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청소년 전도회때 나온 앙하라는 친구는 참 얌전하고 봉사를 잘하던 친구였어요.
전도회 마지막날 캠프를 갔었는데 그 날 저녁 모두 중국에서  2달째 의식 없이 누워있는 엄마를 위해 함께 기도했었어요.
그리고 이 틀뒤 엄마는 깨어났고 한 달 뒤엔 스스로 일어나 밥을 먹을 정도로 나으셨지요.
두달 전엔  앙하가 간증시간을 가졌는데 엄마가 일을 하고 계시다고 했어요.
모두다 할렐루야를 외치며 기뻐했죠.
그런데 크리스마스 준비로 한창일 때 앙하가 조심스럽게 할말이 있다며 이야길 꺼내더군요.
엄마 아빠가 이혼하시고 나서 엄마는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고 누워있다가 회복된 후에 다시 몽골에서 재결합 하셨다고 하네요. 그러다 몇달 후  다시 이혼하시고 아빠는 시골에 일하러 가셨는데 갑자기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더군요.
아빠가 자기 대학 등록금 만들어 주신다고 했는데 이렇게 된 바람에 엄마가 중국에서 일하시면서 앙하의 등록금을 마련해주시기로 했다네요.
아빠의 사망 소식을 한 달 뒤에 들은 엄마는 충격을 받고 쓰러져서 의식을 잃었다면서 기도해달라고  부탁하더라구요.
가족들이 마지막 가는 길도 몰랐다며 힘들어하더군요.
정확하게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엄마는  뇌혈관이 다시 파열되면 다신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네요.
엄마마저 잃고 싶지 않다며 모든 사람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한마디 하더군요.
그리고 자신의 등록금을 위해  수업시간 외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으는 것을 보았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곳은 저희 교회 앞 아파트 고모네집에서 같이 살고 있지요. 
 앙하를 보며 17살의 이 여린 친구가 참 담대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을 느꼈어요.
요근래에 앙하가 학급 친구들을 아주 많이 데리고 왔어요.
저한테 하는 말이 이렇게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일을 하면 우리 엄마 불쌍히 여겨 주셔서 낫게 해주시리라 믿는데요.

그런데 지난 주 화요일 앙하 어머니께서 운명하셨어요.
지난 화요일 아침 앙하와 교회 친구한명을 데리고 우리집에 왔어요.
돈 만원만 꿔달라고 말이죠. 엄마한테 가려는데 차비가 없다네요.
제게 있는 돈은 단돈 2000원,우선은 다음에 채워 넣을 생각에 교회 돈 10000원을 꺼냈고  있는 돈 2000원이랑 사과를 주었어요.
그러고는 다음 부턴 돈 거래 안하니깐  갚지 말라고 이야기 했어요.
나가면서 엄마가 위독해서 이모가 빨리 오라고 불렀다그러더라구요.
마음이 왠지 이상해서 밖에 나간 저희 목사에게 전화했더니
교회 구호자금에서 몇 만원 쥐어주지 그랬냐고  하더라구요.
너무 미안했어요. 다시 연락을 했는데 연락이 되질 않았어요.
 돈빌려 달라는 다른 아이들처럼 생각했던 내 모습이 얼마나 보기 싫은지 몰라요.
그 길이 엄마를 마지막 보는 여행길이었는데...

어제 앙하 엄마가 운명하셨다는 이야길 전해 들었어요.
저희 목사와 선교사들이 교회앞에서 마주친 앙하를 위해 기도해주고 부조금도 전했나봐요.
너무 미안하고 안타까워요.
같은 해에 엄마 아빠를 잃은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그리고 한참 사춘기인 동생들을 걱정하는데...
엄마랑 같이 살았던 동생들은 시골 할머니 집으로 가고 앙하는 올 일년 동안 고모네 집에 있기로 했나봐요.
만나서 위로하고 싶은데 전화도 없고...
내일 청년모임에 꼭 나왔으면 좋겠어요.

앙하가 이렇게 힘든 가운데 더욱 굳세게 하나님을 붙잡고 위로 부터 위로를 얻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행여나 하나님이 자신을 버렸다는 마음, 너무 하신다는 마음 가질까봐 걱정이예요.
믿음이 이 거센 풀무불에서 단련되는 앙하가 되길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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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하(맨 왼쪽)가 크리스마스 파티 때  친구들과  함께 -  이 친구들은 앙하의 학급 친구들인데 교회에 나온지 3주 정도 되었지요.