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08. 14. ()

위험한 초대(어케 하나님이 도배를 하는지...)

가짜라는 이름을 가진 고려인 집사님이 계신다.(불라디 보스톡에서 우즈벡키스탄에서 키르키즈스탄으로 넘어오셔서 생활하고 계신다.) 하루는 잘 익은 토마토가 있으니 좀 가져가서 먹었으면 좋겠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댁을 방문했다. 집사님과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중에 지난 안식일에 있었던 전교인 초대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한 간증을 듣게 되었다. 듣는 내내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 그리고 한 인생을 붙잡고 계신 그분의 은혜로운 손길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게 된다.

집사님 댁에는 뒷마당에 작지 않은(수영장 크기) (육전)이 있다. 이곳에서는 야채들이 이것저것 자라고 있다. 가짜집사님의 남편되시는 제다 할아버지의 일터이기도 하다. 매일같이 이 밭에서 물을 대시고 야채들을 번갈아 가며 심으시고 돌보신다. 그런데 제다 할아버지는 귀가 잘 안 들리신다. 어떤 분의 도움으로 보청기를 하나 끼워 넣으셨는데도 가까이에서 크게 이야기 하지 않으면 못 들으신다. 마음이 참 아프다. 그런데 더 마음이 아픈 것은 시력이 점점 없어져 가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넘어져서 다치시고 부딪쳐서 다치신 상처를 뵐 때 마다 새로운데 생겨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일을 많이 하면 안된다고 말씀을 드려도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씀을 하시고는 늘 밭에 나가서 앉아 계신다.

하루는 아내 되는 가짜 집사님이 밭에 먹을 것들이 많이 있으니 교인들을 초대해서 한번 먹였으면 좋겠다고 제다 할아버지에게 말씀을 드렸단다. 그런데 싫다 좋다 말씀을 하지 않으셔서 허락을 한 것으로 이해하시고, 어떤 안식일에 교회에서 광고를 하셨다. 8 14일 안식일에 우리 집에 다 초대를 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나서 남편에게 말을 했더니 제다할아버버지께서 화를 내면서 절대로 안된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사실 가짜 집사님은 남편의 허락없이 어떤 것도 하지 않으시는 분이시다. 왜냐하면 제다 할아버지의 성품이 완고하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번 안된다고 하면 그 마음을 잘 안 바꾸는 분이시기도 하다. 남편의 허락없이 교인들을 초대한 것이 몹시 화가 났던 모양이다. 신앙을 하지 않는 남편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평생을 옆에서 고생만하며 타향에서 살아온 남편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 것도 사실이다. 나이도 많고 건강도 그렇게 좋지 못하니 하루라도 빨리 하나님을 믿었으면 하는 것이 가짜 집사님의 늘 하는 기도이기도 하다.

남편의 허락 없이 이 초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지내던 중에, 그리고 기도하며 하루하루를 지내던 중에, 남편에게 다시 용기를 내서 이야기 해 보기로 했단다. “밭에 먹을것들이 많이 있는데, 이것들을 한사람 한사람에게 힘들어서 가져다 줄 수도 없고 그러니 사람들을 우리집에 오라고해서 같이 먹고 조금씩 나누어 주면 좋지 않겠느냐고! 우리가 열심히 노력을 해서 이렇게 농사를 지었지만, 하나님께서 도와 주셔서 이렇게 과실들을 맺은 것 아니냐고! 그러니 하나님께서 주신 것 우리가 나누어 먹으면 더 좋지 않겠느냐고! 그러니 이번에 교인들을 초대한 것을 지금이라도 허락을 해 달라고!” 용기를 내서 집사님의 믿음을 분명하게 표현했다. 그러자 제다 할아버지의 그 완고한 마음이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이렇게 말씀을 하더라는 것이다.“내가 허락하겠다고!” 그때로부터 참 신기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제다 할아버지는 평생을 살면서, 다른 일들은 몰라도, 화장실은 단 한 번도 청소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화장실을 정리하시고 청소하시는 것이 아닌가! 또 휴지걸이를 철사로 구부려서 만들어 놓고 휴지도 걸어 두시고... 평생을 살면서 이런 모습을 한번도 보지 못했던 집사님은 정말 크게 감동을 받으셨다. 교인들을 처음으로 초대했으니 집안 이것저것을 손보고 정리할 것이 하나 둘이 아니다. 사실, 집사님댁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렇게 안락하고 잘 지어진 집이 아니다. 아직도 돈이 조금 모이면 하나씩 수리해 나가는 그런 집이다. 이곳저곳이 완성되지 않은 모습 그대로인 집이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 우리 가짜 집사님이 살고 계신 집이다! 그래서 난 이 집에 가면 너무나 편안하고 좋다. 이것저것 준비하고 정리해야 할 것이 많은데, 하루는 친구가 집에 가도되겠느냐고 전화가 왔다. 고민은 됐지만, 사람을 좋아하시는 집사님은 친구를 오라고 했다. 친구가 와서 밭에서 이것저것을 뜯어서 잘 먹었단다. 그리고는 집사님이 그 친구에게 이것저것 싸서 주었더니 그 짐이 너무 많아서 혼자 가져 갈 수 없게 되자!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차를 가지고 좀 올 수 있겠느냐고! 아들이 좀 늦게 오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집사님이 교인들을 초대했음을 이야기하고 아들이 차를 가지고 올 때에 수박을 4통 사서 차에다가 실어다 주면 큰 도움이 되겠다고 이야기 했더니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고 한단다.(집사님 댁은 도시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박을 사서 들고 올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집사님은 친구에게 감사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감사하는 순간이었단다. 그리고 친구에게 내가 할 일이 있으니 집에서 잠시 쉬고 있으라고 말을 했더니 친구가 돕겠다고 나서는 것이 아닌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지저분한 것들을 창고로 들여 놓는 일이기 때문에 친구는 도울 수 없는 일이라고 했지만, 정말 좋은 친구는 일을 할 때 입을 옷을 하나 달라고 하고는 돕겠다는 것이다. 제냐 할아버지께서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시키란다. 왜냐하면 친구가 다시는 우리 집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을 하셔서다. 그러나 아랑곳 하지 않고 친구는 열심히 일을 돕는다. 해가 질 무렵에야 일이 끝났고 친구의 도움에 감사를 했다. 특별히 제냐 할아버지께서 불을 집혀(여름에는 불을 집히는 일이 거의 없다. 석탄을 태워야 하기 때문이다.) 물을 따뜻하게 해서 친구가 샤워를 하고 갈 수 있도록 또 도왔다. 집사님께서는 이 모든 일들을 보면서 연약한 여인의 힘으로 다 감당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하나님께서는 여러 돕는 손길들을 보내셔서 믿음의 발걸음을 돕는 것을 경험하셨단다. 이 얼마나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인가! 제다 할아버지께서는 더욱더 열심히 도우신다. 집사님께서 하려고 하셨던 일들을 할아버지께서 손을 걷어붙이고 하시는데 정말 이것은 감동 그자체인 것이다. 집사님이 함께 살면서 처음 경험하는 일이란다. 어케(정말로 혹은 얼마나 많이) 하나님이 도배(돕는다)를 하는지 집사님은 몇 번이나 이 말씀을 하신다. 말씀하시는 집사님의 눈에 눈물이 한가득 이다. 기도하는 그 마음을 통하여 하나님의 신이 우리의 가족과 이웃을 감동 시키는 것을 실제로 경험하는 아름다운 인생의 모습이 아닌가!

 

(시편 115:9-15)

9 이스라엘아 여호와를 의지하라 그는 너희 도움이시요 너희 방패시로다 10 아론의 집이여 여호와를 의지하라 그는 너희 도움이시요 너희 방패시로다 11 여호와를 경외하는 너희는 여호와를 의지하라 그는 너희 도움이시요 너희 방패시로다 12 여호와께서 우리를 생각하사 복을 주시되 이스라엘 집에도 복을 주시고 아론의 집에도 복을 주시며 13 대소 무론하고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에게 복을 주시리로다 14 여호와께서 너희 곧 너희와 또 너희 자손을 더욱 번창케 하시기를 원하노라 15 너희는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께 복을 받는 자로다

 

모든 교인들이 안식일 오후에 집사님 댁으로 모여 아름다운 형제의 교제를 주안에서 가졌다. 그리고 위의 말씀을 주의 사랑하는 제다할아버지 가족과 주의 사랑하는 백성들에게 주의 종의 입술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셨다. 할렐루야!!

 

제다 할아버지께서 다음 주에는 병원에 입원을 하신다. 시력이 점점 없어지셔서 눈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좋은 의사도, 병원도, 의술도 없는 이곳에서 수술을 받으신다고 하니 마음에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병원비는 다 어떻게 하실지... 그분들의 형편을 알고 있는 목자로서는 걱정으로 눈시울이 뜨거워 눈을 감는다. 그리고 기도한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수술을 잘 마치셔서 밝은 눈으로 성경공부도 하고 주안에서 거듭나는 귀한 영혼이 되길 기도합니다. 아들과 며느리도 이제는 제법 선교사와 가까워 져서 서로 교제도 나누고 교회로도 초청을 했다. 이 모든 일들을 위해서 꼭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