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도 슬라바 보그(하나님께 영광을)!


  77번 공립학교 입구의 복도에 전 과목 올 A(5점)를 받은 학생들 사진 속에 우리집 세 아이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11학년까지 한 학교에서 공부하는 이곳에서 몇 백명의 아이들 가운데 한 반에 한명도 없는 반도 있는 최우수학생에 세 자매가 나란히 올라있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다른 학생들은 토요일까지 다 공부하고도 전 과목 B(4점)이상인 우수성적을 받기 힘든데 우리 집 아이들은 안식일을 지키면서도 셋 다 최우수학생이 된 것이다. 선생님들에게서 이렇게 좋은 아이들을 우리 학교에 보내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아이들을 잘 양육했다고 학교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하였다. 이 모든 것이 선교사의 가정을 붙드시는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이다.


  러시아말을 몰라 학교공부를 따라가기 힘들어하고 한국식 발음과 악센트로 러시아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놀림감이 되기도 했던 아이들은 이제 예경이는 8학년, 예빈이는 5학년, 예진이는 3학년이 되었고 셋 다 반에서 반장과 부반장이 되었다. 큰애는 8학년이상 고학년들이  다섯 과목을 함께 치른 교내 올림피아드에서 4과목에서 1등에서 3등을 하여 상을 받았고 예빈이와 예진이는 학년별 러시아어와 수학올림피아드에서 학교대표가 되었다.


  2001년 예경이가 입학했을 때 안식일을 지키는 학생들이 아무도 없어 매학기 각 과목 선생님을 찾아다니며 이해를 구하던 이 학교에는 이후로 안식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인 자녀들이 전학을 왔고 어느덧 9명이 공부하고 있다. 예경이는 동생들과 교인자녀들을 모아 ‘글로리아(영광)’라는 앙상블을 조직하여 학교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연주하며 학교를 빛내고 이 앙상블은 77번 학교의 자랑이 되었다.  


  처음에는 외국인이라고 안식일 지킨다고 따돌리던 학교와 선생님과 친구들이 모든 면에서 축복받는 아이들을 보면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다가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보면서 말씀의 약속을 지키시는 하나님을 찬양한다. 하루는 예빈이 반의 한 학생이 “나도 토요일에는 예빈이처럼 학교에 오지 않겠다”고 하자 선생님이 “그럼 너도 토요일에 교회가라”고 했다고 한다. 이 아이는 현재 삼육 한글학교를 다니면서 교회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


  지난 10년동안 한국사람으로서 러시아에서 선교사의 자녀로 살면서 경험하는 자아정체성의 혼란과 외국인이기에 받는 질시에도 하나님은 아이들을 잘 지켜주셨고 자주 바뀌는 종교법과 비자법으로 먹고 사는 문제에서부터 살아남는 것까지도 심각한 도전이 되는 현실속에서도 아이들은 인내로 극복하고 우뚝선 또 다른 선교사가 되었다. 시키지 않아도 십계명을 적어 책상머리에 붙이고 성경을 필사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이 모든 것이 러시아에서 안식일을 지키면서 말씀대로 순종했을 때 받는 선교사의 축복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욱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슬라바 보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