운 교회 식구들이 제 곁을 지켜 줄 테니까요.” -파라자 줄리어스(Faraja Jul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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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자 줄리어스씨


강도 아니고 그렇다고 계곡도 아닌, 한창 우기인지라 빗물과 흙탕물이 뒤섞인 조용한 물가에서 생애 중대한 결심을 내린 열일곱 명의 영혼들이 새 사람으로 나올 때 그들의 모습엔 평온과 거룩한 기쁨이 깃들여 있었습니다. 오직 잔잔한 물만이 별을 반사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세상의 파문과 소용돌이로 인해 흐트러지지 않는 마음만이 야곱에게서 나오는 별’(24:17) 빛을 완전히 반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1:80 주석). 십자가의 죽음과 맞바꾼 귀한 생명들이 세상의 흩날리는 소문에 휘청거리지 않고, 담담히 주님께만 반응하는 증인들이 되길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이산주 개척을 위해 사역자를 지원해 주고 계신 고미숙 차장님과 박시님 집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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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례식 풍경과 이산주 교회 모습


오늘도 오지 구석구석을 다니며 말씀을 증거하고, 소소한 가정사에 관심을 기울이며 하늘의 샘물을 나누어 주고 있을 탄자니아의 모든 개척선교사들을 위해 많은 기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