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 아침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마흔 한 번째 이야기 -  대구 지하철 참사 '극적 모면'

다음은 주간 재림신문 2003년 2월 26일자(261호) 2면에 실린 기사 내용이다.
지난 2월 18일(화) 오전 10시, 대구 지하철 중앙로 구내에는 불길로 온통 아수라장이 되었다. 현재 밝혀진 사망자만도 126명, 부상자는 146명에 이르는 대형 참사였다. 이러한 참사가 정신질환을 겪은 한 승객의 조그만 휘발유 통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사실에 온 국민은 할 말을 잊을 수밖에 없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여긴다."

이에 재림성도들은 대구에만 14개의 재림교회가 있는데 혹 교우 중에 피해자는 없는지 관심이 모여졌다. 직접적인 피해자는 없지만 사고를 마침 피한 교우들이 있었다. 대구 칠성교회의 이익종(50) 성도는 사고 당일 사고 차량을 타고 있었지만 사고가 난 중앙로역에 못 미치는 신천역에 내려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만일 시내에 볼 일을 보러 가거나 오는 길이었다면 중앙로역을 지나며 사고를 당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익종 성도가 그 시간대에 자주 시내에 볼 일을 보러가는지라 담임 목사로부터 "무사하냐?"는 안부 전화가 왔을 때 그는 "마침 외곽에 갔다 오는 길이어서 무사하다"며 "목사님의 기도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한다"고 통화했다.

한편 희생자가 더 많았다는 맞은 편 사고차량 바로 앞 전철을 타게 되어 사고를 면한 성도도 있다. 대구대 재학 중인 이상현(25) 군은 사고 당일 9시 45분경 중앙로역에 내려 개찰구에서 나가려는데 시커면 연기가 치솟아 올랐다. 진천동 방면의 지하철을 타고 가다 내렸는데 그 뒤에 온 차량이 가장 희생자가 많았다는 뉴스를 접하고 이 군은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이 군이 사고를 면할 수 있었던 이야기는 이러하다. 그날 이 군은 친구가 "00지하철 입구에서 만나자"는 전화가 와서 버스를 기다렸다. 그날따라 왠일인지 버스가 일찍 와서 보통 15분이면 가는 거리를 10분만에 갔고 지하철 입구에서 만난 친구가 "너 오늘 빨리 오네"하는 소리에 "버스가 운좋게 빨리 왔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둘은 지하철을 타고 중앙로역에서 볼 일을 보기 위해 내려 개찰구를 나가려는데 연기가 치솟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만일 버스가 정상대로만 와주었다면 그는 참사의 그 차량을 타고 왔을 것이다. 그러나 한발 빨리와서 다행히 사고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 군의 아버지인 이임우 장로(영남삼육고 교장)는 "버스가 빨리 온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여겨진다"며 "그러나 아들이 사고차량에 탈 수 있었다면 생각을 하니 자식잃고 통곡하는 부모들이 남의 일같지 않았다"며 안타까와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음을, 그리고 하나님께 맡기는 삶이 최선의 삶임을 대구 지하철 사건에서 명확히 느낄 수 있었다. 손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