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 아침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열 두 번째 이야기 - 토요일의 재앙들

다음의 이야기는 노원선교교회의 김영애 집사의 이야기로서 자신이 안식일을 지켰다기보다 안식일이 자신과 가족을 지켜준 이야기이다-당시 담임 목사 권정행

1998년 7월 30일 목요일에 지리산으로 들어간 김영애 집사의 가족들은 오랜만에 가족들이 함께 모인데다가 주위의 경관이 너무 좋아 산에 텐트를 치고 물소리를 들으며 하루 밤을 지냈다. 큰 집 식구들과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이 계속되었지만 김영애 집사는 왠지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안식일이 다가오는데 여기서 계속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동서에서 먼저 내려 가겠다고 했더니 하루만 더 있다 가자고 했다.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자주 모이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서두를 일이 없다고 했다. 점심 식사를 마쳤을 때는 더 이상 이곳에서 지체하다가는 금요일 저녁의 안식일 환영 예배를 놓칠 것만 같아 불안했다. 큰 동서에게 내려가겠다고 했더니 이번에는 시아주버니가 말렸다. 하룻 밤만 더 자고 가면 좋지 않겠느냐고....

그러나 안식일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고, 신앙을 같이 하지 않은 친척들과 같이 안식일 시간을 보내게 되면 안식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친척들에게 오히려 이질감을 심어주게 될 것 같아 더욱 불안했다.

오후 세 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시아주버니께서도 제수씨가 내려가겠다고 하니 도리가 없는듯 부지런히 짐을 꾸려 하산을 서둘렀다. 지리산을 벗어나기 시작할 무렵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곧 장대비로 바뀌었다. 도무지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졌다.

안식일을 지내고 토요일 저녁에 텔레비전을 보고 온 식구들이 소스라칠 정도로 놀라고 말았다. 7월 31일 금요일 밤부터 8월 1일 토요일 새벽에 시간당 150mm 씩 쏟아진 폭우로 김영애 집사가 야영하던 지리산 대원사 계곡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휩쓸려 떠나려 갔다고 했다. 사고 후에 있었던 발표로는 9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다고 했다. 사고 상황을 조선일보는 이렇게 전한다. "특히 2일 새벽 유평계곡에서 급류에 휩쓸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파된 2대의 승용차가 발견된 점으로 미루어 사고 당시 이 차에 타고 있다가 급류에 떠밀린 실종자들은 사실상 전원 사망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종자들은 깊은 잠에 빠져 있을 (토요일) 새벽 1시부터 2시간 동안 집중호우가 내려 순식간에 불어난 계곡물을 피할 여유를 갖지 못했고 계곡에는 바위 덩어리가 널려 있어 바위와 부딪히는 충격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을 입증이라도 하듯 계곡 주위에서는 2일 오전까지 단 1구의 사체도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지난 1일 오후에는 계곡에서 수십㎞ 떨어진 사천시 용현면에서 사체 1구가 발견되기도 했다."

안식일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김영애 집사는 비로소 자신이 안식일을 지킨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자신과 친척들의 생명을 지켜주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지난 주에 인천에서 일어난 화재를 포함하여 우리 나라에서 일어난 대형 화재들은 예외없이 안식일에 일어났다. 단 한번의 예외가 있었다면 74년 11월 3일 일요일 새벽에 일어난 대왕 코너 화재였다. 왜 일요일에 일어났을까? 대왕 코너의 꼭대기 SDA 영어 센터가 있었고 그 안에 교회가 있었다. 그날 밤에는 재림교인이 한 사람 숙직하고 있었다. 조명철 형제였다. 그는 새벽에 화재가 났을 때 옥상으로 올라가 북서쪽에 있는 지상에서 옥상까지 연결된 간판을 지지하는 철제 지지대(앵글)를 타고 내려와 생명을 건졌으며, 화재 발생 장소보다 윗쪽에 있었던 사람들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다.
안식일에는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한다.

■71년 12월25일(안) 서울 대연각 호텔 화재(165명 사망)
■72년 12월2일(안) 서울 시민회관 전소(53명 사망, 76명 부상)
■74년 11월3일(일) 서울 대왕코너 전소(88명 사망, 31명 중경상)
■84년 1월14일(안) 부산 대아관광호텔 화재(38명 사망, 76명 중경상)
■99년 10월30일(안) 인천 중구 인현동 호프러브 화재(55명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