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 아침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스물 네 번째 이야기 -  전쟁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전쟁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즉시 사형에 처할 것임

뛰어난 구약학자인 게르하르트 하젤(Gerhard Hasel)박사는 미시간주의 남쪽의 자그마한 대학 도시인 베리언 스프링스에 있는 앤드루스 대학교의 신학대학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전 세계의 대부분의 신학대학원에서 구약학 교재로 사용하는 『현대구약신학의 동향』의 저자로 더 유명하다. 하젤 박사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독일의 전국 과학경시대회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한 수재였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목사였던 게르하르트 하젤의 아버지 프란츠 하젤은 세계 2차 대전 중 히틀러의 나치당으로부터 많은 어려움을 받았다.
전쟁이 일어나자 프란츠 하젤 목사는 40세의 나이로 독일군에 징집되었다. 의롭지 않은 전쟁에 참전하여 불의한 피를 흘리는 것을 원치 않았던 하젤 목사는 집총을 거부했다. 지금도 군대의 특수성을 생각할 때 양심적인 비무장 전투원이 지내기에는 수월치 않은 곳이다. 하물며 세계 점령에 혈안이던 나치 군대에서 얼마나 난처했었겠는가? 무수히 매를 맞고 하젤은 총 대신 삽 한 자루를 들고 699 선봉 중대의 일선에 서게 되었다.
나치 장교들은, "네가 총을 들고 적을 쏘지 않는다면 적군의 총이 네게 어떻게 하는가를 보여주겠다"며 삽 한 자루를 내어주고 공병부대에 배치시켜 그를 총알이 소낙비처럼 쏟아지는 최전선에 세웠다. 지원부대인 공병부대는 언제나 전투 부대인 보병 부대 앞에 서서 다리를 놓아야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전투가 시작될 때 총을 들고있는 수많은 독일군 병사들이 그의 주위에서 쓰러져도 언제나 총알은 그를 피해갔다. 하나님을 피난처요 요새로 삼았던 그는 "천인이 네 곁에서 만인이 네 우편에서 엎드러지나 이 재앙이 네게 가까이 못하리"라는 시편 91편 8절의 말씀을 체험했다. 전투가 시작되면 전투병들마져도 죽지 않으려 그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전투가 끝났을 때, 그는 그가 소속했던 공병부대의 대원 1,200명 중 살아남은 일곱 명의 병사 가운데 하나였다.

하젤 목사가 배속된 공병부대가 러시아의 모스크바 남부 지역에 진을 치고 있던 1943년 어느 날이었다. 공병 부대 사령관이 하젤 목사를 그의 집무실로 조용히 불러들여 뜻밖의 질문을 했다.
"프란츠 하젤, 이제부터 내가 묻는 질문에 성실하게 거짓없이 대답해주기 바란다."  
일개 사병을 사령관이 집무실로 불러들여 개인적인 질문을 했을 때 그는 저으기 놀랐다.
"프란츠 하젤, 그대의 생각에 이 전쟁이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독일군이 승리하리라고 생각하는가?"
참으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다. 하젤 목사는 독일이 비록 조국이긴 하지만, 성경의 예언을 기억할 때 전쟁에 승리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렇다고 어떻게 속에 있는 말을 입밖에 낼 수 있겠는가.
"왜 대답이 없는가?"
이때에 하나님께서 그에게 지혜를 주셨다.
"사령관님의 질문은 사적(私的)인 질문입니까? 아니면 공적(公的)인 질문입니까? 일개 사병으로서 사적인 질문 외에는 대답할 수 없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사령관이 대답했다.
"사적인 질문이다. 독일군이 승리할 수 있을 것인지 그대의 사적인 의견을 대답하라!"
프란츠 하젤 목사는 다니엘서 2장의 내용을 장군에게 브리핑하기 시작했다. 금 머리의 바벨론으로부터 시작해서 은으로 된 팔과 가슴의 메대 바사, 놋으로 된 배와 넓적다리의 그리스, 철로 된 두 다리의 로마제국, 그리고 열 발가락으로 분열되는 유럽의 제국들- 여러 나라가 서로 통합하려 노력하나 결국은 예수께서 공중에 뜨인 돌로서 재림하시기까지는 유럽이 하나로 통합되지 못하리라는 다니엘서 2장의 내용을 연대까지 들어가며 설명할 때 사령관은 깊은 감동을 받았다. 장군은 하젤 목사로부터 다짐받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하젤, 오늘 있었던 일은 절대 비밀이다. 결코 없었던 것으로 하는 것이다. 알았나?"

그 이튿날 저녁에 사령관은 다시 그를 그의 사무실로 불렀다. 이번에는 사령관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명의 장군이 더 있었다. 그들은 예하 부대의 지휘관들이었다. 그들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 대학교에서 서양사와 철학을 가르치던 전직 교수들이었다.
"하젤, 어제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하도록 하라."
"이 장군들 앞에서 말씀입니까?"
"그렇다. 너의 사적인 견해를 말하라!"
하젤 목사는 어제 했던 이야기를 다시 반복했다. 열국의 흥망성쇠를 이야기하며 연대를 언급할 때 사령관은 서양사 교수 출신의 장군에게 확인하기를 잊지 않았다. 장군은 하젤 목사가 언급하는 모든 연대에 정확하게 예언이 성취되었음을 확인해 주었다. 이야기를 마치자 사령관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보안을 지킬 것을 장군들에게 지시했다.
이 때부터 사령관은 휘발유를 비축하기 시작했다. 1944년 독일이 패망했을 때 수많은 독일군인들이 휘발유가 없어 철수하지 못해 점령지에서 모진 수난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프란츠 하젤 목사가 소속한 부대만은 휘발유를 넉넉히 비축해둔 덕에 무사히 독일로 귀환할 수 있었다.

전쟁이 끝나자 하젤 목사는 연합군의 포로가 되었다. 포로를 심문하던 미군 장교는 하젤 목사의 군대 기록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 문서에는 '전쟁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즉시 사형에 처할 것'이라고 기록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독일이 승리하면 사형에 처하다니.
"당신은 독일군에서 무슨 큰 죄를 지었소?" 포로를 심문하는 미군장교가 물었다.
"나는 이 전쟁을 반대했기 때문에 총을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성경에 명하신 대로 안식일에는 일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 지독한 나치 군대에서 안식일을 지켰단 말이요"
"예, 그렇습니다. 그것이 제가 지은 죄입니다"
"당신은 참으로 훌륭한 죄를 지었군요. 나는 유태인이지만 미군에서도 안식일을 지키지 못했는데 당신은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군에 징집되기 전 직업은 무엇입니까?"
"목사였습니다."
"그렇습니까? 이 지역의 독일군 포로들은 농장으로 보내져 노동을 시키고 있습니다. 목사님은 주의 종이시니 주의 농원으로 가서 일하시오." 프란츠 하젤 목사는 그 자리에서 풀려나 교회로 돌아와 1991년 미국에서 하나님의 품에 영면할 때까지 하나님의 일을 계속했다.

2차 대전시 독일이 승승장구하는 가운데도 하젤은 옛 로마의 영토를 하나로 통일하려는 히틀러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성경의 예언을 믿었다. 성경에는 로마가 분렬된 후에 다시 그 제국의 영토가 하나로 통일되지 못하리라고 기록되었다. 하젤 목사는 성경의 성취되지 않은 오직 하나 남은 곧 그리스도의 나라가 임할 때에 그 권세가 영원히 망하지 않으리라는 예언을 믿고 확신했다. 그는 "적은 무리여 무서워말라 너희 아버지께서 그 나라를 너희에게 주시기를 기뻐하"(눅 12:32)신다는 그리스도의 약속을 믿고 예언을 신뢰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